유네스코(UNESCO)가 인증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는 다양한 야생식물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섬 전체가 한라산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제주는 해안 저지대에서 오름과 하천, 곶자왈, 그리고 백록담 정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과 지역에 분포하는 야생식물들이 오랫동안 생태계를 이루며 뿌리 내렸습니다. 멸종위기 식물에서부터 지천에 퍼져 있는 야생식물까지 능히 식물의 보고(寶庫)라 할 만합니다. <제주의소리>가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 자라는 식물의 가치를 널리 알려 지속적인 보전에 힘을 싣기 위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를 카드뉴스 형태로 매월 격주로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13) 실꽃풀 (Chionographis japonica Maxim)
-백합과-

오늘은 ‘실꽃풀’이란 식물을 만나 보겠습니다. 속명인 'Chionographis'의 뜻을 해석해 보면 눈처럼 흰 꽃이 핀다는 의미입니다. 화피(꽃부리와 꽃받침) 갈래 조각이 있어 실꽃풀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는데, 다른 이름으로 '실마리꽃'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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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많이 들어오지 않는 계곡의 습지나, 낙엽 혹은 잎이 떨어져 썩은 부엽토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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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감에 보면 제주에서만 자생한다고 나와 있어 다른 지역 야생화 사진가들에게 사랑 받는 야생화이기도 합니다. 나무의 둥지나 그루터기에도 어김없이 이 실꽃풀이 피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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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꽃풀을 접사해 보면 아주 고운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여름이 한창인 요즘에 절정으로 피어납니다. 실꽃풀은 줄기를 따라 밑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꽃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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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실꽃풀을 노래한 유유님의 시 한 편을 만나 보겠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실꽃풀
유유

바람이 찾아와서 흔들면
흔들려 주어야 하는 것이 예의다
괜히 실꽃이라는 이름이 붙었겠는가
실처럼 하늘거려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실꽃풀이라 부르니
실꽃이 없다면 풀만 남는다
잡초로만 일생을 보내지 않기 위해서
일 년 내내 실꽃 만들기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

바람이 무섭기만 한
가늘고 여린 꽃줄기 가졌지만
노력의 결실로 섬세한 실꽃들을 피워
식물박사와 사진작가들 한라산으로 끌어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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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꽃풀은 제주 여러 곳에서 자생하고 있으나 외부적인 환경 요인으로 점차 자생지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우리가 자연을 지키고 가꿔야 하는 이유가 더욱 강조되는 현실입니다.

장마철이 지나 무더운 여름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주의소리> 독자분들께 무더운 여름 잘 이겨내시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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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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