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제관함식 10월10~14일 제주해군기지 개최...주민 반발하자 "결정 안났다" 연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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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해군기지 전경.
국방부가 국제관함식 개최지를 의견수렴을 거쳐 7월 중에 결정한다고 했으나, 사실상 '제주 개최'를 확정하고 행사 대행 업체를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정마을회가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군이 거짓말을 한 셈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해군본부 2018 국제관함식기획단은 지난 6월15일 방위사업청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2018 대한민국해군 국제관함식 대행 용역' 공고를 낸 뒤 공모를 거쳐 7월4일 개찰했다.

용역기간은 계약일로부터 12월14일까지, 소요예산은 12억원(부가세 포함)이다.

해군본부 용역안에 따르면 이번 국제관함식은 10월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열린다.

개최 장소는 제주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일대로 정해져 있다. 참가규모는 30여개국 해군총장급 대표단, 외국함정 20~30여척으로 예상된다.

국제관함식 공식 슬로건도 '제주의 바다, 세계평화를 품다'로 정해 제주 개최를 기정사실화했다. 또 '전세계 해군이 한반도에 집결해 화합과 세계평화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파하겠다고 했다.

관함식을 계기로 정부와 군, 지역주민간 화합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으로 강정마을 어린이와 해군합창단 합동공연 등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탐라문화제 참여, 세계 해군 시가행진, 향토음식과 푸드트럭 운영도 계획됐다.

5일간 행사 일정도 이미 세팅돼 있다. 10월10일 오전 10시 제주기지전대에서 외국함정 입항 환영행사가, 낮 12시에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학술세미나 기념오찬이 열린다.

둘째날인 11일에는 롯데호텔에서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 서귀포 해역에서 해상사열 예행연습, 국방부장관 만찬이 준비됐다.

12일에는 제주남방해역에서 해상사열 훈련 시범, 국제관함식 만찬, 13일에는 함정공개행사, 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관함식 기념공연이 열린다.

국방부는 1998년 건군 50주년과 충무공 이순신 제독 순국 400주년을 맞아 첫 국제관함식을 개최했다. 이어 2008년 건군 60주년과 이지스 구축함 도입을 축하하며 두 번째 행사를 열었다.

올해 국제관함식은 세번째다. 정부가 관함식 개최를 위해 올해 확보한 예산만 36억원 가량이다. 외형상 주최는 해군이지만, 행사 규모에 맞춰 국방부와 정부 부처가 실질적으로 관여한다.

국방부는 2016년 2월 준공한 최신의 제주해군기지를 국제관함식의 최적지로 꼽고 있다.

하지만 강정마을 주민들은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이에 따라 해군은 정부 부처와 후보지에 오른 지방자치단체, 군 내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이달 중 ‘건군 70주년 기념 2018 해군 국제관함식’ 개최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해군이 한발 물러선 듯 했으나, 이미 내부적으로는 제주 개최를 확정해 놓고 몰래 관함식 준비를 해온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해군기지 찬반 논란으로 10여년 동안 고통을 받은 강정마을에 또 한번 상처를 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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