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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후 강정마을 주민투표 무효확인의 소장을 제출하고 있는 강동균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회장. ⓒ제주의소리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이 국제관함식 개최 여부를 놓고 실시된 주민투표가 무효임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강동균 회장을 비롯해 조경철 전 강정마을회 회장, 고권일 전 강정마을회 부회장 등은 30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을 찾아 강정마을 주민투표 무효확인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소장을 통해 "지난 26일 주민발의 임시총회에서 주민투표의 실시를 결정해 지난 28일 강정마을회 주민투표가 이뤄졌다. 그런데 이 사건 주민투표 실시를 결정한 임시총회의 효력은 인정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향약에 따르면 총회발의 서명인 명부는 성명, 주소, 생년월일, 직업, 전입일자, 가족 등의 내용이 갖춰져야 하지만, 임시총회 발의 서명인 연명부는 가장 중요한 총회성원 자격을 확인할 생년월일 기재란이 없었고, 주민 자격여부를 확인할 전입일자 기재란도 없었다. 오로지 성명, 주소, 서명만 기재된 서명용지였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이 주민투표는 마을주민들에게 국제관함식에 대한 정보가 전혀 제공되지 않은채 실시됐으므로 주민들의 알권리 및 참여권을 침해해 무효"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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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후 강정마을 주민투표 무효확인의 소장을 제출하고 있는 강동균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회장. ⓒ제주의소리
이들은 "주민투표는 투표권자의 참여권을 보장하기 위한 충분한 공고기간을 가져야 하지만, 강정마을 주민투표는 투표일을 발의일로부터 단 2일 뒤로 정했다"며 "이는 총회소집 공고기간 5일보다 4일이나 짧은 1일간의 공고를 거친 투표이기에 주민의 권리를 위배한 투표"라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투표에 대해 투표사무를 주관하는 단체로 강정마을회가 지정된 이상 강정마을회는 중립의 의무가 있지만, 마을회는 이를 위반했다. 강희봉 회장은 27일 각 가정에 국제관함식 주민투표에서 '투표 안건에 동의해 달라'는 내용이 기재된 전단지를 배포했다"고 했다.

강동균 회장은 "우리가 지금까지 11년간 싸웠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니 그동안 찬성하던 사람이나 반대하던 사람들이 먼 발치에서나마 인사할 정도가 됐는데, 그걸 또 주민들끼리 싸우게 만들었다"며 정부를 규탄했다.

강 회장은 "아무리 찬성과 반대가 있어도 우리끼리는 싸우지 말자는 취지에서 투표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이 소송 역시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거는 것이 아니라 투표관리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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