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경 교사의 바보옥동자와 아이들(3)

5월 15일 ‘스승의 날’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개회 선언, 스승님께 꽃 달아 드리기, 선생님께 드리는 글 낭독, 교장선생님 말씀, 스승의 날 노래, 폐회. 해마다 진행되는 순서이다. 그런데 위미의 아이들은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해서 우리 교사들을 놀라게 했고 흐뭇하게 했다.

교사 모두의 개인적 특징을 잡아서 티에 그림을 그려 넣어 선물한 것이다. 한 명 한 명 티가 보여질 때마다 교사와 학생 모두는 즐겁게 웃었고, 그 순간 우리는 하나의 위미가 되었다. 그 아이들이 티에 그림을 그리면서 선생님 한 명 한 명의 모습을 잡기 위하여 주고 받았을 이야기와 분위기를 생각하니 얼마나 재미있고 신났을까.

   
우리는 너무나도 행복했다. 그래서 위미의 아이들이 우리에게 전해준 사랑의 이야기를 여기에 그대로 소개하고자 한다.

"5월 한해는 청개구리 해라고 할 정도로 날씨가 매우 변덕스러웠습니다. 비가 내리더니 갑자기 햇볕이 비추는가 하면, 눈부신 햇님이 나오더니 갑자기 비가 내리는 등, 지금도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있는데, 이 비는 아마도 선생님들께서 저희들을 가르치시는 열정에 감동을 먹고 흘러내리는 눈물인 듯 합니다.

그리고 이번 해는 유난히도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 같습니다. 엊그제가 어린이날, 어버이날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5월15일 스승의 날이라니....... 또 한번 이렇게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또 축하드립니다.

우리를 먼저 생각해주시고, 우리학교를 위해 항상 고민하시는 우리학교의 지킴이 교장 선생님, 학교의 발전을 위해 솔선 수범하여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시는 컴퓨터 박사 교감 선생님, 우리들의 수업 때문에 광이 나서 광녀라고 자칭하시는 여자 과학 선생님, 하늘이 주신 아름다운 옥구슬 목소리와 신비로운 톤을 가지신 한문 선생님.

 패션 디자이너 뺨치는 의상과 걸음까지 모두 갖추신 일명 섹시모델 여자 영어 선생님. 자연성형수술과 완벽한 실리콘으로 매우 부러운 높은 코를 가지신 최강의 코미인 여자 수학 선생님. 뭐가 그리 재미있으신지 "굉장히 재밌어요~"라고 항상 말씀하시고 툭 하면 수행평가 얘기를 꺼내시는 심 XX를 닮으신 남자 과학선생님, 경상도면 경상도 전라도면 전라도 못하는 사투리가 없는 팔방미남 게다가 "왠지~"라는 발음이 잘 어울리시는 국어 선생님.

 

   
언제나 주머니에 담배꽁초를 가지고 다니는 착한 삼촌 배고픈 배를 배부르게 채워주시는 이웃집 오빠 같은 우리들의 오빠 남자 영어 선생님. 유난히 튀는 흰머리와 큰 눈을 가지신 우리의 개구리 왕눈이며 잔소리 짱 우리의 아저씨 남자 수학 선생님, 부드러운 음성과 자상함으로 미술 실력이 짱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미술 선생님, 전지현 뺨치는 미모에 박정현 뺨치는 노래에 작곡을 캡짱으로 잘 하시는 우리의 예쁜 공주 음악 선생님, 눈에 뭐가 들어 같기에 그렇게 많이 깜빡이시는지 우리의 깜빡이 삼촌 "고개 숙여"의 유행어를 만드신 체육 선생님.

조금은 무뚝뚝하시지만 언제나 우리의 고민을 들어주시는 우리의 착한 어머니 기술·가정 선생님, 재미있는 말투와 신기하게도 술술 나오는 재미있는 이야기! 언제나 우리에게 현명한 지혜를 주시는 우리의 왕비 도덕 선생님, 유승준을 능가하는 우리의 랩퍼 꽃무늬 옷이 정말 잘 어울리시는 우리의 보디가드 사회 선생님. 언제나 우리에게 맛있는 음식과 최고의 영양가를 주시는 영양사, 조리가 선생님. 재미있는 말동무가 되어주시고, 우리 학교 모든 일을 도맡아 하시는 우리의 기사 선생님.

학교의 사무일을 모두 도맡아 봐주시는 서무부 선생님들. 이렇게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항상 저희들을 위해 모든 열정을 다 하셔서 저희를 가르쳐 주시는 데 저희들은 선생님 은혜에 보답해 드리지 못해서 늘 말썽을 부리곤 합니다. 그러나 언제나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것을 알기에 앞으로는 정말로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위미중학생들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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