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낭 2018] 제주돌핀센터, 해양생태교육으로 공존의 지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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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돌핀센터의 해양생태감수성교육 참가자들은 돌고래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 사진 제공=조약골 ⓒ 제주의소리

제주 서남쪽 대정읍에는 돌고래 마을이 있다. 지난 9월, 대정읍 앞바다에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남방큰돌고래가 서식한다는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의 발표에 앞서, 이미 대정읍 신도2리에 제주돌핀센터가 조성되고 있었다.

2018년 사회혁신 소셜벤처의 탄생을 뒷받침하는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클낭 챌린지에서 ‘해양생태감수성교육 바당바당’이라는 아이디어로 최종 4인에 이름을 올린 조약골(46)씨는 돌고래생태마을을 꿈꾸며 동료들과 이 곳에 터를 잡았다. 이들은 신도마을이 제주와 자연의 소중함을 재발견하는 공간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수족관에 갇히거나 쇼를 위해 동원된 돌고래가 아닌 고향바다에서 행복하게 사는 돌고래들의 소중함을 알리는 게 핵심이다. 돌고래 관람을 위해 그들의 서식지에 배를 띄우는 것도 아니다. ‘해안선을 경계로, 그 너머는 돌고래들의 영역’이라는 생각으로 서로를 침범하지 않고 존중한다는 게 기본정신이다.

교육 참가자들은 돌고래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지 알아보고, 그들의 삶의 터전을 지긋이 관찰한다. 함께 지느러미 모양의 모자를 만들고 책과 음악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조약골 씨는 “단순 관광을 넘어 남방큰돌고래와의 진정한 공존을 꿈꾸게 하면서 많은 생각을 나누게끔 할 것”이라며 “마을이 지닌 생태적 자산을 잘 보전하면서, 찾아온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이해하고 함께 지켜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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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8일 열린 제주돌핀센터 개소식. / 사진 제공=조약골 ⓒ 제주의소리

대정은 돌고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불법 포획된 뒤 공연장에 팔려가, 쇼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던 돌고래 제돌이가 천신만고 끝에 2013년 7월 제주 앞바다로 돌아갔다. 3년 뒤 대정 앞바다에서 제돌이가 70여마리의 돌고래 무리 선두에서 먹이활동을 이끄는 모습이 포착됐다.

포획된 남방큰돌고래의 방류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특히 이들이 다시 바다로 돌아가 행복하게 지내는 지난 몇 년간의 과정은 대정바다만이 가진 놀라운 이야기다.

바다의 소중함을 알고 있던 신도리 주민들은 이들의 실험을 환영하며 마음의 문을 열었다. 제주돌핀센터가 마을 공동체와의 협업을 통해 신도리를 돌고래생태마을로 가꾸고 싶다는 꿈을 꿀 수 있는 이유다.

조만간 연구자, 디자이너, 시민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꾸려 이 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돌고래와 자연을 지키기 위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실천을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일이 작은 평화를 만드는 한걸음이라는 생각이다.

조씨는 “제주가 양적 관광에 치중하다보니 난개발로 위기에 처해있다. 일방적인 개발사업으로 공동체가 파괴되는 경우도 많다”며 “사람들이 자연생태계와 어울려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을 평화라고 할 수 있다. 이 평화의 모델을 자그맣지만, 신도리에서 찾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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