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민단체-노조-정당,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기념 행사' 규탄..."농민 우롱말라"

제주가 전국 최초로 농가소득 연 5000만원을 달성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는 날, 농민단체 등이 농가소득의 이면을 보라며 농협을 성토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제주도연합, (사)한국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 제주시농협양용창조합장사퇴투쟁위원회, 민주노총제주본부,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 정의당 제주도당은 11일 오전 9시30분 메종글래드 제주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농가부채를 외면한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기념행사'는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라고 비판했다. 

▲ 11일 제주 농민들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기념 행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들 단체는 “농협이 대내외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늘(11일) 오전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 도내 조합장 등이 참석하는 농가소득 5000만원 전국 최초 달성 축하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주 농가부채는 약 6500만원으로 전국 평균의 2.5배에 달한다. 전국 최고 수준의 농가부채, 농가간 소득 불평등은 물론 낮은 농가수지, 생산성 저하, 인구고령화, 기후변화 등으로 제주 농민들은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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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제주 농민들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기념 행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농민들은 “농협은 농가부채에 대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상환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국 평균보다 낮은 농가수지 때문에 소득을 초과한 부채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경우 상환하기 어렵다. 부동산가격 상승은 임대농의 생존권마저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호조세를 보이던 감귤 가격이 최근 하락세다. 월동무는 생산량 조절 실패로 산지폐기 해야 할 실정이다. 브로콜리와 양배추 역시 생산비를 밑도는 가격 하락으로 농민들이 근심에 쌓여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이들은 “제주 대표 농협 조합장은 성추행 의혹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또 다른 농협은 수년간 파행운영으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며 “농협은 무엇을 축하하고, 누구를 위해 건배할 것인가. 빚더미에 살아가는 농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들은 “농협은 농업·농촌·농협 현실을 직시해 농민을 우롱하는 기만적인 행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또 감귤과 월동무 등 겨울 농산물 수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실질적인 농업수지 개선 방안과 농가부채 해결을 위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농협중앙회는 성추행 의혹 조합장의 중앙회 이사직을 박탈하고, 노조와 갈등을 빚는 농협 정상화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은 제주가 전국 최초로 농가소득 5000만원을 돌파한 것을 기념해 이날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지속가능 제주농업 다짐대회’를 개최했다.

다짐대회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농기계플랫폼 업무협약’을 체결, 오는 2022년까지 200억원(제주도 100억원, 농협 100억원)을 조성해 농기계 임대사업을 확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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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제주 농민들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기념 행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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