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와 정책협의회서 이구동성 주문..."일방추진시 제2강정 사태 우려"

제주출신 국회의원 3명이 원희룡 지사에게 제주 제2공항 일방 추진에 대한 문제를 동시에 제기했다.

특히 절차적 투명성과 민주성을 거론하며 자칫 제2 강정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원 지사에게 충고했다.

제주도는 25일 오전 10시 도청 2층 삼다홀에서 원희룡 지사와 국회의원간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책협의회에는 4선 맏형 강창일 의원(제주시 갑)을 비롯해 오영훈 의원(제주시 을), 위성곤 의원(서귀포시)과 보좌관 등이, 제주도에서는 원 지사를 비롯해 실국장 등이 각각 참석했다.
▲ 원희룡 제주지사와 제주지역 국회의원(오영훈-강창일-위성곤 의원)간 정책협의회가 25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열렸다.

원 지사는 모두발언에서 "제주도가 제2공항이나 녹지병원 등 어려운 현안이 많다"며 "갈등도 많고, 국책사업 또는 국가적인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도정도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많은 현안, 제주의 사업들, 도민의 바람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회와 국회의원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나아가서 정당의 도움이 필요한데 저는 제주도민당 소속이고, 국회에서는 교섭단체가 아니어서 무소속"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민당'은 무소속인 자신의 처지를 빗댄 표현이다. 

이어 원 지사는 "민감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리는 것은 거리를 두고 제주도의 복리를 위해 초당적으로 전념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고, 매사 조심하고 있다"며 "세 분 국회의원과 집권여당에서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강창일 의원은 먼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의 5.18 망언에 대한 비판 성명에 원 지사가 참여한 것을 칭찬했다.

강 의원은 "15개 시도지사들이 5.18 망언에 대해 성명을 냈고, 원 지사도 동참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 지사가) 우리 당으로 넘어왔나 생각했다"고 우회적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곧바로 제2공항으로 화제를 돌린 강 의원은 "제2공항 문제는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며 "저희들은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절차적으로 정당했는 지, 아닌 지 밝혀내야 한다. 제주도가 밀어붙이지 말라"고 일방통행을 비판했다.

강 의원은 "강정 해군기지 사건을 보지 않았느냐. 10년 넘게 제주사회가 갈등으로 피폐해지지 않았느냐"며 "강정도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있었다. 반면교사로 삼아서 진중하게 마음을 비우고 해달라"고 당부했다.

오영훈 의원도 "제2공항과 관련해서 강창일 의원도 말했지만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을 확보해 추진해야 한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며 "국토부가 반응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계속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제주도 차원에서도 사실관계와 쟁점 해소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며 "제주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리병원과 관련해서도 오 의원은 "공론조사를 뒤집은 결정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보건의료정책과도 배치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3월4일 병원 설립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행정절차에 따라 개원 취소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위성곤 의원은 "제2공항 건설사업은 도민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며 "의견수렴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면 아픈 상처로 남는다"고 우려했다.

위 의원은 "제2공항에 대해 매우 중요한 게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그것을 통해 제기되는 의혹들이 해소될 필요가 있다. 제주도가 그런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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