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5주년-제주의소리에 바란다] 김대휘 제주CBS 보도국장(전 제주도기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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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휘 국장.
[제주의소리] 창립 15주년을 축하합니다.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두렵고 흥분됩니다. 특히 기존 체계를 반박하고 출발한다는 것은 무모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당수 도전자는 오래가지 못해 좌절합니다. 그리고 기존 질서에 순응하며 재미없는 질서를 따라 갑니다. 
 
[제주의소리]가 창립한 후 몇 개월이 지나 사무실을 찾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책상 몇 개를 두고 노트북을 이용해 기사를 작성하던 분들이 있었습니다. 동종 업계 사람으로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의례적인 인사를 하고 휙 둘러보고 돌아왔지만 당시 내 마음속에는 “저러다 큰일 내겠는데”였습니다. 당시 우리 회사도 [노컷뉴스]라는 인터넷언론을 활발하게 시작했던 시기였지만 지역에서는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신속하고 정확한 보도, 현장의 소리를 진실 되게 전달하는 언론. 아마도 이런 교과서적인 사명은 언론이라는 기능을 원하는 매체라면 누구나 하고 싶고 그래서 노력하게 됩니다. 누가 더 이런 명제에 가깝게 갈 수 있느냐가 문제죠. 그런 점에서 [제주의소리]는 그 정의에 가장 가깝게 접근하기 위해 15년을 달려왔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지역 언론의 미래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역 언론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요? 자본권력, 소비자권력, 능력의 한계. 뉴스를 접하는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양하겠지요. 저는 세 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언론을 능가하는 다양한 통신망입니다.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한 신속하고 다양한 정보 교류가 가능해지면서 전통 언론은 참 곤란한 지경입니다. 잘못 전달된 정보가 뉴스의 사실보다 더 빠르게 여론을 장악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언론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사회적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회적 공기(公器)라는 말을 하면 웃음거리가 된지 오랩니다. 여기에 언론사의 취약한 자본능력입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투자가 필요하지만 지역 언론은 그럴만한 여건이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세 가지 암담한 현실을 [제주의소리]도 직면하고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뉴스 플랫폼에 가장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보이지만 그것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을 것입니다. 언론인으로서의 자존심과 자본의 문제는 좀 더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구차하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좋은 기사를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언론이 지역에서 살아날 수 있는 묘책은 없습니다. 객관적인 보도에 신경 쓰지 마시고 진실에 접근하는 좋은 뉴스를 많이 생산하기 바랍니다. 데스크는 현장에 나간 기자들이 진실에 가장 근접할 때 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현장에 가장 가까이 갔다고 생각했는데 기사가 되지 못했다고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만큼 간 것도 우리 기자가 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제 스스로에게도 주문하는 것들입니다. 
 
이것만은 분명합니다. 지방자치, 지방 민주주의를 위해 어떤 형태든 언론은 필요합니다. 지역 민주주의를 위해 지역 언론사를 위한 공공기금을 조성하는 미국의 어느 지방정부 정책 사례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지역 언론이 살아야 지역 민주주의가 살아남는다고 그들은 강조했습니다.   
 
언론사 15년으로 기억되기 보다는 좋은 기사로 15년, 30년, 100년으로 기억되는 [제주의소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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