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제주영화제 본선 진출작…'모놀로그' '악몽'

영화는 꿈을 먹고 자란다. 영화는 보는 사람에겐 새로운 세계이자, 보여주고 싶은 사람에겐 꿈을 실현하는 도구다.

여기, 다양한 꿈의 영역이 교차하는 지점이 있다. 바로 오는 9월2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제5회 제주영화제’다.

제주지역 비영리 민간영상단체 (사)제주씨네아일랜드가 주최하고 제5회 제주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주관하는 ‘제 5회 제주영화제’에 상영될 본선작 30편을 미리 안내한다. 당장 보지 못하면 미칠 정도로 맛깔나는 매력이 넘실거리는 상상력의 공장으로….

# 한 여자의 모놀로그, 그 시작
- 모놀로그 #1 김종관 감독 / 상영시간 10분 / 2006년 제작 / 극영화
 : 상영섹션 ‘Love virus’ 상영시간 22일 18시30분 23일 11시

조금은 성깔있는 여자의 모놀로그.

# 참을 수 없는 매력
한 여자와 바다.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은 사랑을 고백하는, 사랑을 의심하는, 다시 삶을 시작하는 등 온갖 인간의 심리가 뒤덮이고 섞인 곳이다.

▲ '모놀로그'.
다시 돌아가서 <모놀로그 #1>에서 한 여자와 바다는 마주보고 있다. 이 여자가 바다를 어떤 용도로 쓸지 모르겠다.

사실 여느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일반적으로 바다에서 “사랑해”라고 외치는, 모든 감정 표현을 밖으로 드러내도 허락되는 공간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우리는 바다 앞에서 침묵한다. 모든 감정을 바다를 향해 고백하지만 안으로 부숴놓는다.

▲ '모놀로그'.
이 영화도 그런 영화다. 한 여자와 바다는 마주보며 서로 침묵한다. 하지만 속으로는 수많은 대화를 나눈다.

<모놀로그 #1>은 감독이 연작형태로 만들기 위해 제작한 그 첫 번째 이야기다. 하지만 내용은 끝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그 이후가 궁금해진다. 한 여자와 바다 사이에서 분출하는 감정의 기포와 포말이 가득하다.

# 추천, 이 장면
* 바다가 내는 소리, 한 여자가 쏟아내는 감정의 소리가 만드는 조합
* 그저 그런 일상으로도 영화가 된다.
* 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던걸까? 그녀의 얼굴의 다양한 변화를 보고 물어라

# ‘유영철’은 왜 살인을 해야 했나
- 악몽(nightmare) 김 철 감독 / 상영시간 35분 / 2006년 제작 / 극영화
 : 상영섹션 ‘비열한 거리’ 상영시간 22일 21시 23일 13시30분

사회와 전 와이프에 불만을 품고 살인을 시작하는 영철. 처음에는 양심을 가진 내면의 두려움과 공포감으로 인해 괴로워한다. 하지만 살인이 진행되면서 점점 살인귀로 변해간다.

# 참을 수 없는 매력
그의 ‘개인’의 ‘악몽’은 ‘악몽’으로 머무르지 않은 결과는 끔찍했다.

‘악몽’이 사라질때쯤 그 악몽은 타인의 ‘악몽’으로 전이돼 버렸다.

▲ '악몽'.
영화는 한 남자의 ‘악몽’을 겪는 순간과 그것을 털어버리는 과정, 그리고 ‘악몽’같은 결말까지 쉼없이 달려간다.

영화의 감독은 ‘유영철’이 살인하기 전까지 과정을 그렸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유영철’이 우리가 아는 유영철인가 라는 판단은 장담할 수 없다. 영화가 말하는 ‘유영철’은 그 ‘유영철’일 수 있고, 나일 수 있고 우리 모두일 수 있다.

한 없이 약한 나 자체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악몽’이다. 이 영화는 살인이라는 사회 속 범죄를 방지하고 계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다.

그저 인간의 유약함, 미약함, 이중성을 말하는 영화다. 이런 주제들은 흔하게 다뤄져 온 얘기지만 영화는 주제를 말하기 위해 퍼즐처럼 서사를 분리, 조합하는 과정을 거쳐 의문을 증폭시킨다.

▲ '악몽'.
퍼즐같은 서사는 결국 결말에 가서야 합쳐져 ‘악몽’을 더욱 ‘악몽’처럼 만들어버린다.

결말에 가서 떠올린다. 삶을 살아가는 자체가 ‘악몽’이다. ‘유영철’을 비난하는 또 다른 ‘유영철’이 살아가고 부대끼는 이 사회가 ‘악몽’이다.

# 추천, 이 장면
* ‘유영철’이 살인마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렸어도 동정은 안간다. 그 놀라운 균형감.
* 한 인간에서 ‘살인마’로 변한 순간을 말해주며 빠르게 이어지는 편집의 기술
* 시종일관 어두운 톤에서 진행되는 한 인간의 내면의 갈등

※ 더 자세한 내용은 제주영화제 홈페이지(http://www.jff.or.kr)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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