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택(宅)이라는 글자는 눈에 보이는 집이요, 손에 만져지는 집으로 됩니다. 건축물의 집택 자로 되는 것입니다.

택지(宅地)라는 말이 있고, 택호(宅號)라는 말이 있습니다.

집가(家)라는 글자는 눈에 보이는 건축물로서의 집이 아니고,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집이라고 이야기드릴 수 있습니다.

가풍(家風), 가훈(家訓), 가정(家庭), 가업(家業)이라는 말들이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얼의 의미인 집>이라는 가(家)입니다.

<그 집이 윗대부터 교과서가 있는 집이다>라고 했을 때 그 집은 건물쪽 집인 택(宅)이 아니고, 얼쪽 집인 가(家)로 되는 것입니다.

<그 집은 윗대부터 교과서가 없이 제멋데로 사는 집이다>라고 했을 때, 역시 그 집은<얼쪽 집>인 가(家)로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교과서>란 가정의 기본 또는 규범을 뜻합니다.

사전에는 <얼집>으로 가(家)가 있고, <넋집>으로 댁(宅)이 있습니다.

우리말에는 <얼집>과 <넋집>이 나뉘어지지 못하고, 다만 <집>이라는 말로 두 쪽을 오가며 사용한 것 같습니다.

(효도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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