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동선사유적지 관리동 신축하며 집자리 등 2기 훼손지적받고 2일 공사중단… "고고학 자문 구한 후 공사 재계할 것"

▲ 제주시가 관리사무소를 지으며 스스로 선사문화유적을 훼손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제주시가 삼영동선사유적지내에 관리사무소를 지으면서 스스로 선사유적을 훼손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제주문화예술재단 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삼양동선사유적지내에 공사 중인 관리사무소 남쪽에서 진행된 터파기 공사로 인해 90여평 면적(15M*10M)의 유구 분포지가 훼손됐다. 이로인해 '불다짐(불화덕 용도로 쓰이던 유구층) 소성유구' 1기와 송국리형 집자리 1기 등이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문화재 관계자는 "문화재청으로 부터 공사 허가 승인은 받았는데 제주문예재단에서 문제를 제기해 현장확인을 해보니 일부 유구층이 훼손됐다"며  "오늘자(2일)로 공사를 중단한 상태며 조만간 고고학 전문가 초청해 자문을 구한 후 공사를 재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문제는 훼손된 지역이 지난 1999년 당시 시굴조사 등으로 집 터 등이 발견돼 보존조치가 내려진 곳.

이미 각종 유적과 유물이 매장돼 선사유적지로 가치가 높아 문화재 보호 및 관리가 이뤄지는 곳인데도 추가 조사없이 공사가 이뤄진 셈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훼손 면적은 지하층까지 91평 정도로 파악됐다"며 "99년 당시 시굴조사를 했는데 그 지역이 문제가 됐다"고 일부 관리소홀을 시인했다. 

▲ 제주시는 이미 1999년 시굴조사를 통해 보호조치가 이뤄진 주차장 부지에서 공사를 시행하다 화를 자초했다.

당시 시굴조사 등에 참여한 제주문예재단 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집 자리가 발굴돼 보존조치가 내려진 곳에 공사가 이뤄진데 대해 이해할 수가 없다"며 "설사 문화재청의 허가가 있었다지만 현장 감독을 해야할 해당관청이 스스로 유적과 유물을 훼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제주시는 "원래는  전시관 앞으로 관리사무소를 신설하기로 했는데 문화재청에서 전시관 조망권 확보 등을  이유로 전시관 인근 주차장 부지로 결정이 내려졌다"며 "사실상 문화재청이 지정한 위치에다 설계승인을 받아 공사가 이뤄진 것'이고 해명했다.

한편 삼양동 유적지는 1996년 토지구획 정리사업을 하다가 다량의 유물이 출토되면서 주목을 받게 된 곳.  전체 약 3만평 정도가 당시 마을터로 추정되면서 이중 4000여평이 국가사적 제416호로 지정됐다.

중앙문화재 위원 등 관계 전문가의 고증과 자문을 받아 복원을 마친 삼양동 선사유적지는 기원전 1세기를 전후한 시기에 형성된 제주도 최대의 마을 유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 곳에서는 크고 작은 주거지 236기(원형 173기, 장방형 수혈 17기, 부정형 수혈 18기, 지상 주거지 20기, 굴입주 주거지 8기)를 비롯해 불다짐 소성유구를 비롯해 다량의 마제석기와 마제석검, 비파형 동검 등의 유물 등이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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