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소모성질환이란 현재 양돈 현장에서 만성적으로 문제시 되고 있는 질병(또는 증후군)중에서 주로 돼지유행성설사병(PED),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이유자돈의 전신소모성증후군(PMWS), 돼지호흡기복합병(PRDC)등을 통칭하는 것이다. 최근 현장 양돈인들은 이들 질병들의 영문 첫 자를 따서 4P 질병이라고 부르기도 하나 전문적인 용어는 아니며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질병은 동물, 병원체 및 사육환경간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소모성질병은 환절기나 환경이 크게 변하는 시기에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모든 질병이 그러하듯이 원칙에 충실한 방역조치와 사양관리를 통하여 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고, 최소한의 피해로 이들 질병을 극복할 수 있다.

양돈농가들은 관행에 젖어 농장의 차단방역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밀사 등 사양환경이 안좋은 상태를 개선하지 않고 그냥 무심하게 받아들이는 경우 또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다.

우선, 내 농장이 기본적인 방역 조치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농장으로 사람이나 차량이 무단으로 들어오지 않게 하는 통제장치가 있는가? 그리고 출입하는 사람에게 농장에서 제공하는 장화로 갈아 신기고 소독을 한 뒤 들어오도록 하며, 가능하면 방문객이 직접 돈사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있는가?

차량 소독시에는 차량 바퀴 및 외부 뿐만 아니라 운전자를 내리도록 하여 농장에서 준비한 장화와 방역복으로 갈아 입도록 하고, 시트와 운전석도 반드시 소독을 하고 있는가?

이 외에도 돈사 입구에 발판소독조를 설치 운용하고, 적절한 백신프로그램에 의한 정확한 백신접종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출하대는 농장 외부로 내어 밖에서 돼지를 실을 수 있게 되어 있으며 출하차량 운전자가 돼지를 몰기 위해 돈사내로 들어오는 것을 절대 금지하고 있는가? 이 정도의 방역조치는 기본에 불과하다.

또한 돼지가 사람들의 먹거리를 위한 산업동물이기는 해도 기르는 여건을 돼지 위주로 배려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밀사 방지 및 돈사 내외 청소, 올바른 환기, 적절한 온도 유지 등 돼지가 편안하게 자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른 질병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환절기에 다발하는 호흡기질병들은 복합적인 발생요인을 갖고 있는 질병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효과적인 방역이 가능하다.

호흡기질병은 어느 양돈장에나 상존하고 있으며, 호흡기 질병에 걸린 돼지가 전혀 없는 양돈장이란 있을 수가 없다.

그러나 어떤 농장은 피해가 심하고 어떤 농장은 피해가 없다. 왜 그럴까?

최근 발생하고 있는 PRDC, PMWS와 같은 질병증후군들은 숙주인 돼지와 병원체와의 싸움에 다양한 환경적 위험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양돈장에는 돼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질병의 원인체들도 항상 같이 있어 서로 싸우고 있다.

돼지와 병원체간의 싸움에서 돼지가 이기면 질병에 걸리지 않지만, 병원체가 이기게 되면 질병에 걸려 임상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돼지와 병원체간의 싸움에서 사육환경이라는 제3의 요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즉, 나쁜 사육환경이 돼지의 저항능력을 떨어뜨리는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할 때는 병원체가 승리하게 되고, 이는 곧 질병 발생으로 이어지게 된다.

   
 
 
반면에 양호한 사양관리는 돼지에 대한 스트레스와 손상을 방지하고 환경속에 있는 감염의 위험도를 낮춰줌으로써 돼지가 병원체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높여 준다.

따라서 양돈장에서는 양호한 사양관리가 돼지질병의 예방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

돼지 가격이 변동이 심하더라도 차단방역과 양호한 사양관리 등 기본에 충실한 농장은 꾸준히 돼지를 출하할 수 있어 돈(豚)이 돈(錢)이 되지만, 기본을 지키지 않는 농장은 돼지 값이 아무리 높아도 출하할 돼지가 없어 돈을 벌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 제주특별자치도 친환경농축산국 축정과 수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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