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강술생 생태미술 프로젝트 '메밀꽃 필 무렵'

▲ 지난해 꽃이 되어 날아간 무당벌레.
무당벌레는 꽃이 되고, 꽃은 무당벌레가 되고, 다시 무당벌레는 꽃이 되고….

돌고 도는 순환의 고리 안에서 사는 삶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14일 오전 제주시 도남동 시민복지타운 부근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무당벌레가 꽃이 되어 힘찬 날개를 폈다.

2006 강술생 생태미술 프로젝트 '메밀꽃 필 무렵'은 청명한 가을하늘과 피부를 살짝 따갑게 하는 햇살, 그 따가움을 씻겨주는 바람과 함께 했다.

'2005 무당벌레 꽃이 되다'의 후속 프로젝트인 '메밀꽃 필 무렵'은 순환하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한줌의 씨앗으로 시작된 지난해 무당벌레 프로젝트의 꽃씨가 자연 그대로 그자리에서 올해 다시 새싹으로, 꽃으로, 무당벌레로 성장했다.

이날 행사는 행사장에서 만난 무당벌레가 지난해와 비교해 어떻게 달라졌고 또 어떤 것이 그대로인지 이야기를 나누는 '초록인사 나누기', 연극인 변종수씨와 함께 하는 '판토마임으로 무당벌레와 하나 되기', 가을의 선물인 꽃씨로 작은 허수아비를 만들어보는 '씨앗 허수아비 만들기', 스카이 차량을 타고 무당벌레와 주변을 관찰하는 '메밀꽃 필 무렵 하늘 날기', 행사 참여 소감이나 생명에 대한 메시지를 보내는 '하얀 마음 깃발 심기', 씨앗 허수아비 가져가서 내년 봄 집 주변에 파종할 것을 약속하는 '푸른 꿈 펼치기' 등으로 진행됐다.

▲ 연극인 변종수씨와 함께 판토마임으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어린이들은 지난해에 보았던 무당벌레가 올해 다시 나타난 것이 마냥 신기한 모양이다.

"작년이랑 모양은 조금 달라졌지만 따로 우리가 꽃씨를 심지도 않았는데 다시 무당벌레가 됐다는 것이 신기하고 무당벌레를 다시 만나게 되서 너무 기쁘다"는 아이들.

자연과 함께 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이들은 벌레를 징그럽게 여기거나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 애벌레를 잡은 우준이.
6살 우준이는 꼬물거리는 애벌레 한마리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자세히 보라고 기자에게 내민다.

행여 애벌레가 다칠까 살살 다루는 손길에서 자연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우준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우준이는 "여기 오고 싶어서 유치원에서 하는 행사도 미루고 왔어요. 너무 신나고 재미있어요!"라며 얼굴 가득 미소 짓는다.

자녀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송여인씨(37·제주시 일도2동)는 "솔직히 '꽃은 꽃이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꽃이 무당벌레가 되고 무당벌레가 꽃이 되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소에도 아이들에게 자연과 접할 기회를 자주 마련해 주려고 노력한다는 송씨는 "자유롭게 관찰하고 그에 대한 물음에 답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아이들이 더욱 즐거워하는 것 같다"고.

▲ 곤충학자가 꿈인 승률이.
곤충학자가 꿈인 승률이(9·도남교)와 경률이(11·도남교)를 데리고 온 고인정씨(42)는 "아이들을 체계적으로 통제한 후 주입식으로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관찰하고 자연스럽게 느끼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 범부채 씨앗으로 허수아비 만들기.
서양화가 강술생씨는 "지난해에 피었던 꽃이 지면서 꽃씨가 떨어져 그 자리에 다시 꽃이 피어 무당벌레가 된 것을 통해 아이들이 순환하는 자연의 섭리와 그 속에서의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내 작품 어때요?
▲ 무당벌레야, 동생이 내말을 잘 듣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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