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재보선 투표율 55% 안팎 추정...여야 후보진영 '이해득실' 계산

투표일과 시간을 조정한 6·5 재·보선 투표율이 얼마나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표율 높낮이에 따라 각 후보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각 정당과 후보, 선관위 등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6·5 재보선 제주지역 투표율은 지난 4·15총선 투표율 61.1% 보다는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55% 내외를 기록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역대 재·보선의 선거 관심도가 대체적으로 낮고, 투표율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반영한 전망이다.

제주지역의 경우 1회(80.5%), 2회(73.7%), 3회(68.9%) 동시지방선거에서 투표율이 전국 1위를 기록했으나 이후 치러진 각종 선거에선 수위 자리를 내줬다.

특히 이번 선거에선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두드러졌다는 게 선거 현장을 뛴 각 후보 진영 관계자들과 선관위측의 공통된 견해다. 심하게 말해 선거관계자 외에는 무관심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투표율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널려있어 정확한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제주지역의 경우는 6·5선거와 견줄만한 재·보선 선거 경험이 일천하다.

지난 2002년 8월8일 16대 국회의원 재선거(투표율 57.6%, 전국평균 29.7%) 말고는 마땅한 비교 대상이 없다. 과거 기초의원 재·보선이 치러지긴 했지만 이번 재·보선과 견줄 대상은 아니다.

더욱이 이번 재·보선은 처음으로 토요일에 실시되는 데다 투표시간이 2시간 늘어난 것도 투표율을 종잡을 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 3월 공직선거법 개정안 시행 초기만 해도 요일과 시간 조정으로 투표율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었다. 종전에는 모든 선거 투표일이 목요일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정이 오히려 투표율을 떨어뜨릴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주 5일제 근무 확산으로 투표 대신 여가 활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투표할 의향이 있는 유권자라면 굳이 시간을 늘리지 않더라도 투표에 참여할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주도선관위 관계자도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공직선거법을 개정했지만 실제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우리로서도 점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투표일과 시간 조정이 시험대에 선 셈이다.

투표율이 높아야 유리한 쪽의 입장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주지역은 4대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는 점이다. 각급 선거가 함께 치러지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전반적인 관심도를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산술적으로 따져볼 때 한가지 선거에만 참여해도 해당되는 모든 선거 용지를 배부 받기 때문에 여러 선거를 함께 치를 때 투표율이 올라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각 당이 제주지사 선거를 6·5 재보선 승리의 분수령으로 보고 당력을 집중하는 것도 투표율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연일 거물 정치인과 스타급 의원, 연예인이 제주를 찾으면서 관심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4·15총선→교육감 보궐선거→6·5 재·보선 등 선거란 선거는 다 치러져 도내 유권자들이 선거에 실증을 느끼게 된 것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현재 한나라당 김태환 후보와 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쪽은 투표율을 각각 55%, 50~55% 사이로 보고 있다.

제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영훈·하맹사 후보쪽도 52~53%, 52%로 대동소이한 예측을 내놓았다. 김태석 후보쪽만 50%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선관위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55%에서 60% 사이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적어도 50%는 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도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제주시에도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투표율 예측이 쉽지 않은 만큼 투표율과 각 당 또는 각 후보 지지도와의 상관관계를 따지는 것도 복잡해졌다.

우선 열린우리당의 경우 젊은 층의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젊은 층도 많이 투표에 참여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중, 장년층의 지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투표율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것은 그야말로 고전적인 분석이다. '인물 경쟁'이 비중있게 가미된 제주지사의 경우는 이 같은 등식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김태환 후보 관계자는 "전 연령층에서 고른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에 투표율에 따라 승패에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연령이 높을수록 지지율이 더 높긴 하지만, 20~30대에서도 밀리지 않기 때문에 투표율은 격차를 더 벌리느냐 좁히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진철훈 후보 관계자는 "투표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고정표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선거준비 기간이 짧고 기본조직력도 떨어지는 우리가 불리할 수 있다"면서 "젊은층은 일방적이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조금이라도 앞서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은 게 좋다"고 말했다.

양 진영이 '투표율이 높으면 열린우리당, 낮으면 한나라당'이란 등식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는다 해도, 은근히 상반된 기대를 하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한편 선관위는 6·5 재보선 투표율이 전례 없이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선관위원장이 도민담화문을 발표하고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이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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