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MBC 강 본부장 징계 규탄 결의대회

3일 오후 6시30분, 제주MBC 사옥 앞에서는 민주노총 제주본부(본부장 강봉균)의 '노동탄압분쇄! 노동자 정치활동보장! 부당징계철회!'를 위한 민주노총 제주본부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결의대회는 고승남 민주노총 제주본부 조직국장의 사회로 강봉균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에 대한 제주MBC의 부당 징계 철회와 노동자의 정치활동 보장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서군택 민주노총 제주본부 수석부본부장.
서군택 민주노총 제주본부 수석부본부장은 대회사에서 "사문화된 규정으로 강봉균 본부장을 6개월 정직에 회부한 제주MBC의 징계는 원천적으로 무효이다"며 "강 본부장에 대한 징계는 일종의 보복성 징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 수석부본부장은 "사측은 강 본부장을 정치적으로 막강한 영향력 행사 인사로 추정하고 이와 같은 제재를 감행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4·15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정치권 외압에 의한 징계라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강 본부장에 대한 징계의 부당함을 성토했다.

이어 노동자의 정치활동을 규제하는 제주MBC의 사규 개정을 촉구하고 강 본부장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서 수석부본부장은 "강 본부장에 대한 징계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더욱 강력한 투쟁을 감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더 나아가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공직 노동자의 자유로운 정치활동 보장을 위한 법 개정 투쟁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김효상 민주노동당 제주도지부장은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질투하는 수구세력이 사회 곳곳에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며 연대사를 시작했다.

김 도지부장은 "이번 사태는 강 본부장의 복직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의 자유로운 정치활동이 보장 될 때까지 억눌린 다양한 계급의 노동자들이 연대투쟁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민주노총 제주본부의 투쟁 방향도 제시했다.

▲ 정홍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제주지부위원장.
정홍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제주지부위원장은 투쟁사에서 "이번 강 본부장 징계 사태는 사회 귀족의 대변자 노릇을 하고 있는 제주MBC 사장이 노동자의 기본 인권이나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가치를 박탈한 처사"라고 강력 규탄하고 "이번 사태를 노동자 전체에 대한 무력화 시도로 생각하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내 5개 언론사 노조로 구성된 제주지역언론노동조합협의회 김효철 의장도 "강 본부장에 대한 징계 파문으로 15년 전의 전교조 결성 때 겪었던 아픔이 생각나지만 노동 운동 발전에 기여하는 또 하나의 투쟁으로 생각한다"며 "뿌리 깊은 관언 유착을 타파하고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진정한 언론으로 거듭날 수 있는 투쟁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투쟁사를 밝혔다.

이번 제주MBC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 징계 파문 당사자인 강봉균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이 노조원들 앞에 섰다.

강 본부장은 "현 경영진 입성 후 제주MBC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사건이 있었고 도민들로부터 비판의 소리도 많이 들었다"며 말문을 열고 "실적 위주의 경영행태만을 자행하고 진보정치와 언론 개혁을 탄압하는 제주MBC 사장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 제주MBC 사측을 규탄했다.

강 본부장은 "1만 노동자 시대가 열리는 현 시점에서 노동자들은 스스로 여기까지 힘을 키워 왔다"며 "50년간 끊겼던 진보정치의 맥을 이제야 이어가는데 한 언론사의 사주로 그 맥을 끊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투쟁의지를 밝혔다.

   
부문희 한국공항공사 노조 사무국장이 낭독한 결의문에서는 "시대 변화를 무시하고 현행 법률이 보장하는 언론인의 정치활동을 구시대적인 사규로 제재하는 것은 민주노총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규정하고 "강봉균 본부장에 대한 부당 징계 철회와 실정법을 위반하는 사규 개정, 모든 노동자의 자유로운 정치활동 보장을 이룰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200여명의 도내 단위·산별노조원들이 참여했으며 도내에서 일반노조 결성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새로운 소식도 전해졌다. 일반노조는 단위노조나 독자적인 노동조합 결성이 어려운 영세 사업체 노동자들의 노조활동 가능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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