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승부 가를 '마지막 승부처' 인식 화력집중…박근혜-정동영 두 번째 '진검승부'

여, 야 지도부의 전쟁터로 변한 제주에서 4일 '최후의 결전'이 벌어진다.

제주지사 선거를 6·5 재보선 승리의 분수령으로 본 여, 야가 선거일을 하루 앞두고 여력을 제주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초박빙의 접전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제주 지사 선거는 여, 야 모두에게 전체 승부를 가름할 최대 승부처로 인식되고 있다.

부산-경남에 이어 제주까지 3석 석권을 노리는 한나라당이나, 전남-부산-제주 3석 승리를 기대하는 열린우리당으로서도 제주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전장이 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아직도 부산 판세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고, 열린우리당 역시 보루로 여겼던 전남지사 선거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제주의 존재 가치가 급격히 상승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다면 한나라당은 1석에 그칠수 있고, 열린우리당은 1석 마저도 건지지 못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총선 전 침몰위기를 '박풍'으로 모면한 한나라당은 다시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잃게되고 인책론까지 퍼질 경우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탄핵역풍에 힘입어 모처럼 과반수의석을 차지한 열린우리당 역시 정국을 주도하는데 엄청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총리 지명 등 눈앞의 개각도 암초에 부딪칠수 있다.

그만큼 6·5 재보선은 여당이나 야당이나 정국 주도권을 놓고 사활을 걸어야 하는 '미니총선'의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더 화급한 쪽은 열린우리당이다. 사상 처음으로 상임중앙위원회를 제주에서 열고, 무수한 지역공약을 발표하는 등 사력을 다하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원내, 외 인사를 가리지 않고 명망가란 명망가는 죄다 제주에 투입했던 열린우리당은 특히 4일 전, 현 지도부를 모두 투입, 제주 전역에서 마지막 바람몰이를 시도한다.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정동영 전의장, 김근태 전 원내대표, 임채정·박영선·정청래.우원식·김낙순·채수찬 의원 등 10여명이 제주 전역을 돌며 저인망식 득표전에 나선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반바퀴 투어'로 재미를 봤듯이 열린우리당도 이날 동-서로 나눠 한조는 정동영 의원이, 다른 한조는 김근태 의원이 각각 이끌고 제주를 한바퀴 도는 '싹쓸이 투어'를 벌인다.

열린우리당은 이에앞서 오전 9시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개발 공약을 추가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전 10시와 오후 7시30분 각각 한림, 칠성로에서 거리연설을 통해 진철훈-하맹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정동영 전의장은 당초 3일 하루 제주지원 유세를 벌이기로 했다가 박근혜 대표의 4일 제주일정을 감안, 맞불을 놓기 위해 체류기간을 하루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박풍'의 주인공인 박근혜 대표를 세 번째로 제주에 투입, 승기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선친인 박정희 대통령의 향수가 남아있는 지역 정서를 감안해 '박근혜 카드'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이날 박 대표의 제주 지원 유세에는 전여옥·한선교 대변인, 진영 대표 비서실장, 제주출신 원희룡 의원이 동행한다.

오후 4시와 7시 각각 서귀포시, 제주시에서 거리유세를 통해 김태환-김영훈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여, 야를 통틀어 최고의 빅카드로 꼽히는 박근혜 대표와 정동영 전 의장간의 두 번째 '진검승부'가 벌어지게 됐다.

한나라당은 김태환 후보의 인물론에다 APEC 유치 무산에 따른 도민 정서, 총선에 이어 지사 선거까지 여당에 내줄수 없다는 거여견제 심리가 어우러지고 '박풍'까지 가세해 승부는 이미 기울었다고 자신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역시 당 지지도에서 상대를 압도하고 있고, '힘있는 집권여당론'이 주효한데다 막판 당 지도부의 몰아치기 지원유세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고 보고 있어 이날 여, 야의 최후결전이 판세 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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