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18일.
지금 이곳 시각은 새벽 3시를 막 가르키고 있습니다.

허리케인 '이사벨'을 맞으러 메릴랜드로 떠날 차비를 하고 있습니다. 약간의 음식물과 건전지 그리고 창고 문들을 틀어막을 목재와 스크류 못과 연장통을 챙겨 차에 실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방금 입수된 사진에서 보면 이사벨의 눈동자는 너무도 아름답기만 합니다.

그런데 그게 육지에 상륙하는 날은 인간의 '욕심'은 허사였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그곳에 가면 이멜이 안되니까 중간 보고를 드릴 수가 없습니다.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필라델피아에서 벌어지는 북한여자축구팀과 나이지리아 팀이 벌리는 첫판 경기도 관전하고 응원도 하고 돌아와야 하니까, 아마도 토요일 밤 중이 될 것 같습니다.

뉴욕에서 메릴랜드 농장까지는 약 4시간 30분 정도 고속도로를 달려가야 합니다. 평균 시속 70마일(112Km)을 달리게 됩니다. 이사벨의 위력은 이의 두배가 넘는다고 하는군요.

추석 바로 직후 몰아친 '매미'의 그것을 능가한다고 합니다. 1933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후 첫 번째로 큰 허리케인(태풍)이라고 떠 벌리고 있는데, 난 나의 체험상 '사라'가 제일 강한 것이 아니었나 보고 있습니다.

주로 태풍이나 허리케인의 주인공은 여자이름들이 붙여지고 있는데, 아주 얌전치 못합니다. 여권 운동가들이 보면 아주 섭섭할 것 같아서요...

1990년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때도 뉴욕 동쪽 롱아일랜드에 '글로리아'가 상륙한 적이 있습니다. 제 아는 분이 제약공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 공장을 지키기 위해서 오늘 처럼 새벽에 출동한 일이 있습니다.

다녀와서 또 소식 전하기로 하고요.
<이도영의 뉴욕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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