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송재찬씨 '노래하며 우는 새' 세종아동문학상
제주출신 동화작가 송재찬씨가 '노래하며 우는 새'(그림 권정선, 우리교육)를 지난 2월에 펴냈다.
'노래하며 우는 새'는 4.3 이후 부모와 헤어져 외할머니 집에서 사는 소년 중용이의 성장이야기를 통해 우리 역사의 한 조각을 바로 볼 수 있게 했다.
정감있는 제주말과 50~60년대 제주 초등학교의 모습을 통해 그 시절 제주인의 모습을 서정적으로 묘사했다.
송중용은 4.3으로 어머니, 아버지와 헤어져 외할머니의 집에서 살게 된다. 특히 사진 한장 남아 있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동네에 나타난 낯선 남자만 봐도 혹시 아버지가 아닐까 뒤를 밟기까지 하는 중용이.
저만치 키 큰 남자 어른이 무거운 걸음으로 걸어가는 게 눈에 띄었다. 가슴이 턱 막혔다.
'우리 아방 아닐까? 나를 데리러 왔인가? 우리 아방은 키가 크댄 했이니까.'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는 아버지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집엔 아버지 사진이 한 장도 없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라앉히며 천천히 그 아저씨 뒤를 밟았다. -본문 중에서
어느 무더운 여름날 중용이는 동네에서 미친 사람으로 취급받는 '기무르 하루방'으로부터 4.3에 대한 숨겨진 비밀 얘기를 듣게 된다. 한마디로 어머니.아버지와 떨어져 살게 된 이유가 '4.3' 때문이었고, 서서히 '4.3'에 대한 비밀을 엿듣게 된 것.
'노래하며 우는 새'는 어린중용의 시각을 통해 제주민들의 애환과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내 초등학생들이 읽기에 딱 알맞은 정도의 사건개요를 통해 우리 어린학생들이 어렴풋이 나마 4.3사건을 간접적으로 경험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가 송재찬씨는 "철이 들면서 늘 궁금하던 4.3의 진실을 좀 더 정확하고 알고 싶고, 알려주고 싶어 결국 내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이라며 "4.3을 바르게 아는 것, 그것은 바로 내 자신을 바르게 아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선으로 문단에 등단한 후 '한국동화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대교문학생' 등을 수상한 아동문학가로 널리 알려졌다.
작품집으로 '바늘도둑' '찬란한 믿음' '민들레 섬의 나비' '안개와 들꽃' '돌마당에 뜨는 해' '큰불 장군 작은 불왕자' '돌아온 진돗개 백구'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