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정보대 '정상화투쟁' 교수 지지 선언 잇따라…교수協 변화 촉구

학생들이 15일째 학장실에서 점거 농성중인 제주산업정보대 사태에 대해 교수들의 지지 선언이 잇따르면서 대학 정상화 요구 투쟁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고광종 교수(관광경영과)가 21일 동료 교수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학생들의 요구는 합당하다며, 이용길 학장을 향해 학생들을 대화 상대로 인정,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데 이어 22일에는 이철호 교수(경영정보과)가 "이제는 교수가 나서야 할 때"라며 학생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 교수는 "침묵하고 계신 다수의 교수님, 이제부턴 우리 모두의 몫으로 생각한다"면서 "2주 넘게 농성하고 있는 학생들이 우리과 학생이 아니라 한들 우리 모두의 제자이며, 저 자신을 비롯한 우리 모두가 그동안의 방관자적인 입장을 반성하고 남아있는 뱃머리라도 붙들고 마지막 열정을 쏟아넣을 수 있도록 하자"고 동료 교수들에게 호소했다.

이 교수는 "우리 대학의 문제는 재단만 영입하면 해결될 것이라 하는데 큰 오류가 있고, 재단 영입 이전에 우리 스스로 구조조정과 경영혁신 등을 통해 작지만 강한 대학을 일궈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학생들의 요구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학생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는 "(학생들의 행동은) 누구의 사주를 받거나 누구의 조정에 의해 움직이는게 아니라 진정한 학교사랑의 발로라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학생들의 요구를 진지하게 수용할 수 있는 대학당국의 발상의 전환을 기대한다"고 학생들을 대화 상대로 인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 교수는 또 "교직원들 봉급을 못주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학장실 점거농성을 하고 있는데도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는 관선이사장은 당장 물러가야 한다"고 퇴진을 촉구했다.

이 교수는 일부에서 일고있는 '시민대학' 논의 움직임과 관련 "이는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몇몇이 우리 대학을 거저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진정으로 대학을 살리는 길은 기득권층과 임시이사회가 하루속히 정이사회를 구성, 재력있는 새로운 재단을 영입하든지 여의치 않을 경우 김동권 학장에게 교비 횡령액 130억원을 보전케 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교수협의회에 대해서도 "대학당국과 건전한 견제를 통해 교수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자생단체인데도 김동권 학장 시절부터 원칙없는 몇몇 교수들에 의해 그 위상이 일그러져 왔고 이제는 학장의 정책자문기구가 아닌가 착각될 정도"라면서 "제자리에 있는 진실된 교수협의회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교수협의회의 변화를 주문했다.

이 교수는 "잘못에 대하여 책임지지 않는 조직문화, 대화와 포용없이 기득권만을 주장하는 조직문화를 새로 출범한 이용길 학장 체제에서도 바꾸지 못한다면 더 이상 붙들고 있을 뱃머리조차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임태호(전 학장) 4년동안 전면에 나섰던 비대위 멤버들은 조용히 퇴장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고광종 교수는 "대학의 실권자인 김동권 전 학장이 퇴각하고 관선이사가 들어선 이후 임태호 전 학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중심세력이 형성되면서 이들이 학교행정은 물론 대학인수문제까지 좌지우지, 대학을 망쳐놓고 있다"면서 "산업정보대학의 위기는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로부터 생긴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학생들은 22일부터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도민을 상대로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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