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비난성명 잇따라…”우리 힘으로 우리 생명 지키기 위한 투쟁할 것”

이라크 저항단체에 납치된 김선일씨가 22일 오후 살해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민과 시민사회단체에서도 김씨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정부에 대해 이라크 추가파병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장 이태권)은 23일 성명을 내고 “부도덕한 침략전쟁에 파병결정을 내린 정부가 결국 김선일씨의 살해를 불러일으켰다”고 노무현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전농 제주도연맹은 “이라크 전쟁은 미국의 석유패권을 노린 침략전쟁이나 학살전쟁으로 이미 파병을 한 다른 나라에서도 철군을 서두르고 파병계획을 철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한국정부만이 추가파병을 결정하는 것은 대미 굴종적 자세이며, 친미범죄동맹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자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국익이 무엇인지 대통령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며 이라크 추가파병을 강행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강하게 힐책했다.

제주도연맹은 “세계 평화와 한반도 평화의 기준과 잣대가 서로 다를 수 없듯이, 이라크 국민들도 자신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한국군이 개입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헤아려야 한다”며 “이라크 저항단체의 정치적 목표가 밝혀진 만큼 대한민국 국토까지도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 연맹은 또 “정부가 아무리 우리나라 군인들이 ‘전쟁복구’ ‘평화유지군’을 명목으로 파병한다 하더라도, 이라크 국민들은 우리를 미군과 똑같은 적으로 간주하며 총부리를 겨누고 테러를 감행할 것”이라며 “김선일씨의 피살사건으로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추가파병은 당연히 철회돼야 하며, ‘긴급 상황시 철수할 수 있다’는 파병연장 동의안의 단서 조항에 따라 서희제마 부대 또한 즉각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통일청년회(회장 양희선)도 이날 성명을 내고 “고 김선일씨에 대한 반인륜적 공범이며, 한국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주범인 노무현 정부와 17대 국회는 각성하라”고 밝혔다.

제주통일청년회는 “고 김선일씨가 납치돼 ‘제발 생명을 지켜달라’는 절규를 우리정부와 국민들에게 할 때도 노무현 정부는 절대 파병결정은 철회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해 김씨의 피살은 어쩌면 노무현 정부가 예상했을 것이며, 이라크 한국군 파병은 국민이 몇 명이나 죽어나가도 감행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노무현 정부의 비도덕성을 성토했다.

통일청년회는 “노무현 대통령은 고 김선일씨 죽음 앞에서 오늘 파병추진을 확언했으며, 미국 부시 대통령 또한 고 김선일씨의 죽음 때문에 한국군의 파병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고 발표했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는 한국국민 한 두 명 정도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청년회는 “노무현 정부와 17대 국회가 전국민의 이라크 파병결정 철회의 목소리를 무시한다면 우리는 더욱 더 거센 투쟁으로 저항할 것”이라면서 “이라크 파병이 한국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는 것이 증명된 이상, 정부와 국회가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우리 힘으로 우리 생명을 지켜내기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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