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지식정보사회와 지역경영
Ⅱ. 지역경영전략으로서의 ꡐ정보화ꡑ
Ⅲ.ꡐ지역정보화ꡑ의 기본방향과 과제
1.ꡐ학습하는 사회ꡑ의 조성
1) 학습 주제
2) 지식정보센터
3) 주민학습조직
2. 지식정보인프라의 구축
1) 지식정보존중의 사회문화
2) 학습하는 리더십
3) 지식인공동체
4) 정보 테크놀러지
3. 지식정보의 산업화
1) 1차산업의 지식정보화
2) 관광산업의 지식정보화
3) IT산업과 테크노파크
4) 전자상거래 활성화

싱가포르 이광요수상이 현직에 있을 때 국민들에게 종종 환기시킨 것은, ꡒ세계가 우리에게 생존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ꡓ는 것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었다고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똑 같다. 우리가 살 길은 우리가 직접 책임져야 한다.

이 글은 21세기를 일단 ꡐ지식정보사회ꡑ로 규정하고, 이를 전제로 세계가 보장해주지 않는 우리의 생존권을 우리 스스로 책임지기 위한 제주지역 경영전략으로서의 ꡐ정보화 정책의 전망과 과제ꡑ를 살펴보는 데 주목적이 있다.

ꡐ지식정보사회ꡑ에서는 지식정보 그 자체와 그것의 생산․유통․활용 및 관리와 관련된 일들이 그 사회의 생산력과 경쟁력의 주된 원천이 된다. 그런 상황에서 국가나 지역의 경영은 ꡐ지식정보화ꡑ를 주요 전략의 하나로 삼게 된다. 요컨대, 제주도라는 지역적 차원에서 과연 어떻게 ꡐ지식정보화ꡑ를 수행함으로써 개인의 생활수준과 삶의 질을 고양하고 더 나아가 대외경쟁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이 글의 본래 관심사이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국가와 지역의 ꡐ정보화ꡑ 정책이 통상적으로 ꡒ컴퓨터를 주로 하는 정보 테크놀러지의 보급 및 활용을 통한 디지털정보서비스 제공 확대ꡓ로 치환되어 왔던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식정보사회라는 시대환경 속에서 사회발전계획 혹은 지역경영전략으로서의 ꡐ정보화ꡑ를 어떻게 추구해나가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따져보자는 것이다.

단, 여기에서 ꡐ지식정보사회ꡑ라는 용어는 ꡐ정보화ꡑ와 ꡐ지식혁명ꡑ의 과도기에 있는 우리의 현실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ꡐ정보화ꡑ란 따라서 ꡐ지식정보화ꡑ와 함께 쓰일 것이다.

Ⅰ. 지식정보사회와 지역경영

1997년11월, IMF 구제금융 신청 직전 공개되어 이후 이른바 ꡐIMFꡑ 와중에서 한동안 한국인들을 놀라게 하고 부끄럽게 했던 <부즈 앨런 & 해밀턴 한국보고서>는 한국경제에 찾아오게 될 재앙의 주요인 중의 하나로 선진국과의 지식 격차로 인한 생산성 격차를 지적해냈다.

이 보고서는 ꡒ한국의 경제기적은 끝났다ꡓ는 선언으로 시작하여 그럴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들 중에 지식격차로 인한 생산성 수준의 격차를 강조한다. 뒤이어 나온 <맥킨지 보고서>는 그러한 지식격차가 구체적으로 한국 산업의 생산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우리에게 명확히 제시한다.

그 다음에 나온 <지식혁명 보고서(매일경제 지식프로젝트팀)>는 우리가 경제적 파국에서 빠져나오는 길은 지식격차 해소를 통한 생산성 향상뿐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들 개인과 기업과 정부가 모두 지식정보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든, 세계적인 미래학자들이 공감하는 다음과 같은 피터 드러커의 주장은 지식기반경제(Knowledge-based Economy)의 대두를 의미한다. ꡒ토지, 노동, 자본과 같은 전통적인 생산요소의 효용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으며 앞으로는 지식이 생산의 유일한 근원이 될 것이다.ꡓ 그렇다고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전통적인 생산요소인 토지, 노동, 자본 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부차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지식이 가세할 때 비로소 생산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의 <한국보고서>나 <맥킨지보고서>는 같은 맥락에 서있다. 지식이 생산의 유일한 근원일진대 생산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의 수준이 낮다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이제 기업의 경우 금융자산이나 매출액이 아니라 기업 내에 존재하는 조직과 개인이 갖고 있는 지식이 그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지식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는 지식경영기업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지역경영의 경우에는 그 지역민들이나 지역내 조직들이 갖고 있는 구사가능한 지식이 그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는 결론은 이제 자연스럽다. 제주관광산업의 예를 든다면,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그 자체가 아니라, 거기에 부가되는 적절한 지식정보가 그 자연환경을 부가가치 높은 ꡐ관광자원ꡑ으로 만들어줌으로써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산업이 진정 제주의 생명산업이라 한다면 거기에 지식정보를 가하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셈이다. 요컨대, 지식정보사회에서의 경쟁력의 요체는 생산성이며 생산성의 요체는 지식정보이다. 지역경영을 하고자 한다면 당연히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Ⅱ. 지역경영전략으로서의 정보화

싱가포르는 지역경영전략으로서의 ꡐ정보화ꡑ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훌륭한 사례이다. 1965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싱가포르는, 식수마저도 이웃 말레이시아로부터 사다먹어야 할 정도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 길을 찾아야 했다.

독립과정에서 말레이시아와도 갈등을 빚는 등 사면초가였던 싱가포르는 수상 이광요가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인식시켜 놓았던 것처럼 ꡒ세계가 보장해주지 않는 싱가포르의 생존ꡓ을 위해서 쌀 한 톨이나 원자재 한 조각도 수입해 와야 했고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불행 중 다행히도 동북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해상의 길목에 위치하여 정유와 원유생산, 조선과 선박수리, 석유개발과 시추, 군수산업과 제조업 분야, 국제금융업, 통신 등의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국제경쟁력을 키워낼 수 있는 지경학적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와 같은 입지환경에 따른 생존조건과 엄정한 미래예측을 통해서 IT(Information & Technology)의 중요성을 파악하게 되자마자 그들은 곧 바로 도시국가인 싱가포르 섬 자체를 ꡐ정보화의 섬ꡑ으로 변신시키기 위한 ꡐIT 2000ꡑ이라는 국가정보화 종합계획을, 미국의 고어 부통령이 1993년부터 제창하기 시작한 ꡐ인터넷 슈퍼 하이웨이ꡑ 정책에 1년 앞서 이미 1992년부터 ꡐIT2000ꡑ이라는 국가정보화 종합계획을 수립해 국가 전역을 지식정보의 섬으로 만들어가는 작업에 착수했으며, 이 계획이 차질 없이 수행됨으로써 단계적으로 제반 정책과 제도와 산업은 정보화와 일체화되었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이 나라의 국가경쟁력을 세계 제2위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결정적인 요인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들은 ꡐ정보화ꡑ를 일차적인 국가경영전략의 하나로 설정했던 것이다.

ꡐ정보화ꡑ는 싱가포르의 경우에서 보듯이, 요컨대 지역사회 발전전략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의 ꡐ지역정보화ꡑ는 지역이 처한 지리적․사회적․문화적․역사적․경제적 위치와 함께 미래예측을 포함한 시대성을 정확하게 반영함으로써 국가 혹은 지역의 경영전략 혹은 생존전략으로서의 제 의미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우리의 통상적인 ꡐ정보화ꡑ 전략은, 컴퓨터를 주로 하는 정보 테크놀러지의 보급 및 활용을 통한 디지털정보서비스 확대 차원의 ꡐ정보화ꡑ로 좁혀져서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한 ꡐ정보화ꡑ는 이미 우리 눈앞에 전개되고 있는 것과 같이, 외양이 매우 화려하기는 하나 우리가 본래 그것을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을 잊어버리게 만든다. ꡐ정보화ꡑ의 지역경영전략적 의미를 망각하고, 대신에 서구 선진국의 사례들에 맞춰 정보테크놀러지를 평면적으로 나열해놓고는 ꡐ정보화 선진국ꡑ 운운하고 있는 것이다.

막대한 국비․지방비를 쏟아놓은 결과로 우리나라의 인터넷 초고속망과 학교 컴퓨터 보급률은 세계 정상이며 제주시의 이른바 ꡐ정보화기반ꡑ은 국내 제일이다. 도처에서 24시간 불 밝히는, 초고속망-외국인들이 놀라마지 않는-의 PC방들에서는 온갖 디지털정보가 한도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질이나 삶의 질, 또는 대외경쟁력이 그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가 되고 있는 현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최근 광역과 기초자치단체에서 내놓은 정보화계획은 그들 스스로가 밝히고 있듯이, 대체적인 방향이 ꡒ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최적의 디지털정보서비스를 제공ꡓ하는 수준의 것들이다.

즉, 제주도는 재작년 8월 발표한 정보화계획에서 ꡒ2001년부터 2005년까지 7천억원의 민자와 공공재정을 투입하여, 사이버 전자산업(e-Business), 사이버 전자공동체(e-Community), 사이버 전자정부(e-Government), 사이버 인프라기반(e-Infrastructure)을 구축함으로써,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최적의 디지털 정보서비스를 제공해 명실상부한 국제자유도시 정보기반을 확립시킨다ꡓ고 밝히고 있다.

제주시가 내놓은 ꡐIT+지역경제 활성화 및 국제화 지향ꡑ을 <2001년도 정보화 목표 및 추진방향>으로 하는 계획안 역시, 제목과는 달리 첨단지식산업단지 등 성공가능성과 관련하여 일부 선언적 의미의 것들 이외에는 거의 ꡐ디지털정보서비스 제공ꡑ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 제시된 정보화 비전은 ꡒ천연자원과 첨단문명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지향적 정보지식 중심의 도시 구현ꡓ이라는 요령부득의 것이며, 정보화 목표들 역시, 제주시민의 정보능력 확충, 시민중심의 지능적 자치행정, 풍요로운 선진제주, 살기 좋은 복지정보 공동체, 지역정보센터 활성화, 지역특화 우선사업, 도시기반 구조의 정보화․지능화로서, 획기적 생산성 증대를 통한 지역경쟁력 강화와 직결될만한 증거는 아직 미약하기만 하다.

그러나 장차 ꡐ정보화ꡑ는 ꡒ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최적의 디지털 정보서비스를 제공ꡓ하는 수준의 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ꡐ정보화ꡑ는 어쨌든 직접적으로 지역의 생산성 및 생활수준 향상과 연결되어야 한다.

또한 정보화는 전지구적 차원으로 경쟁이 이루어지는 디지털시대에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실제적인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요컨대 ꡐ정보화ꡑ 과정에서 우리는 지역내에 지식정보를 생산성 향상에 적용하는 마인드와 기능을 가진 개인과 조직, 그리고 인프라스트럭쳐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실패하면 제주도는 없다. 지역경영의 전략적 차원으로 ꡐ정보화ꡑ를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그것은 지역경영을 위한 비전과 전략과 과제를 일괄하는 청사진을 바탕으로 체계적․포괄적으로 적극 추진되어 나아가야 한다. 더구나 ꡐ정보화전략ꡑ이 중요한 것은 미래사회가 이미 ꡐ지식정보사회ꡑ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지구적 차원에서의 경쟁력은 앞으로는 ꡐ지식정보화ꡑ에 의하지 않고서는 전혀 가능하지 않다.

Ⅲ. 지역정보화의 기본방향과 과제

피터 드러커는 인류의 역사를 생산성 혁명의 역사로 보고 있다. 그 생산성 혁명의 주된 동력은 바로 작업에 적용한 지식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경제불황을 한탄하면서도 거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데도 불구하고 ꡐ지식ꡑ을 ꡐ작업ꡑ에 적용하려 하지 않는다. 지식을 지식에 적용하는 일은 더더욱 하려들지 않는다.

수도 없이 열린 정책토론회들에서 쏟아져나오는 정책대안들은 다만 토론회를 위한 일회용에 불과하고, 수억씩의 거금을 들인 연구프로젝트들도 다만 발표용일 뿐이다. 연구결과는 다만 발주자의 캐비넷 속에서 잠들어버리고 자료집은 발표현장에서 제공되고 나면 그뿐이다.

우리는 다만 과거의 실존적 경험과 타성, 그리고 관례에 의존하려 하고, ꡐ한탕주의ꡑ?ꡐ바가지ꡑ 등 편법?불법과 특혜의 소지가 다분히 있게 마련인 정치적 지원만을 고대한다. 그 결과가 바로 우리의 오늘이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지식정보화는 그 반대편에 있다.

산업혁명 이래 생산성 급증의 요체가 지식이라면 그 생산성 급증에 의해 가능해진 우리들의 삶의 질과 경쟁력은 당연히 지식에로 귀인된다. 지역정보화가 ꡒ정보 테크놀러지의 보급과 활용ꡓ으로부터 ꡐ지식정보화ꡑ로 전환되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를테면, 아무리 컴퓨터 보급률이 높아지고 인터넷 사용인구가 급증하며, 초고속망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촘촘히 깔린다 하더라도 그들이 주로 접촉하는 내용(contents)이 ꡐ게임이나 포르노, 소모성 쇼핑ꡑ 등 소비지향성이 주류라면 그런 ꡐ정보화ꡑ는 지식정보사회-그것도 전지구적 차원에서 평가되며 경쟁이 치열한-에서 생활수준 및 삶의 질 향상이나 지역경쟁력 강화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 (전국에 수도 없이 깔린 오락 위주의 PC방이 정보테크놀로지에 대한 친화성을 도모하는 데는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으나 거기에서 파생되는 기회비용의 문제는 심각하게 따져봐야 한다.) ꡐ정보화ꡑ는 지식정보가 생산성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식기반경제시대, 지역경영을 위한 지역정보화 전략의 기본목표는 ꡐ학습하는 사회ꡑ의 조성, 지식정보사회 인프라의 구축, 그리고 지식정보의 산업화, 이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ꡐ학습하는 사회ꡑ 속에서 우리는 지식정보를 획득하고 생성해낼 것이다.

지식정보인프라는 지식정보의 인큐베이터가 되고 지식정보화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식정보의 산업화를 통하여 우리는 소득을 증대하고 생활수준을 높여 나가는 동시에 직접적인 지역경쟁력 강화의 계기를 만들어낼 것이다.

1.ꡐ학습하는 사회ꡑ의 조성

ꡐ학습하는 사회ꡑ란 간단히 말하자면, 시시각각으로 급변하는 지역사회의 내적?외적 환경과 관련한 지식정보를 지역주민들이 공유함과 함께 이를 통하여 그와 같은 환경적 조건들에 정밀하게 대응해가면서, 다시 이를 토대로 새로운 지식정보를 창출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의 문제해결 역량을 높여나갈 수 있는 지역사회를 의미한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지역사회 외부로부터 많은 지식정보들을 받아들이고 이를 내재화하는 가운데 지역사회가 갖고 있는 잠재적․실재적 가용자원을 극대화해나갈 수 있으며 동시에, 그 과정에서 효율성과 생산성 및 타당성을 보장할 수 있는 시민사회의 참여체제가 가능해진다. 지식정보사회의 시대에 지역사회 전반이 지식정보학습의 열기로 가득 차 있을 때, 그리고 그 결과로서 지역주민들이 ꡐ지식정보인ꡑ화되거나 지식정보의 유효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을 때 그것이 그 지역의 경쟁력에 대해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1) 학습 주제 : 학습 주제는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내부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다. 지역발전전략이라는 관점에서 ꡐ학습사회ꡑ를 추구한 일본 가케가와시에서, 그들이 ꡐ생애학습운동ꡑ의 일환으로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가케가와를 배우자는 ꡐ지역학ꡑ이다.

그것은 가케가와의 역사․문화․통계 등을 공부하면서 긍지를 갖는, 자기문화에 충실한 사람을 키우자는 뜻을 담고 있다. 지역개발이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 지역에 애착과 긍지를 갖도록 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그들의 생각은, 이후 자기 지역에 대한 정통한 ꡐ지식정보ꡑ를 학습하는 데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두 번째는, 전지구적 차원의 지식정보이다. 생활과 경쟁의 장이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ꡐ세계화ꡑ되는 인류사의 추세인 터에 관심 대상을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 현재 시점에서의 필요 유무가 아니라 국제적인 감각과 미래지향적인 시야 속에서 학습 주제의 폭과 깊이를 개척해가야 한다. 그래야 전지구적 차원에서의 경쟁력을 키우는 지식정보로 전환가능한 것이다.

거기에다 제주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는 학습주제가 하나 더 필요하다. 제주지역사회를 덮고 있는, 지식정보사회와는 정반대되는 요인들을 지양․극복해내야 하는 별도의 과제가 일차적으로 부과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 사회는 끈과 인맥과 로비와 뇌물이 아직도 중요하며 지식정보와 인격의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그런 특징은 완화되기는커녕 지방자치 선거 이후 날이 갈수록 오히려 더욱 더 노골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 제주대 김진호 교수는 <제주도 지방자치 10년의 회고와 발전방향> 토론회에서 ꡒ제주지역의 정-경-언 지배연합이 형성되고 이들이 도내 정치와 행정엘리트들에게 후원과 수혜관계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ꡓ고 지적한 바 있다. 공동학습을 통해서라도 제주지역에 만연하고 있는 이 현상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지식정보가 ꡐ작업ꡑ에 적용될 수 있는 여지가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마는 경우는 다만 개연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2) 지식정보센터 : 가케가와시에서, 그들이 제일 먼저 준비한 것은 그 구심점으로서의 ꡐ중앙생애학습센터ꡑ이다. 그리고는 지역내의 모든 도서관과 학교, 우체국, 심지어는 대형슈퍼마켓과 명소들까지 정보를 얻고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생애학습시설로 네트워크화한다. 주민들은 여론조사를 통해 정립한 18개의 프로젝트들 중에 자신의 취향이나 적성에 맞는 것을 골라 자유롭게 참여하도록 한다. 말하자면 온도시가 학습장이 되고 온주민이 학습자가 된 것이다.

제주도의 경우에는 마을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갖춰진 마을문고와 마을회관, 부녀회관, 미술관, 박물관, 그리고 최근 여기저기 만들어지고 있는 청소년수련원이나 문화센터들을 체계적으로 네트워크화함으로써 바로 ꡐ학습사회 건설ꡑ을 위한 전진기지로 전환시킬 수 있다.

이때 정보센터와 지식센터를 구분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ꡐ정보ꡑ와 ꡐ지식ꡑ의 개념적 차이에서 유래한다. 간단히 말해서, 정보는 자신의 특수한 개별적 목적에 따라서 의미가 부여되어 습득, 저장되는 정적인 것이고, 한편 지식은 정보들이 다른 정보들과 환경과 그리고 지식주체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수렴․비교․평가․종합되어 전혀 새로운 의미로 창조되고 생성되는 동적인 것이다. 지금 곳곳에 수도 없이 자리잡고 있는 ꡐ정보센터ꡑ들은 미리 정형화된, 개인적이고 잠정적인 용도에 따라 선택되는 정보들을 제공한다.

ꡐ지식센터ꡑ는 ꡐ정보들ꡑ의 원인이나 배경, 영향까지를 ꡐ전체적으로ꡑ 포착할 수 있도록 한다. 정적인 정보와는 달리 지식은 맥락 속에서 ꡐ진화ꡑ하는 것이다. 그것은 창조의 과정이다. 경쟁력의 우월성은 거기에서 나온다. 정보센터가 지식센터로 진화해야 할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가운데 제3의 지식을 창조해내는 곳이 지식센터이다. 정보센터와 지식센터를 구분하자는 말이 아니라 정보센터를 지식센터화하자는 뜻이다. 주민학습조직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3) 주민학습조직 : 주민학습은 조직화될 필요가 있다. 학습조직은 학습을 체계화․지속화시키는 동력이 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정보를 지식화 해낼 수 있다. 학습조직은 이렇게 정의되기도 한다. ꡒ조직 내외적으로 정보를 발굴 입수하여 조직의 전구성원이 공유함은 물론 일상적 활동에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이를 조직 전체에 전파 보급함으로써 조직 자체의 성장과 발전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도록 지속적인 학습활동을 전개하는 조직이다.ꡓ

지식이론가로 유명한 노나카 이쿠지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ꡒ지식은 개인에게서 출발하며 조직을 통해 보다 강력한 무기로 전환된다.ꡓ
주민들이 학습조직화되면 그것은 지식생성을 위한 장이 될 수 있다. 주민을 학습조직화 하는 데는 씨알이 요구된다. 즉, 기간요원 역할을 할 자원인사(resource people)의 네트워크화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교육․산업․문화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도내 각급 학교 교원들은 질적으로 우수할 뿐만 아니라 분야별로도 다양하고 양적으로도 풍부하다. 이들은 유용한 지식과 정보를 체계적으로 도출하고 집적하고 처리하는 능력과 관련해서 이미 훈련받은 이들이기 때문에 요소요소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때 더불어 각계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지식인-들은 그들 각자의 관련분야에 대한 수월성에 의해 일반주민들의 학습활동에 동기를 유발하고 자기향상 욕구를 자극하게 될 것이다. 이들 주민학습조직은 점차 ꡐ지식인공동체ꡑ로 진화될 수 있다.

2. 지식정보인프라의 구축

ꡐ지식정보화ꡑ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많은 조건들의 어울림의 결과로써 비로소 가능하게 되는 생태계적 존재이다. 그 조건들로는 대체로 지식정보존중의 사회문화, 학습하는 리더십, 지식인공동체와 창조적 전문가, 정보 테크놀러지 등을 들 수 있다. 그에 대해 가장 암적인 요소는 ‘학습주제’에서 지적한 바와 같다. 말하자면, 우리의 ꡐ지식정보화ꡑ의 실현을 위한 마스터 플랜은 그와 같은 우리 사회의 암울한 기초 현실과 관련하여 성안되고 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회와는 다른 별도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1) 지식정보존중의 사회문화 : ꡐ지식정보ꡑ의 가치-생산성에 대한 실제적 영향력-를 존중하고 조장하는 지역사회의 문화풍토를 요구한다. 기업에서는 조직문화, 지역사회에서는 그 문화풍토가 변화나 새로운 성취를 좌우할 수 있다. 지역경영의 차원에서 지식정보사회를 지향하는 ‘정보화ꡑ 전략의 이념과 목적과 방법론에 대한 주민들의 태도는, 그것이 어떻든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면 다만 시간과 비용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제주지역의 경우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혈연 중심의 역사 속에서, 그리고 최근 들어 더욱 강화되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해관계 중심의 인맥중시의 풍토는 ꡐ작업ꡑ과정에서 ꡐ지식정보ꡑ가 끼어들 자리를 아예 허용치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이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지역의 문화는 지역주민들의 참조체제로서 지식정보를 수용하거나 거부하게 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때 창조적이고 개척적인 용기를 가진 ꡐ지식인공동체와 창조적 전문가ꡑ의 존재가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ꡐ학습하는 시민들의 조직화ꡑ와 ꡐ학습하는 지도층의 리더십ꡑ이 가세할 경우 역시 극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뒤에 가서 다시 한번 언급되겠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서 1차산업의 경우에는 새로운 지식정보를 끊임없이 획득하여 ꡐ작업ꡑ에 적용함으로써 생산성과 함께 소득수준을 극적으로 배가시켜온 오랜 전통이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하다.

2) 학습하는 리더십 : 피터 드러커는, ꡒ지난 100여 년간의 폭발적인 생산성 향상을 통해서 선진국 경제를 창조한 것은 작업에 대한 지식의 적용이다.ꡓ라고 단호하게 선언한다. 그리고 그는 ꡒ보다 나은 결과를 생산하기 위하여 지식을 어떻게 잘 적용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지식을 공급하는 것이 사실상 우리가 말하는 경영이다.ꡓ라고 덧붙인다. 경영자는 지식의 적용과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방경영을 추구하면서 지식정보에 대한 학습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시시각각으로 급변하는 외부환경과 그에 따른 내부조직의 적용을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의 습득과 적용은 필수불가결하다. 지도층의 학습하는 리더십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ꡒ미래기업의 유일한 경쟁적 우위는 경쟁사들보다 더 빨리 학습하는 관리자들의 능력에 달려 있다.ꡓ는 아리 드 귀의 말을 인정한다면, ꡒ자기 자신의 개발을 시도하는 상급관리자들의 모형은 부하직원들이 따르지 않을 수 없다.ꡓ는 피터 드러커의 말은 바로 학습에 있어서의 리더의 책임을 시사한다.

위의 말들이 주로 기업경영을 대상으로 한 것이긴 하지만, 지식정보사회의 지역경영의 문제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ꡐ정보ꡑ 혹은 ꡐ지식ꡑ이다. 지역사회의 학습하는 리더십은 기업의 경우와 꼭 마찬가지로 지역사회를 ꡐ학습조직화ꡑ하고 이를 바탕으로 ꡐ지식정보화ꡑ를 위한 인프라요인으로서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 지식인공동체 : 지식인공동체가 주민학습조직과 다른 점은 이들이 직접적으로 그리고 전업적으로 지식정보를 작업에 적용하면서 공동체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원인사로서 주민학습조직을 위한 씨알노릇을 하기도 한다. 그들에게 학습한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흡수하는 게 아니라 동일한 지향점을 가진 공동체의 일원이 된다는 뜻이다.

즉, 공동체의 일원으로 활동함으로써 주제에 관하여 다른 사람의 다양한 경험과 시각과 관점을 배울 수 있게 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널리 알리고 창조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상호작용이 가능해진다. 그렇게 다양성을 통해 사물을 다르게 보는 방법을 익히고 새로운 시각을 창출할 수 있을 때 생산에 적용할 수 있는 제3의 지식이 탄생한다. 이들은 ‘포럼’이라는 형태로 모이는 경우가 많다. 실리콘밸리나 보스톤 등 지식기반기업들이 활발한 지역에서 이들 지식인공동체는 지식정보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4) 정보 테크놀러지 : 이때 이미 비교적 잘 갖추어진 우리의 정보테크놀러지 시설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첨단테크놀러지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연구 및 학습결과를 통합하여 필요한 사람에게 적시에 제공해주고 지리적 한계와는 상관없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그리고 첨단테크놀러지는 시공간 개념을 초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학습조직구성원들의 집단적 협력학습활동을 촉진시킬 수 있다.

나아가 다양한 문제상황을 설정하여 조직 구성원들이 문제의 정체를 밝히고 관점이나 견해를 공유하며 문제해결 활동을 체질화시키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초고속망 인터넷 등 첨단정보테크놀러지가 지원되는 지식정보센터는 필수불가결하다. 이를 통하여 실시간으로 지구촌 차원의 지식정보는 공유되고 재창조될 수 있을 것이다.

3. 지식정보의 산업화

‘학습하는 사회’나 ‘지식정보인프라’는 궁극적으로 지식정보의 산업화로 귀결됨으로써, 전지구적 차원에서의 지역경쟁력을 개발, 강화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지만, 그것이 지식정보사회의 지역경영전략 차원에서의 역할이 부여되고 수행되고 있지 않다면 현재 아무리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현란한 디지털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정책은 정당화될 수 없다.

디지털정보서비스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삶의 질이라는 것은 안정적인 생활수준의 향상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면, 찰나적이고 일시적인 소비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지식정보화는 ‘산업화’를 통해 생산성 증대와 경쟁력 강화로 귀결되어야 한다.

1) 1차산업의 지식정보화 : 전국 자치단체별로 1차산업 인구비율이 제일 높은 곳이 제주도이다. 1차산업을 생명산업이라고 하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물적․인적․금적 자원의 소유자들이 대개 지역민이라는 점은 소득분배와 관련해서 관광산업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1차산업을 지식정보화함으로써 파생되는 생산성향상은 지역주민들의 소득수준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 직결된다. 시장이 개방된 데 따른 국제경쟁력 또한 그것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사실 제주지역의 1차산업종사자들은 ꡐ지식정보ꡑ에 매우 민감한 전통을 보여주어왔다. 농업이든 수산업이든 축산업이든 우량신품종에 대한 지식정보는 즉각적으로 입수하고 실험하고 적극 보급해 왔다. 그런 마인드와 실행력이 오늘 이만큼의 제주의 번영을 일궈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1차산업의 지식정보는 많은 경우에 노나카가 말하는 암묵지(暗?知)의 형태이기 쉽다.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고 관찰할 수 있는 명시지(明示知) 혹은 형식지에 비해서 암묵지는 개개인의 독특한 노하우와 주관적인 경험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암묵지인 채로는 ꡐ복제ꡑ가 어렵다. 복제가 가능한 경우에도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한다. 한 지역의 경쟁력은 개개인의 경쟁력을 그냥 합친 것보다 더 크다. 시너지 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개인의 지식은 조직 속에서 적절하게 학습되고 공유되는 과정을 통해서 보다 강력해질 수 있다.

이때 첨단테크놀로지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되면 우리는 실시간적으로 전지구적 차원의 지식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얻어낼 수가 있다. 기록 정리 비교 분석 평가 종합도 보다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지식정보센터에 갖춰진 첨단정보테크놀러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로 뒤에 가서 다시 나타나겠지만 첨단테크놀러지를 십분 활용하는 전자상거래는 제주 1차산업 부흥을 위한 돌파구의 계기로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

2) 관광산업의 지식정보화 : 관광산업이 제주의 생명산업이라고 말은 하면서 관광상품생산이나 경영에 지식정보가 그렇게도 적용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게 제주 관광산업의 역사요 현실이며 오늘날의 위기의 뿌리이다. 최근 처참한 성과로 막을 내린 ꡐ세계 섬문화 축제ꡑ의 경우가 그 적실한 예이다. 컨셉도 마케팅도 운영도 도무지 지식정보가 제대로 적용된 흔적이 없다.

더구나 3년 전 첫행사를 주관했던 기획사요 자치단체장이었는데, 따라서 이번 행사는 지역경영의 경쟁력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90억의 공공재정을 들인 국제적인 행사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안다. 세계적인 축제이벤트로서의 경영감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그냥 중소기업 혹은 좀 부지런한 개인홈페이지 수준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사전준비작업에 지식을 투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영에도 지식이 투입되지 않았음은 결과가 말해준다.

30여 년간의 역사를 가진 제주관광산업에 지식정보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은 1차산업의 경우와 매우 대조적이다. 일의 성격상 이곳은 암묵지보다는 형식지가 작용할 여지가 크다. 그것은 지식정보를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뜻이다. 최악의 불황이라고 비명은 지르면서도 여전히 한라산 케이블카다 메가리조트다 오픈카지노다 식의 한탕주의이다.

그것은 제주지역의 현실에서 지식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반면에 중산간 구석에 자리잡았으면서도 인터넷 사이트 등을 활용하여 틈새시장을 하나하나 개척해내는 중소 관광업체들의 지식적용의 사례는 주목할만하다.

우선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지식화해낼 수 있는 공동학습의 장으로서 관광산업지식정보센터가 급선무이다. 꼭 거창한 ꡐ관광회관ꡑ 같은 게 아니다. 이미 중소기업정보센터도 있으니까. 1년에도 수차례씩 열리는 정책토론회들도 이제는 발표를 위한 발표, 연구비를 보조받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말 게 아니라, 정보를 지식화하고 지식을 지식에 적용시키는 실제적인 기회로 활용되어야 한다. 문제는 지식경영마인드이다.

정보 테크놀러지를 적용한다면 두 가지 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다, 하나는, 관광상품 및 그 접근방법을 포함한 관광정보의 네트워크이다. 촘촘히 짜이고 구체적일 수록 좋다. 다른 하나는, 경영에 대한 지식정보의 적용이다. 지역의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배경에 대한 정확하고 충실한 이해와 냉정한 미래예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제주지역의 경우 ꡐ원자료ꡑ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결코 밀리는 편이 아니다. 그것들은 다만 거기에 ꡐ지식정보ꡑ가 적용되지 않아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3) IT산업과 테크노센터 : 제주지역에서의 IT산업의 경쟁력은 침체일로에 있는 관광산업과 1차산업을 위한 대안산업의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장담만 할 수 없는 것은 IT산업 역시 생태계적 차원에서 그 경쟁력을 검증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제주지역은 극히 제한된 일부 부문을 제외하면 그리 낙관할 만한 처지가 아니다.

우선 지역 IT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테크노파크’와 ‘테크노빌딩’ 중 하나로 정책을 집중시켜야 한다. 테크노파크는 인위적으로 대규모의 집약적인 ‘IT산업 생태계’를 만든다는 정책이고, 테크노빌딩은 주로 IT 기반기술개발에 국한해서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정책으로 일종의 역할분담을 위한 아웃소싱으로 비유할 수 있다.

에서 캔터는 “지식에 기반을 둔 성장기업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연구실험실과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면, 이미 첨단산업분야에서 많은 지역들이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많은 지역들이 보스턴이나 실리콘밸리가 했던 것처럼 대학과 연계된 연구시설을 바탕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공공자금을 들어서라도 자원들을 결합하여 보스턴이나 실리콘밸리의 성공을 본뜨려고 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고자 했던 요점은 바로 IT산업의 생태계적 성격이다. IT산업의 ꡐ앨도라도ꡑ인 실리콘밸리 역시 IT산업은 생태계로서 존재한다는 적실한 예이다. 애너리 색스니언은 실리콘밸리를 ‘지역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산업시스템’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서의 테크노파크는 유혹을 느낄만하다. 그래서 얼마 전에는 <제주첨단지식산업단지> 구축안이 공개적으로 논의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모델들이 되었음직한 싱가포르의 <과학공원>이나 대만의 <신추 과학기초공원>의 경우를 살펴보면, 제주지역에서의 ꡐ테크노파크ꡑ식 접근은 거기에 거는 기대에 비해서 지나치게 안이하거나 무책임한 듯하다. 우선 싱가포르의 과학공원은 애초부터 실리콘밸리를 의도적으로 본뜬 것-대학과의 연계, 산업체 실험실의 통합운영 등-으로, 실제로 실리콘밸리의 독특한 문화와 생활양식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는 사람들을 염두에 둔 계획이었다. 대만의 경우에도 미국 산타 클라라 지역을 그대로 본떠서 만든-아파트, 정구장, 스쿼시 코트, 그리고 자전거도로까지-것인데, 이는 물론 산타 클라라에 있는 기술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었다.
요컨대 그들 계획의 핵심은 ꡐ해외에 나가 있는 기술자들을 본국으로 유치하자ꡑ는 것이었다. 그들은 바로 ꡐ지식인ꡑ을 ꡐ과학공원ꡑ 성사의 관건으로 본 것이다. 그 점은 지식정보사회의 핵심을 통찰한 결과이다. IT산업이 관광산업, 1차산업과 더불어 제3의 전략산업으로서의 수준에 이르기 위한 요체는 무엇보다도 IT전문인력 즉 ꡐ지식인ꡑ이다.
그들을 끌어모으는 데 핵심적인 요인 중 하나가 ‘작업환경’ 이외에 ‘살기 좋은 도시’라는 사실은 유념해야 한다. 실리콘밸리를 보거나 세계 일류급 연구거점도시를 지향하는 미국 보스턴시의 경우를 보거나, 이 부분은 지역사회가 책임져야 할 부분인데, 거기에는 자녀교육이나 문화향유 기회 등 그들의 개인적인 삶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반드시 포함된다. ꡐ테크노파크ꡑ는 하나의 생태계이면서도 또한 동시에 그 외부세계와의 생태계 안에 있다. 그 점에 유념해야 한다. 테크노파크가 성사될만한 생태계는 테크노파크 자체 고립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지역사회가 보장해줘야 한다.
그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생산성을 보장할 가능성은 ꡐ테크노파크ꡑ보다는 ꡐ테크노빌딩ꡑ이 더 높다. 생태계적 요소에 대한 비용이 훨씬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절차과정이 파생시킬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포함해서이다.

4) 전자상거래 활성화 : 다른 지역에 비해 육․해․공로 어디로든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제주지역은 가상공간에서 형성되는 전자상거래에 남다른 기대를 걸어볼 필요가 있다. 전자상거래는 심리적으로 제주도의 ꡐ변방적 격절성ꡑ을 떨쳐내버릴 수 있게 했다.

그 대신에 전지구적으로 단일화된 커다란 시장으로 ꡐ제주시장ꡑ을 편입시켜놓았다. 법적으로 비용적으로 엄두가 나지 않았던 세계시장이 우리에게 열린 것이다. 문제는 상품의 품질관리와 시장경영이다. 이 부분은 ꡐ지식정보화ꡑ와 직결된다. ꡐ지식정보ꡑ를 ꡐ작업ꡑ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 ꡐ지식정보ꡑ를 ꡐ경영ꡑ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지역정보화 중 전자상거래 부분은 자치단체가 가장 많은 관심과 투자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왜냐하면, 이미 이야기한 대로 ꡐ제주시장ꡑ을 극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ꡐ동네시장ꡑ의 울타리에 안주하면서 경제불황을 탓하기는 하면서도 아직 그것을 획기적으로 타개해낼 수 있을 지식정보경영마인드와 실행력이 미미한 지역주민들을 위해 시급한 ꡐ정보화ꡑ는 ꡐ워드ꡑ나 ꡐ파워포인트ꡑ, 혹은 소모성 ꡐ정보검색ꡑ이 아니라 ꡐ지식정보화ꡑ이다.

동네마다 지역마다 수천 수억씩 투자하면서 최신 최고 최첨단 시설을 해놓았지만, 산업적으로 그리고 생산적으로 활용할 기회는 안되니 고작 하는 게 주식투자요 포르노 감상이요 게임이요 잡담이요 쇼핑인 게 우리의 ꡐ정보화ꡑ 현실이다. 제주지역에 기반을 둔 사이트 중 일일 방문객 제일이라는 자부가 대단한 제주시청 ꡐ신문고ꡑ를 가보라. 동네 요소요소에 자리잡은 ꡐ정보센터ꡑ를 찾아가보라.

전자상거래는 ꡐ제주시장ꡑ을 확대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속성상 지역의 ꡐ지식정보화인프라ꡑ를 극적으로 확대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전자상거래는 최첨단의 기반기술과 시스템을 요구하므로 지역의 전자상거래가 보편화됨에 따라서 지역의 연구인력을 자극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으므로 ꡐ지식정보사회ꡑ에 대한 친화감을 음으로 양으로 조장해낼 것이다. 제주지역의 전자상거래는 일단 2차산업 제품보다는 1차산업과 관광산업 제품이 주류를 이룰 터인데 대다수의 제주민들이 이 부분 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므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자연스럽게 제주지역 전부문에 걸쳐 ꡐ지식정보화ꡑ의 수용성이 급속도로 높아질 수 있다.

결론은, 지역정보화를 주관하는 자치단체에서는 전자상거래를 지역정보화의 첨병으로 위상지우고 ꡐ지식정보ꡑ를 ꡐ작업ꡑ에 적용할 수 있게 하고, ꡐ지식정보ꡑ를 ꡐ경영ꡑ에 적용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ꡐ지식인공동체ꡑ를 즉각 지원, 가동시키라는 것이다.
<김학준의 우리는 이어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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