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지사, "차입하면서까지 매입은 곤란…지역항공사 충분히 검토하겠다"

제주도가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여미지 식물원 매입과 지역항공사 설립문제에 대한 일단의 가닥을 잡았다.

여미지 식물원은 재원과 타당성 검토를 위해 연내 추진은 '유보'하는 한편, 지역항공사 설립문제는 일단 '추진'키로 했다.

김태환 지사는 28일 오전 11시15분 기자실을 방문해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지역 현안사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제주도가 이날 도의회에 승인을 요청한 1차 추경예산은 당초 예산 9611억원보다 8.1%가 증가한 781억원으로 전체예산 규모는 1조392억원으로 편성됐다.

이번 1차 추경예산에서 여미지 식물원 매입을 위한 매입사업비 70억원은 예산편성 과정에서 '유보'됐으며, 지역항공사 설립자본금 50억원은 반영됐다.

김태환 지사는 여미지 식물원 예산 유보에 대해 "이번 추경은 기채를 하면서 당면 경제살리기와 감귤문제(폐원비)를 해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 (식물원을 매입할 수 있는) 재원마련이 안된 상태에서 차입하면서까지 (예산에)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올리지 못했다"면서 "당초 연차적으로 매입하기로 돼 있기 때문에 서울시와 이 문제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예산담당관은 "재원확보 문제와 함께 타당성 검토가 아직 진행되지 않아 이번 추경에는 편성하지 않았으며 내년 본예산 편성 때 가 봐야 구체적인 결정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환 지사는 지역항공사 설립에 대해서는 "일단은 가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항공사 설립은 보통문제가 아니다. 가기는 가 되 도의회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고 말해 추진여부를 놓고 '장고(長考)'에 들어갔던 김 지사의 의중이 일단은 '추진'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지역항공사 설립자본금 50억원은 지난해 도의회가 예비비로 편성해 놓은 것으로 시기적으로 늦어서도 안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일단은 예산에 편성하되 충분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항공사를 설립) 하자는 사람도 있지만 하지 말자는 사람도 있다"면서 "도의회도 의견이 많기 때문에 전문가를 초청해 의회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겠다. 일방통행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말해 예산승인 요청은 하되 구체적인 추진은 의회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제주도가 이날 편성한 1차 추경에는 1차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감귤원 정비사업 180억원과 밭기반 정비사업 22억원, 농산물 산지유통 전진기지 조성 8억원, 반입가축 계류장 신축 15억원이 편성됐다.

또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청년실업 해소대책 사업에 43억원, 재래시장 활성화와 시설현대화 사업에 30억원, 지역에너지사업(풍력발전기) 23억원이 반영됐으며, 관광산업 분야에 관광종합정보센터 건립 10억원, 오라관광지 등 관광지 개발에 7억원 등이 포함됐다.

제1차 추경은 내달 7일 열리는 208회 도의회 임시회에 상정, 심의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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