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호텔 '이승만 기념관'은 반역사적 행태이다

"4.3학살의 최종 책임은 이승만 대통령"

이번에 부족하나마 역사적으로 4.3진상보고서가 채택이 되고, 대통령이 사과을 했습니다.

모두들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말하고 있고 인권과 평화의 섬으로 제주도가 거듭 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말로 그런지 생각해 볼 일이 있습니다.

바로 파라다이스 호텔내에 있는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에 대한 것입니다.

4.3 진상보고서에 의하면 최종 책임을 당시 국가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이승만 대통령에게 있음을 정확하게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제주도민들과 유족들도 당시의 무자비한 폭력과 학살이 일선 지휘관에 의한 자의적 행동이 아닌 권력 핵심부의 의도와 명령이 있었음을 인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귀포에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더구나 파라다이스 호텔의 아래 바다는 4.3당시 정방폭포에서 군경과 극우 청년단들이 산남지역(한라산 남쪽) 각지에서 끌려온 무고한 제주민들에게 살인연습, 사격연습의 이유로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죽인 바로 그 물줄기가 바로 흘려드는 곳입니다. 그리고 정방폭포의 해안가가 바로 보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4.3당시 제주민들을 수장시켰던 대표적인 자리가 바로 정방폭포입니다.

"내 고향에 기념관이 있다니 너무 화가 난다"

이런데 바로 옆에 이승만 기념관이 있는것은 말이 안됩니다.

그리고 기념관 내의 내용에 대한 수많은 역사 왜곡이 있습니다. 미국을 등에 업고, 해방정국에서의 수없이 많은 실정들, 자주적 통일국가를 지향하지 않았으며, 독재로 우리 현대사의 시작을 피와 고통으로 물들었습니다.

이는 일부 수구나 보수 역사학자 외는 모든 역사학자가 그리고 왠만큼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모두가 인정하는 내용입니다. 역사책에도 그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그런데 기념관에는 정반대의 내용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여름에 기념관에 갔었는데 너무 화가 많이 났습니다. 서귀포에서 20여년을 살다 이제 다른 곳에 살지만 내가 자란 서귀포에서 그렇게 반 역사적이고 비 이성적 작태에 너무 놀라고 화가 많이 났습니다.

올바른 역사에 대한 인식과 그에 따른 적극적 행동이 없이는 내일이 없다고 여깁니다. 제주도에서 외치는 국제자유도시와 평화와 인권도 모두 알맹이 없는 얘기들로만 들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통령의 출생지나 살았던 곳도 아닌 별장이 있었다는 이유로 기념관을 만들었다는 자체가 명분이 없습니다.
진열된 소장품들을 보니 아주 많고, 모조품들이 아닌 실제 대통령이 사용했던 것들 이던데,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다른곳에서 기념관을 못 만드니 이런 곳에서 만든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런 곳에는 꼭 있어야 하는 방명록 하나 없는 것이 이런 저런 의구심을 만이 들게 하였습니다.

비록 그 자리가 사유지 이고 땅 주인의 의지가 있을 수 있지만 서귀포 시민들은 물론이고 제주도민의 전체적 공론화가 이루어 지고 도민전 합의를 거쳐서 이승만 기념관을 폐쇄해야 할 것이라 여깁니다. 그래야 진정한 과거의 참혹한 고통에 대한 치유와 제주의 미래도 얘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 기사는 '바람'이란 필명으로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을 편집진에서 정식 기사로 올립니다.필명 '바람'이 회원등록이 안돼 있어 기사필명은 부득불 '제주의 소리'로 나가게 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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