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세일'..6개 타지역 노선도 최고 20% 파격할인

대한항공이 '제주도민에 한해서만' 항공료 특별할인을 시행한다고 목소리 높이다가, 최근 들어 타 노선의 경우에도 할인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혀, 항공료 인상에 대한 도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생색내기였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 6월 29일 대한항공 측은 "7월 16일로 예정된 국내선 운임 조정에 맞추어 제주도민에 대해 제주 출·도착 항공편 국내선 운임의 10% 할인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정책을 밝히면서 대한항공 측은 "항공료 도민 10% 할인은 항공운송 의존도가 높은 제주도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하고, 김태환 도지사와 제주도의회 의원 및 시장·군수들의 지속적인 건의를 적극 수용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당초 대한항공은 유가 급등과 고속철 개통 등으로 인한 원가상승으로 초래된 불가피한 조치라며 오는 7월 16일부터 주말과 성수기 요금을 각각 8%, 13% 인상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주말(금~일요일)과 성수기(7월22일~8월23일)에 적용되는 항공요금 인상폭을 감안한다면 주말에는 할인율이 2%로 감소하고 성수기에는 3%의 요금이 인상되는 셈으로, 항공료 인상과 함께 시행되는 제주도민 할인이 일부에서는 '생색내기 식' 도민 할인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미 제기된 바 있다.

이러던 대한항공이 국내선 승객을 늘리기 위해, 타 노선에도 인터넷으로 예매하면 최대 20%까지 요금을 할인해 주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나선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10월 말까지 김포~포항, 김포~광주, 김포~대구, 청주~제주, 광주~제주, 대구~제주 등 6개 노선의 탑승요금을 10~20%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과거엔 성수기를 피해 5% 할인해 주기도 했지만 이번처럼 성수기에 걸쳐 최대 20% 할인해 주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가뜩이나 적자에 시달리는 국내선 수요가 고속철도 개통 이후 첫 휴가철에도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대한항공 측 관계자는 "승객들의 호응이 좋으면 10월말 이 후엔 이 같은 프로모션을 다른 노선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대부분의 국내노선 항공 이용객들이 10~20%의 할인혜택을 받게 될 공산이 커, 대한항공이 지난 6월 말 공표한 '제주도민 특별 할인혜택'은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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