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저지범국본, 도청 앞 영리병원 철회 결의대회

27일 영리병원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주재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영리병원 철회-원희룡 제주도지사 퇴진 촉구 결의대회'. ⓒ제주의소리
27일 영리병원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주재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영리병원 철회-원희룡 제주도지사 퇴진 촉구 결의대회'. ⓒ제주의소리

전국의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제주를 찾아 대규모 결의대회를 갖고 제주 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제주도지사 퇴진을 촉구했다. 특히 녹지국제병원을 인수해 공공병원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영리병원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하고 보건의료노조, 민주노총 제주본부가 주관한 '제주 영리병원 철회 결의대회'가 27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앞에서 개최됐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유재길 범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장, 나순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등 전국에서 모인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들과 김덕종 민주노총 제주본부장 등 주도민운동본부 관계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조 조합원 등 총 30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제주 영리병원의 실질적인 개원을 저지하고, 공공병원 인수를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었다. 특히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제주영리병원 사태를 조기에 매듭짓기 위한 투쟁을 결의했다.

유재길 위원장은 "원희룡 지사는 이 나라의 의료체계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외국인을 대상으로만 출입을 허가하겠다고 정치적 명분을 가져가고 있지만, 녹지그룹은 내국인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걸었다. "며 "원희룡과 병원 자본들이 사전에 이야기를 나눴다는 음모가 억울하다면 제주영리병원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 위원장은 "영리병원 투쟁을 앞두고 우리는 그랜드캐니언에 추락해서 병원비 10억이 들었다는 청년의 사례를 들었다. 사랑비 하나 뽑는데 200만원 든다고 하는 우려가 먼 이야기가 아니다. 큰 병 걸려서 병원에 수술하려면 입원하려면 소 팔고, 몸 팔고, 집 팔아서 병원 다니던 시절이 그리 오랜 얘기가 아니다"라며 "그런 나라를 만들지 않기 위해 정의롭고 명예로운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제주 영리병원 철회 촉구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유재길 영리병원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장, 나순자 전국보건의료노조 위원장, 김덕종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왼쪽부터).ⓒ제주의소리
27일 '제주 영리병원 철회 촉구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유재길 영리병원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장, 나순자 전국보건의료노조 위원장, 김덕종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왼쪽부터).ⓒ제주의소리

나순자 위원장은 "녹지그룹측이 제주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많은 법률전문가들이 이 소송에서 제주도가 필패할거라고 에상하고 있다"며 "제주도가 지고 내국인 진료가 허용된다고 하면 녹지그룹측이 다시 영리병원을 개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제주도가 이겨도 이 문제는 다시 국제분쟁으로까지 비화된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중FTA를 근거로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문제 때문에 이제는 제주도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제소를 당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 국재분쟁에서는 우리나라 법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투자자의 이익을 위한 판정을 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가 질 수 밖에 없고 이제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녹지그룹에 손해배상을 해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 위원장은 "지역의 한 도지사가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국민들을 대상으로 희대의 사기극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 정부와 청와대는 뒷짐지고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이 달려있는 문제다. 국제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는 처지에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와 보건복지부는 더이상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이제 적극적으로 나서서 영리병원을 철회하고 공고병원으로 인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덕종 위원장은 "원 지사가 스스로 제안해서 만들어진 공론조사위원회에서 영리병원을 불허하는 권고 결정이 발표됐다. 그걸 보고 지역 민주노총 주요 간부들에게 '동지들의 힘찬 투쟁으로 14년을 이어온 영리병원이 드디어 승리했다, 고생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두 달만에 뒤집어졌다. 믿지못할 인간이 원희룡"이라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전체 조합원들의 뜻, 전 국민의 뜻을 모아 이번만큼은 반드시 영리병원의 어떤 꼼수도 용납하지 않고 마지막 불씨를 꺼버리는 투쟁을 벌여내야겠다. 그 끝은 결국 원희룡 지사의 퇴진과 맥을 같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영리병원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주재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영리병원 철회-원희룡 제주도지사 퇴진 촉구 결의대회'. ⓒ제주의소리
27일 영리병원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주재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제주 영리병원 철회-원희룡 제주도지사 퇴진 촉구 결의대회'. ⓒ제주의소리

한편, 보건의료노조 참가자들은 제주 녹지국제병원으로 이동해 항의 집회를 이어간 후 서귀포에서 2019년 산별노조 창립 21주년 기념식과 2019년 정기대의원대회를 개최, 영리병원 저지 투쟁 등 올해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보건의료노조를 비롯한 영리병원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지난달 11일부터 제주영리병원 허가 철회에 정부가 나설 것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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