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추진 담화문 발표 관련 “강정의 아픔 벌써 잊었나”“한쪽 편에 선 도지사” 비판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주 제2공항 반드시 필요’ 담화문을 발표한 원희룡 제주지사를 향해 “도대체 누구의 도지사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태석 의장은 27일 오후 제36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폐회사를 통해 “원 지사는 도의회가 갈등조정 기능을 작동해달라고 주문한 바로 다음 날 제주의 가장 큰 현안인 제2공항 추진에 강한 의지를 표명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원 지사의 담화문을 “더 이상의 조정은 없다는 식의 대결 국면 선언”으로 해석한 것.

김태석 의장은 “제2공항 문제는 근본적으로 찬성, 반대 도민 모두 제주미래에 대한 걱정과 기대를 함께 하는 선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며 “단지, 제주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냐는 관점의 문제일뿐 제주의 꿈과 희망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사께서는 더 이상의 논의를 중단하고 한쪽(찬성) 측면에 서 버렸다. 도대체 누구의 도지사냐”라고 반문했다.

김 의장은 “소통과 협치를 강조하면 도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던 지난 선거과정의 모습은 어디로 갔느냐”며 “정치란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 생각이 다르거나 혹은 다툼이 생겼을 때 이것을 해결하는 활동이라고 한다. 지사는 담화문을 통해 도민을 외면하고 도민과 함께 해야 할 정치과정을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라고 힐난했다.

특히 “혹시 강정마을의 아픔을 벌써 잊은 건 아니냐”라며 “우리는 강정을 통해 많은 교훈을 배워야 했으며, 아무리 필요한 사업이라도 절차적 정당성과 주민들의 합의 없이는 결코 순탄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 무시한 결과가 얼마나 깊이, 오랜 시간 모두에게 어려움과 고통을 줬는지 모르고 있었느냐”고 직격했다.

김 의장은 “지사의 담화문 발표 이후 제2공항에 대한 도민사회의 찬성과 반대의 갈등이 더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며 “지금까지는 공항 추진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주요 논의 과제였다면 담화문 발표로 인해 이제는 도민간 찬성-반대라는 대결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고 우려했다.

김 의장은 특히 “공항문제는 근본적으로 사업주체가 중앙정부 사안으로 도지사의 사업추진 결정이 어떤 해결능력도 가지고 있지 못한 사업”이라며 원희룡 지사에게 도민의 공복으로서 도민들의 요구와 문제제기에 대한 논의를 중앙에 전달하고 합리적 추진방안을 논의하는 중재자 역할을 주문했다.

김 의장은 제2공항 갈등해결 해법으로 도민 공론화 조사를 공식 제안했다.

김 의장은 “더 이상의 도민갈등과 양분된 도민사회를 우리는 원치 않는다.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제2공항 도민 공론조사를 통해 제주도민의 민의를 수렴해 제2공항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원희룡 지사에게도 “도민공론조사를 통해 제주도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 논의를 당부한다”며 “제2공항에 대한 도민의 민의를 모아 국토부에 전달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석문 교육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건넸다.

이번 임시회에서는 교육위원회가 도교육청의 2019년도 주요 업무보고를 보이콧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김 의장은 “이석문 교육감도 이번 회기는 의회와의 소통을 포기한 업무보고가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의회와의 소통을 포기한다면 교육감이 꿈꾸는 교육철학은 어떤 형태로 표출할 수 있느냐”라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