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도시위 “당췌 못해먹겠네? 의회결정 무시” 심사보류…노희섭 국장 “진심으로 사과”

도내 스타트업 및 청년기업 육성을 위한 제주도의 ‘4차산업혁명 펀드 조성’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에는 노희섭 미래전략국장의 부적절한 처신이 발목을 잡았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4월16일 제371회 임시회를 속개해 제주도지사가 제출한 ‘제주도개발공사 제주 4차산업혁명 펀드 출자동의안’을 상정했지만, 심사를 보류했다.

동의안은 제주의 미래유망산업 발굴과 도내 4차산업 기반 구축 및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주개발공사가 2개년간 10억원(2019년 5억원)의 제주 4차산업혁명 전략펀드를 출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의안은 지난달 열린 제370회 임시회에 처음 제출됐지만, 심사 과정에서 “취지는 공감하지만 위험률이 큰 사업에 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가 출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본회의에 부의되지 않았다.

도의회로부터 제동이 걸리자 제주스타트업협회와 제주청년네트워크, 제주청년문화예술발전회 바람, 제주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 등은 강력 반발하며, 제주도의회에 제주를 혁신할 수 있는 혁신의 인프라를 만들어 달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결국 제주도는 개발공사의 10억원 출자 내용에 투자분야를 1차산업까지 확대하는 등 내용을 보강해 다시 제출했다.

하지만 심사를 앞두고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잇달았다. 지난 370회 임시회에서 처리가 무산된 뒤 SNS에 올린 담당국장의 글이 문제가 됐다.

안창남 의원(삼양․봉개동, 무소속)은 “지난 임시회 때 심사보류한 데 대해 출자를 받을 업체들이 기자회견이나 반박성명을 낸 것 정도는 이해한다”면서 “문제는 개방형으로 채용된 고위공직자가 SNS에 ‘당최 못해먹겠네’라는 부적절한 글을 올린 것이다. 못해먹겠으면 사표를 쓰던가”라고 노희섭 미래전략국장을 겨냥했다.

안 의원은 “지사가 임명했지만, 보수는 도민들이 주는 것이다. 의회는 도민의 대의기관으로서 그만큼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며 “공식 답변도 아니고, SNS에 의회를 무시하는 글을 올린 것은 분명 잘못된 행태다.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제370회 임시회에서 심사보류 된 뒤 SNS에 올린 문제의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김용범 의원(정방․중앙․천지동, 더불어민주당)도 “동의안을 다시 상정한 이유를 모르겠다. 심사 보류된 이후 집행부에서 지금까지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 뒤에서 이러쿵저러쿵 뒷담화나 하면서…”라며 불쾌한 심정을 피력한 뒤 위원장 직권으로 상정보류할 것을 제안했다.

당사자인 노희섭 미래전략국장은 “공직자로서 옳은 처신이 아니었다. 민간인 때의 감성을 억누르지 못하고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저 스스로도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자세를 바짝 낮췄다.

환경도시위원회는 안건처리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정회를 한 뒤 이번 회기에는 심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박원철 위원장은 “해당 안건은 도민들의 공적 자금인 개발공사에서 출연하는 사안인 만큼 좀 더 검토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좀 더 면밀히 살펴본 이후에 심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게 여러 위원들이 공통된 의견인만큼 심사를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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