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34. 으름덩굴 (Akebia quinata [Thunb.] Decne) -으름덩굴과-

봄이 익어가는 4월이 되면 산이나 들에 많이 보이는 식물 ‘으름덩굴’을 소개합니다.

가을에 열매가 익으면 많이 먹었다는 으름덩굴. 씨앗으로 기름을 짜거나 호롱불을 켜는데 사용했다고도 합니다. 제주에서는 ‘유름’ 또는 ‘졸갱이’라는 별칭으로 많이 불렀습니다. 다른 나무나 돌담을 휘감고 자라는 덩굴성 나무입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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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덩굴은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가면서 자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한자 이름은 목통(木通), 혹은 통초(通草)라고 하는데 거기엔 이러한 이유가 있습니다.

<본초도감>에는 ‘줄기에 가는 구멍이 있어서 양쪽 끝이 다 통한다. 한쪽 끝을 입에 물고 불었을 때 공기가 저쪽으로 나가는 것이 좋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통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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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덩굴 암꽃과 수꽃. ⓒ제주의소리

으름덩굴 수꽃은 보랏빛 꽃잎 세 장입니다. 가운데 여섯 개의 수술이 잘라놓은 밀감 모양으로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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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덩굴 수꽃. ⓒ제주의소리

으름덩굴은 암수 한 그루로 암꽃과 수꽃이 같이 피어납니다. 한 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을 다 볼 수가 있습니다. 봄비가 와서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으름덩굴이 참 곱게도 피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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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덩굴 수꽃. ⓒ제주의소리

뿌리껍질은 목통, 줄기는 통초라 하며 약재로 사용합니다. 으름덩굴의 열매는 구월찰(九月札), 씨는 예지자(預知子) 혹은 연복자(燕覆子)라고 부릅니다.

암꽃은 수꽃에 비해 크기가 크고, 모양도 다르면서 수꽃에 비해 큽니다. 그리고 가운데가 바나나처럼 6~9개의 암술이 방사상으로 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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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덩굴 암꽃. ⓒ제주의소리

요새 다른 나무의 가지를 따라 감고 올라가 피어 있는 으름덩굴이 한창입니다. 제주 곶자왈이나 작은 숲 속에서도 이 으름덩굴이 많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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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다래와 함께 산에서 나는 3대 과일 중의 하나인 으름덩굴의 꽃말은 ‘재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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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덩굴 수꽃. ⓒ제주의소리

속(屬)이름 ‘Akebia’는 일본 이름인 ‘아케비’에서 따왔습니다. 으름 열매가 벌어진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아케미(開實)로 부르다가 점차 아케비로 변형됐다네요. 으름덩굴 열매가 마치 작은 바나나처럼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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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먹을 것이 없던 시절, 으름덩굴을 따 먹으며 친구들과 어울려 산으로 들로 다녔던 유년의 기억을 떠올려 봅니다. 봄이 익어 가는 4월에 <제주의소리> 독자 분들 가정에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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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덩굴 열매. ⓒ제주의소리

**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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