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관문으로 불리어온 소위 '해태동산' 명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70년대에 설치된 해태상도 40년 만에 철거되는 신세가 됐다.

제주시는 24일 오전 10시 중장비를 동원해 제주시 용담2동 신광사거리 북동측 도로 양 옆에 위치한 대형 해태상 2개를 철거했다.

해태상은 제과업체인 해태제과가 1970년대 설치했다. 현재 제주시 연동 VIP(빕스) 자리에 위치했던 옛 해태제과 건물과 불과 400m 거리에 위치해 있다.

24일 오전 10시 제주시가 중장비를 동원해 제주공항 앞 명림로 해태동산에 설치된 해태상을 철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4일 오전 10시 제주시가 중장비를 동원해 제주공항 앞 명림로 해태동산에 설치된 해태상을 철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해태는 불(火)과 관련된 재앙을 물리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해태제과는 1945년 광복과 함께 국내 첫 제과업체로 문을 열면서 해태를 상징물로 사용해 왔다.

이를 기념해 해태제과는 제주시 도령로가 만들어진 1970년대 제주공항 앞에 해태상 2개를 제주시에 기증했다. 

해태제과는 1975년 국회 의사당이 준공될 당시에도 3000만원을 들여 해태상 2개를 설치하는 등 전국 각지에 해태상 기증 활동을 벌여왔다.

24일 오전 10시 제주시가 중장비를 동원해 제주공항 앞 명림로 해태동산에 설치된 해태상을 철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4일 오전 10시 제주시가 중장비를 동원해 제주공항 앞 명림로 해태동산에 설치된 해태상을 철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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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10시 제주시가 중장비를 동원해 제주공항 앞 명림로 해태동산에 설치된 해태상을 철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4일 오전 10시 제주시가 중장비를 동원해 제주공항 앞 명림로 해태동산에 설치된 해태상을 철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이후 제주 시민들은 신광사거리와 신제주입구 교차로 사이를 해태동산이라고 불렀다. 50년 가까이 공항 앞에 지키면서 상징적인 조형물이 됐다.

해태동산의 원래 이름은 도령마루였다. 4.3 당시 제주시 연동과 오라동, 도두동 주민들이 희생당한 역사적인 장소다.

제주의 관문에 위치했지만 소나무 숲에 가려져 방치돼 왔다. 도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아직도 사건의 경위와 희생자 명단, 시신 수습과정 등 실체적 진실은 지금껏 확인되지 않았다.

제주4.370주년을 맞아 지식인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고희범 제주시장은 지난 1일 신산공원에서 열린 '4.3항쟁 제71주년 4.3해원방상탑제'에 참석해 도령모루를 되찾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 시장은 이 자리에서 “도령마루에서는 최소 60여명이 학살됐다.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른다”며 “해태상을 이전하고 4.3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해태상 이전을 계기로 도령마루 이름을 되찾기 위한 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철거된 해태상은 제주도 인재개발원이 위치한 소방교육대 현관 앞으로 옮겨 원형을 보존하기로 했다.

24일 오전 10시 제주시가 중장비를 동원해 제주공항 앞 명림로 해태동산에 설치된 해태상을 철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4일 오전 10시 제주시가 중장비를 동원해 제주공항 앞 명림로 해태동산에 설치된 해태상을 철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4일 오전 10시 제주시가 중장비를 동원해 제주공항 앞 명림로 해태동산에 설치된 해태상을 철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4일 오전 10시 제주시가 중장비를 동원해 제주공항 앞 명림로 해태동산에 설치된 해태상을 철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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