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미 조소 작가, 6월 9일까지 서울 세컨드에비뉴서 개인전
제주에서 활동하는 조소 작가 이유미는 5월 10일부터 6월 9일까지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세컨드에비뉴갤러리에서 개인전 <누구라도>를 연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얼굴·몸통·전신 등 인체를 제작했는데, 본인 아버지를 떠올리며 준비했다고 설명한다.
맏아들로 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작가의 아버지, 그런 아버지로부터 본인의 경험 대로 내리 사랑을 받았던 작가.
그는 “어쩌면 나의 아버지에서 아버지로부터 내려온, 어머니에서 어머니로 내려온, 또 다른 내안의 존재들은 자식의 자식으로 내려가 영원히 존재 하는 것”이라며 “이번 작업은 아버지를 반추하며 나를 투영시켜 본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아버지는 이념적인 갈등으로 인한 덧없는 삶과 죽음의 허망함, 삶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겪었던 지역 갈등의 편 가르기와 차별, 동시대 같이 살았던 이들이 괴물이 돼 태극기를 펄럭이는 걸 보면서 자괴감을 느끼셨을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는 얼마나 외로우셨을까”라며 “이제 비록 늙고 몹쓸 몸일지라도 정신의 순백의 고결함을 갖고 큰 바위 얼굴처럼 그곳에 계신다. 누구라도 그렇게 살고 있는 줄 알았다. 아니 누구라도 그렇게 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고 아버지에 대한 깊은 존경과 사랑을 피력했다.
작가는 종이와 현무암으로 굴곡 없이 밋밋한 인체를 만들었다. 어쩌면 볼품없다고 느낄 수 있는 인체 작품은 많은 것을 감내하면서 가족에 헌신한 아버지의 초상이다.
이유미는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에서 조소를 공부했다. 1993년 <조각그룹 선후>전을 시작으로 꾸준히 단체전에 참여했다. 첫 개인전은 2000년 서울 덕원갤러리다. 제주 이주 후 2015년 해녀박물관, 지난해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