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풍습 속 숨겨진 금융상식] 16. 산담

# 영혼이 머무는 무덤의 울타리, 산담

제주로 이사온 지 얼마 안 된 주말 나들이길, 자동차 창문 너머로 돌담들이 보이자 아들 녀석이 유치원에서 배운 이야기가 생각났는지 아빠에게 한 수 알려주려고 한다. 

“아빠, 제주에는 돌담이 많은데 그 종류가 많아.” 

돌담, 원담, 산담, 잣담 등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집 울타리에 쌓은 담은 돌담 (또는 축담), 바닷가에 쌓아서 썰물에 물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았다가 포획하는 원담, 묘지 주변을 둥글게 또는 정방형으로 쌓는 산담, 마소를 기르는 장소에 경계선을 구별하기 위해 쌓은 잣담이 그것이다. 

이 중 ‘산담’은 무덤 주위를 둘러쌓은 돌담이다. 다시 말해 무덤을 둘러서 보호하는 울타리이다.  주변으로부터의 경계의 의미 외에도, 산담이 없으면 방목하는 동물들이 풀을 뜯다가 묘를 다치게 할 수 있고, 늦가을 진드기 등의 해충퇴치를 위해 놓는 ‘방애불’이 묘소를 해할 수도 있다. 

산담 한쪽에는 신이 드나드는 출입문의 개념으로 ‘시문’이라는 길을 만든다. 시문은 신문(神門)을 뜻한다. 남성 묘인 경우는 고인이 누인 자리를 기준으로 왼쪽에, 여성 묘는 오른쪽에 50~60cm쯤 열어 놓는다. 시문은 고인의 영혼이 제삿날 자손들이 차려 주는 음식을 먹기 위해 후손의 집을 찾아올 때 출입하는 문이다. 물론 ‘시문’은 사람만 간신히 지날 수 있는 정도의 너비로 되어 있어서 벌초 때나 묘를 관리할 때 출입문의 역할을 한다. 

발인제를 드리고 운구해 묘소에 도착한다. 하관을 하고 상여꾼들이 흙을 덮고 달구질을 한다. 땅의 신, 토신에게 제를 지내고 봉분을 쌓고 봉분제를 지낸다. 제를 지내는 동안 동네 사람들과 장례를 치른 일가 친척들이 돌담을 쌓는다. 묘소 주변의 큰 돌을 주워다가 네 모퉁이에 경계석을 세운다. 그리고는 네 모퉁이를 연결하면서 돌을 쌓아나간다.  

주변에 돌이 많지 않거나 시간이 많지 않으면 한 줄로 쌓기도 한다. 이를 외담이라 부르고, 두 겹으로 쌓아 올린 후 가운데를 채워 넣은 돌담은 겹담이라고 한다. 묘소를 방어하는 목적의 산담은 주로 겹담의 형태를 띈다. 그런데 겹담을 쌓기에는 시간과 노력 측면에서 더욱 많은 자원이 소요되기에, 장례 당일에 한번에 만들기도 하지만 주로 장례 이후 다른 날을 잡아 겹담을 완성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 제주에 처음 여행 왔던 20년 전 제가 마주한 산담은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처음에는 현무암의 투박하고 거친 느낌과 무덤이라는 장소가 갖는 무거운 기운에 당황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자주 제주를 여행하면서 익숙해지기도 했고, 어딜 가도 만날 수 있어서 제주만의 특색 있는 모습으로 느껴지게 되었다. 

족들이 고인을 생각하며 돌 하나씩 옮기고 올리면서 돌담을 완성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면, 더욱 정감이 가득한 장소로 느끼게 되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가족들이 고인을 생각하며 돌 하나씩 옮기고 올리면서 돌담을 완성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면, 더욱 정감이 가득한 장소로 느끼게 되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특히 가족들이 고인을 생각하며 돌 하나씩 옮기고 올리면서 돌담을 완성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면, 더욱 정감이 가득한 장소로 느꼈다. 이러한 감정은 전 세계의 어느 화산섬-그리스 산토리니·크레타, 하와이의 마우이섬 등-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제주만의 이미지였다.

제주의 독특한 장례문화 중 하나인 산담은 다양한 역할을 한다. 1차적으로는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봉분을 보호하는 울타리 기능이고, 2차적으로는 묘비와 동자석 등과 함께 이곳에 묘소가 있음을 알려주는 표지판 역할이다. 하지만 산담의 역할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사랑하는 가족을, 친분을 나누며 함께 성장해온 동료를, 그리고 평생을 살아온 마을의 일원을 떠나 보내는 마지막 순간에 모두의 손길을 모아 쌓아 올리는 돌담이야말로 고인의 영원한 평안을 기리는 마지막 행위라고 생각했다.

# 산담이 주는 혜택과 변액보험이 주는 ELS에 주는 혜택

이번 회차에서는 금융상품 두 가지를 접목해서 다양한 효과를 제공하는 상품을 소개하려 한다. 마치 한 번 세워진 산담이 울타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돌담의 특성상 강한 바람에 견디는 등 오랜 시간 쓰러지지 않으면서, 더 나아가 이 곳에 묘지가 있음을 알려주는 역할처럼 말이다. 

(2019년 1월 2일자 참조) 지난 7회차 기고문 <상부상조? '겹부조' 문화가 생각나는 투자 상품>에서 언급했던 주가지수연계증권(ELS, Equity-Linked Securities)는 미리 정해놓은 조건이 충족하면 투자수익금을 지급하는 구조화상품이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투자위험은 줄이면서도, 예금금리(약 2~3%)보다 높은 이익률(약 3~6%)을 제공하기 때문에 목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자 하는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이렇게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가지수연계증권(ELS)을 변액보험로 둘러싼 형태의 변액ELS보험을 살펴 보자. 일반적으로 ‘변액보험’은 10년 이상의 만기를 갖는 장기의 보험상품인데, 세제혜택이 많아 종신보험이지만 장기투자를 통해 만기(사망)보험금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보험상품이다. 기존의 변액보험은 주로 주식형이나 채권형 펀드를 편입해 운용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만기보험금을 키워가는 구조였다.

제공=손권석. ⓒ제주의소리
제공=손권석. ⓒ제주의소리

우선, 변액ELS보험은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한다. 주가지수에 연계해 6개월에 한번씩 높은 금리로 상환이 가능한 주가지수연계증권(ELS)를 편입하기 때문이다. 최근 편입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수익률은 대략 연 5~7% 수준이다. 참고로 기존 변액보험이 펀드를 편입하는 경우, 펀드의 손익여부에 따라 만기보험금(또는 해약환급금)이 영향을 받기도 한다. 

둘째, 이러한 주가지수연계증권을 변액보험을 통해 투자하는 가장 큰 장점은 비과세 수익을 지급한다. 예를 들어, (만기 등의 조건을 충족한다는 가정하에) 편입된 주가지수연계증권(ELS)에서 발생하는 수익(약 5~7%)은 모두 비과세로 지급한다. 참고로 주가지수연계증권에 직접 가입한 경우 모든 수익금은 과세된다. 

셋째, 만기지급식과 월지급식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는데, 월지급식으로 가입하는 경우 매월 일정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 납입원금은 남아있는 상태에서 수익금만 지급하다가, 해약시(또는 피보험자의 사망시) 원금이 해약환급률에 따라 상환한다. 따라서 가입 전에 해약환급률 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데, 최근 금융회사에 출시된 상품들의 환급률이 양호한 수준이어서 더욱 자금이 몰리고 있다.

넷째, 변액ELS보험은 생명보험의 형태이므로, 피보험자(계약자)의 사망시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기간 중에 통상적으로 계약금액의 10% 수준의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운용수익 이외에 지급되는 사망보험금은 상속자산을 늘려주는 효과를 낳는다. 따라서 최종적으로는 장례에 필요한 비용 또는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번 회차에서는 제주의 독특한 장례풍습 중 ‘산담’을 살펴보았으며 이와 관련한 금융상품으로 변액ELS보험을 선정해 보았다. 산담은 묘소를 보호하는 울타리인 동시에, 견고함을 지니고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기능을 한다. 이처럼 변액ELS보험은 만기가 길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장점과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변액보험의 장점만을 한데 모은 금융상품이다.
 

# 손권석은? 

현재 KEB하나은행 제주금융센터 내 제주인터내셔널PB센터를 이끌고 있는 프라이빗뱅커이다. 미 일리노이대학 경영대학원 MBA 출신으로 세계적인 IT서비스기업인 아이비엠에서 기술영업대표와 컨설턴트를 지냈다. KEB하나은행 입행 후 거액자산가들을 위한 금융상품 개발과 자문업무를 수행했고, 부자들의 투자방법과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기 위해 부자보고서를 발간했다. 금융업의 집사라고 불리우는 프라이빗뱅커(Private Banker) 업무는 금융자산 관리 뿐만 아니라 부동산과 기업재무관리까지를 포함한다. 가업승계와 증여를 통해 절세전략을 세우는 등 가문의 재산을 관리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학창시절부터 세계배낭여행과 국제교류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접해 본 여행가이며, 2001년 가을 이후 제주의 매력에 빠져 사진기 하나를 달랑 메고 계절마다 제주를 찾았던 제주 애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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