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풍습 속 숨겨진 금융상식] 18. 고사리나물과 바다 생선

# 제주 ‘싯게’ 지낼 때 빠지지 않는 음식: 고사리나물과 비늘 있는 생선

제주에서는 제사를 ‘싯게’라고 한다. ‘싯게 먹었다’고 하면 가족들과 함께 제사를 지내고 제사밥을 먹었다는 의미이다. 지난 설 명절 특집기고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제주에서 명절 차례와 제사 지낼 때 떡이나 감주 대신 롤케이크나 감귤 주스가 올라간다. 그런데 제주에서 제사를 준비하는 제수품목 중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더 있다. 바로 고사리 나물이다.

고사리는 예부터 ‘산에서 나는 소고기’라고 부를 정도로 단백질, 칼슘, 철분 등 무기질 영양소가 많아 상급 식재료였다. 조선시대에는 ‘궐채’라고 하여 한양으로 진상하던 품목이었고, 제주바다로부터 나는 전복과 더불어 최고의 진상품 중 하나였다. 이러한 고사리를 4~5월중에 채취하고, 끓는 물에 삶아 독성을 뺀 후에 햇볕에 말리는 과정을 거쳐서 준비한다. 

청정지역 제주 숲 속에 자라는 고사리는 더욱 각광을 받는다. 시내에 있는 고사리해장국, 고사리육개장으로 유명한 한 식당을 찾았는데, 많은 관광객들이 그 진가를 어찌 알았는지 이른 아침부터 찾아와 신기할 정도이다. 

제주의 제수 중 어적을 준비할 때 또 다른 특이한 점이 있다. 비늘이 있는 바다 생선을 써야하는 것이다. 육지 지방의 경우, 마른 명태(북어)나 민어, 또는 홍어를 올리는 경우도 있는데 반면, 제주에서는 살짝 말린 옥돔이나 황돔(벵꼬돔)을 기름에 튀기듯 구워 올린다.  

제수에 참돔, 황돔, 옥돔 등 도미류가 오르는 이유는 아무래도 행운을 가져다주는 물고기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일상과 회갑연 등 경사스런 날과 제사상까지 빠지지 않고 오른다. 또한 참돔의 수명이 보통 30~40년이나 되는데, 물고기 중에서는 매우 긴 편이어서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 제사상에 오르는 고사리 나물처럼 투자 상품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상품을 선정해야 한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 입맛에 맞는 금융상품 고르기 전, 중요한 원칙: 투자 적합성

‘적합성의 원칙’이란 금융회사(은행, 증권회사, 보험회사 등)가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경우, 금융소비자의 여러 특성을 신중하게 파악한 후 이에 적합한 상품을 권유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2009년 4월에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투자자를 ‘일반투자자’와 ‘전문투자자’로 구분하고 각각 투자자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선정해 권유한다.

예를 들어 일반투자자에게 투자 권유를 할 때 면담이나 질문 등을 통해 반드시 투자자의 투자목적, 재산상황, 투자경험 등을 파악해야 한다. 투자 목적이 노후자금 축적인지, 목돈을 운용하여 수익실현을 원하는 것인지에 따라 선택 가능한 금융상품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의 대학학자금 마련을 위해서라면 적립식 상품을 통해 안정적이고 꾸준히 잔액이 늘어나는 방식의 투자가 적합하겠다. 지속적인 소득이 있고 은퇴 시에 현금 자산을 극대화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조금 더 적극적인 투자 상품을 운용하여 투자수익률을 향상시키는 접근도 유효하다. 

예금자보호제도를 활용해 금융기관별로 1인당 5000만원까지의 예금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보호해 주는 것도 최대한 활용하되, 다양한 금융 기법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 

# 사회 초년생이라면 ‘청년 우대형 주택청약 종합저축’

입사한지 3년 이내 청년이라면, ‘청년 우대형 주택청약 종합저축’을 꼭 가입하길 바란다. 기존 주택청약 종합저축의 청약 기능과 소득공제 혜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재형 기능이 강화됐다. 무주택이면서 가입 후 3년 내에 세대주 예정자이거나, 무주택세대의 세대원 중 만 19~34세 청년이 지원할 수 있다. 가입자의 소득도 연 3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청년 우대형 주택청약 종합저축’에는 ▲금리 우대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이 있다. 소득공제는 무주택세대주에 대해 연 240만원 한도로 40%까지 소득공제를 제공한다.(기존 주택청약 상품과 동일). 다만 금리는 기존 주택 청약보다 연 600만원 한도 최대 10년간 우대금리 1.5%포인트를 우대해 적용한다. 이자 소득은 가입기간 2년 이상 유지 시 최대 10년에 대한 이자 소득에 대해 500만원까지 비과세 적용하기에 세금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 만 65세 이상의 어르신이라면, 올해 안에 ‘비과세 종합저축’

만 65세 이상의 개인 투자자라면 비과세 종합저축을 반드시 가입하자. 비과세종합저축은 만 65세 이상의 개인 또는 장애인, 기초 생활수급자만 가입이 가능한 금융 상품이다. 예금이자의 15.4%로 부과되는 소득세를 원천징수 하지 않는 비과세혜택이 주어진다. 

‘비과세 종합저축’을 예금으로 운영하는 것도 좋지만, 비과세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금 고민해 볼 수도 있다. 최근 주가연계증권으로 가입이 확대돼 연 4~5%의 높은 수익을 달성하면서도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15년에 생계형 종합저축제도가 승계되면서 2019년 일몰될 예정이다. 물론 현재 정부에서 연장 여부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일단은 올해 연말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조건에 해당되는 개인투자자 분들이라면 가입을 서두르시길 바란다. 

제주 제사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고사리 채와 비늘 있는 바다 생선. 격식에 맞추면서도 입맛에 맞는 제수를 준비하는 것도 정성이 필요하다. 투자 상품도 마찬가지다. 투자자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투자목적, 재산현황, 투자경험에 알맞은 투자 상품을 선정해야만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투자의 결과가 기대 이하의 수익률을 보여주거나, 원하지 않는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를 시작했다가 낭패를 본다면 그것은 분명 좋은 투자전략이 아니다. 

각자의 입맛에 맞도록 투자방안을 실행하되, 원칙에 입각한 투자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즉 적절한 위험을 부담해 정당한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최선의 투자전략이다.  

# 손권석은? 

현재 KEB하나은행 제주금융센터 내 제주인터내셔널PB센터를 이끌고 있는 프라이빗뱅커이다. 미 일리노이대학 경영대학원 MBA 출신으로 세계적인 IT서비스기업인 아이비엠에서 기술영업대표와 컨설턴트를 지냈다. KEB하나은행 입행 후 거액자산가들을 위한 금융상품 개발과 자문업무를 수행했고, 부자들의 투자방법과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기 위해 부자보고서를 발간했다. 금융업의 집사라고 불리우는 프라이빗뱅커(Private Banker) 업무는 금융자산 관리 뿐만 아니라 부동산과 기업재무관리까지를 포함한다. 가업승계와 증여를 통해 절세전략을 세우는 등 가문의 재산을 관리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학창시절부터 세계배낭여행과 국제교류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접해 본 여행가이며, 2001년 가을 이후 제주의 매력에 빠져 사진기 하나를 달랑 메고 계절마다 제주를 찾았던 제주 애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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