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손색시' 27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두 차례 공연...배조주, 김녕사굴 등 제주 설화로 재창작

이번 주 토요일(27일), 제주에서 주목할 만 한 뮤지컬이 열린다. 김녕사굴, 배조주의 딸 등 다양한 제주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손색시>다. 극본 김지식, 연출 김재한이다.

27일 오후 3시와 7시 30분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처음 선보이는 <손색시>는 국내외 널리 알려진 ‘손 없는 색시’ 설화에 배조주의 딸, 김녕사굴, 서복, 판관 서련 등 가상과 실제를 넘나드는 다양한 제주 이야기를 융합해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이다.

조선시대, 제주도에서 손 없는 귀신이 남자들을 홀려 잡아간다는 흉흉한 소문이 퍼진다. 때마침 한양의 철부지 금수저 양반 도령 ‘서련’은 종복 ‘칠성’과 함께 유람 차 제주를 찾는다. 늦은 밤비를 피하고자 들어간 어느 흉가에서 서련과 칠성은 손 없는 귀신을 만난다. 주최 측은 <손색시>에 대해 “제주의 강인한 여성상과 성장기를 그린 어드벤쳐 성장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총감독 겸 작곡·음악감독 김경택(現 제주도립 서귀포관악단 수석 단원)이 만든 수록곡은 <손색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출연진은 대학로에서 활동하는 젊은 배우 위주로 구성했는데, 남녀 주연을 선발하는 공개 모집에 총 300명 가까운 인원이 참여하는 등 일찌감치 큰 관심을 끌었다. 부족한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많은 배우들이 공개 모집에 참여한 이유가 바로 노래의 힘이라는 게 주최 측의 자평이다. 출연진은 김지송, 최가현, 윤동기, 강하나, 노현, 박진주, 방은지, 윤성돈 등 모두 8명이다. 

<손색시>가 주목 받는 이유는 제주의 이야기를 가지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었고, 제주 출신 예술인이 주도했기 때문이다. 총감독인 김경택은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16년간 음악감독, 연주자,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사천세계타악콩쿠르 대상, 미국CML 국제작곡콩쿠르 특별상, 서울드럼페스티벌 개·폐막공연 음악감독 등 다방면으로 활동했다. 제주에 돌아와서는 4.3평화음악제 음악감독, 50주년 도민체전 개막곡 작곡,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기념 파리 공연 등을 맡았다. 

김경택은 “공연 하기 전에 대본, 음원만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아 올해 10월 27일 파리한인예술인협회 초청으로 프랑스 공연이 확정됐다. 내년 제주아트센터와 함께 규모를 키운 공연 계획 역시 상당부분 구체화된 상태다. 앞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라며 “이번 작품은 일반적인 뮤지컬 제작비로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배우와 스탭들은 작품이 가진 가능성에 공감해 참여했다”고 밝혀 관심이 모아진다.

<손색시>는 올해 제주문화예술재단 일반예술공모 지원사업 창작부문에 선정됐다. 

연출을 맡은 김재한은 대학로 히트작 <자메이카 헬스클럽>을 만든 장본인으로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극 예술 경험을 지녔다. 김지식은 뮤지컬 <고래의 꿈>, <달다방>과 연극 <헬로 고스트>, <신팽슬 여사 행장기> 등을 집필했다. 

공연 관람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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