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19 클낭 펠로우의 4인 4색 아이디어는?

2019 클낭 펠로우로 선정된 4인. 왼쪽부터 제주망치의 이현주 씨, 셰어 앤 셰어의 김진아 씨, 숲마을 간식연구소의 문선미 씨, 동쪽마을의 황은 씨. ⓒ 제주의소리
2019 클낭 펠로우로 선정된 4인. 왼쪽부터 제주망치의 이현주 씨, 셰어 앤 셰어의 김진아 씨, 숲마을 간식연구소의 문선미 씨, 동쪽마을의 황은 씨. ⓒ 제주의소리

제주의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사회혁신 창업자를 지원하는 ‘2019 클낭 챌린지 소셜벤처 창업 공모전’에서는 제주 현실과 맞닿은 비즈니스 모델들이 탄생했다. 

광주지방 고용노동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주최하고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지역혁신프로젝트의 일환인 클낭 챌린지 2019는 제주를 변화시킬 사회적기업가를 키우고, 사회혁신에 대한 지역주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

단순 순위를 가려 지원금을 주는 게 아닌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이끌어내는 게 목표였고, 참가자들은 맞춤형 컨설팅을 거쳐 최초 아이디어를 현실성 높은 구상과 계획으로 구체화시켜냈다. 

이번 2019년 프로젝트에서 참가자들은 이런 취지에 부합하듯 제주의 지역사회 문제와 밀접한 사회적 미션을 담은 비즈니스 모델들을 구현해냈다.

주택 수리 걱정, 수리업체-소비자 연결로 해결 ‘제주망치’

가게나 집 수리 때문에 애를 먹은 적이 있다면? 생활정보지를 뒤져 기술자에게 연락했는데 비용이 과다한 것 같다면? 수리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제주망치’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어떤 공사나 수리 작업이 필요할 때, 전문기술자들이 모여 있는 하나의 통로가 있고, 신뢰도나 가격 합리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소비자들에게는 아주 기쁜 소식이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이현주씨의 “태풍으로 파손된 곳에, 혹은 작은 공사가 필요한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고 클낭 챌린지 2019를 통해 본인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게 됐다.

이씨는 “제주도에서 꾸준히 살면서 일을 하고 싶어하는 기술자들을 만났고, 나름대로의 시장조사에서 정말 필요한 사업이라는 의견을 많이 받았다”며 “필요한 소비자들이 편하게 이용하면서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까운 유아동용품 공유 꿈꾸는 ‘셰어 앤 셰어’

가격은 만만찮은데 정작 오랜 기간 쓰지 못하는 유아용품과 아동용품. 김진아씨는 ‘공유’에서 답을 찾았다.

유아동용품 공유 서비스 ‘셰어 앤 셰어’는 회원가입을 한 뒤 물건을 3개 등록하면, 원하는 용품을 빌릴 수 있다. 공유의 안정성을 책임지고 물품의 전반적인 상태를 관리하면서 유아동용품 공유 문화의 저변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셰어 앤 셰어는 편리한 물품 공유 서비스를 넘어 환경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서 활동하던 김씨는 “유아동 용품이 정말 짧게 쓰여지고 버려진다”며 “제주의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데 사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재사용’”이라고 말했다.

또 “하드웨어 공유를 넘어 소프트웨어의 공유를 꿈 꾼다”며 “회원 간 육아 자체에 대한 공유, 환경 아이디어에 대한 공유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방과후 간식 ‘숲마을 간식연구소’

학교가 끝났어도 부모님은 여전히 일하는 중이다. 가장 큰 걱정은 아무래도 간식이다. 정오쯤 점심식사를 하고난 뒤 저녁시간까지는 시간이 너무 길다. 근처에 아이들이 간식을 구입할만한 적당한 식당이나 가게가 없다면 걱정은 더 커진다.

애월읍 납읍리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 문선미씨가 ‘숲마을 간식연구소’를 구상한 이유다. 미리 부모가 주문 예약을 하면, 아이들은 하교길에 간식연구소에서 싱싱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내 아이에게 줄 간식을 조금 더 많이 한다’는 마음으로 간식연구소를 꾸릴 생각이다. 맞벌이 부부, 매일 아이에게 다양한 간식을 챙겨주기 어려운 부모들에게는 희소식이다. 단순 음식과 테이블 뿐 아니라 책도 있고, 아이들이 편하게 머물면서 대화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이 지향점이다. ‘방과후 아이들이 갈 곳이 없다’는 현실 역시 간식연구소의 또 다른 탄생 배경이다.

문씨는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에서 겪는 작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클낭 챌린지에 참여했고, 문제의식을 구체적으로 다듬을 수 있었다”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을 꾸미고 있다. 아이들이 간식을 먹는 공간에서 즐겁고 행복한 느낌을 가지기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제주시 동부지역 문화공간 ‘동쪽마을’

제주시 동부지역, 혹은 읍면지역에서 원하는 문화강좌를 받기 위해선 연동까지 가야했다. 자연스레 ‘우리 동네에 편하게 모여 그림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니 이런 공간이 딱 필요했다는 의견들이 나왔고, 강사들 입장에서도 또는 주변 사람과 나눌 재능을 가진 사람들 입장에서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황은씨의 ‘동쪽 마을’은 삼양동의 한 안락한 공간에서 문화예술 각 분야에 재능을 지닌 강사들과 그림과 글에 관심이 많은 주민들을 이어주기 위해 탄생했다. 그림과 함께 퀼트, 우쿨렐레 다양한 문화강좌를 들을 수 있다.

황씨는 “예전에 그림 강좌를 하는데 물감 사용 때문에 카페에서 진행하기도 여의치 않았다. 공간 구하기가 어려웠다”며 “재능이 있지만 미처 못 펼치는, 공간이 없는 강사들도 함께 이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클낭을 통해 하나부터 열까지, 테스트를 하고 구체화하는 과정까지 큰 도움을 받았다”며 “우리 동네에 사람들이 편하게 항상 올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관계자는 “클낭 챌린지는 참가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은 상향식 시민 주도형 문제해결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자발성을 존중하는 맞춤형 컨설팅은 클낭 펠로우들이 창업 후 안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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