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야 고치글라’ 29일 제주해군기지 출발...8월3일까지 5박6일 108.7km 대장정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40분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첫날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참가자들 이날 남원생활체육관까지 24.2km를 걷는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40분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첫날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참가자들 이날 남원생활체육관까지 24.2km를 걷는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12년째 이어진 제주해군기지 싸움 속에서 올해로 8번째를 맞이한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이 어김없이 폭염을 뚫고 또다시 평화를 향한 힘찬 외침과 발걸음을 내딛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등은 29일 오전 9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의 시작을 알렸다.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 속에서도 평화의 외침에 공감하는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시민들이 현장을 찾았다. 다른 지역에서 온라인을 통해 신청한 참가자들도 줄을 이었다.

참가자들을 위해 삼다수와 쌀, 식재료, 의약품 등 각계각층에서 물품후원도 잇따랐다.

천주교 제주교구 교구장인 강우일 주교와 부교구장인 문창우 주교도 법환포구를 시작으로 서귀포성당과 위미초등학교를 거쳐 남원생활체육관까지 첫날 24.2km 행진을 함께한다.

강정마을과 연대했던 쌍용자동차 근로자와 기룡전자 노동자, 고교 현장실습으로 숨진 故이민호군의 아버지 이상영씨, 길위의 신부인 문정현 신부도 자리를 지켰다.

홍콩과 오키나와에서 평화 연대의 손길을 보내왔던 국제참가자와 서울 봉제산방과후협동조합 소속 초등학생들도 현장을 찾았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등 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등 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등 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등 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왼쪽부터 강동균 해군기지 강정반대주민회 회장, 홍기룡 제주해군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실현을 위한범대위 위원장, 강원보 성산읍제2공항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
왼쪽부터 강동균 해군기지 강정반대주민회 회장, 홍기룡 제주해군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실현을 위한범대위 위원장, 강원보 성산읍제2공항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

강동균 해군기지 강정반대주민회 회장은 불볕 더위 속에서 강정을 찾아준 각계각층의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강정의 평화를 위한 발걸음에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강 회장은 “경찰청 진상조사를 통해 국가폭력과 인권침해가 낱낱이 드러났다”며 “다행히 경찰청장이 고개숙여 사과를 했지만 진정성을 보이려면 청장이 직접 강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군은 여전히 기지 건설 과정에서 저지른 온갖 음모와 술수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다”며 “그래서 국가폭력에 대해 정부의 구속력 있는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기룡 제주해군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실현을 위한범대위 위원장도 해군을 겨냥하고 더 나아가 국정원과 기무사령부 등 마을갈등을 조장한 국가기관의 사과를 촉구했다.

홍 위원장은 “경찰청장 한 사람의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국정원과 기무사, 청와대도 책임이 있다”며 “이를 통해 마을 공동체가 국가에 의해 파괴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보 성산읍제2공항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정부가 강정마을에 이어 성산에 추진하는 제2공항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산남지역 군사기지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강 위원장은 “강정의 문제는 곧 제2공항의 문제다. 박근혜 적폐 정권이 추진한 제2공항을 문재인 정부가 강행하고 있다”며 “모든 평화 세력과 함께 이를 막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불볕 더위를 뚫고 나가는 한걸음 한걸음이 강정과 성산, 한반도의 평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우리의 땀 한방울 한방울이 모여 정의의 강물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등 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등 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40분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첫날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참가자들 이날 남원생활체육관까지 24.2km를 걷는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40분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첫날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참가자들 이날 남원생활체육관까지 24.2km를 걷는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등 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등 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참가자들은 공동회견문을 통해 “우리의 행진은 생명과 평화의 걸음이라고 확신한다”며 “제주가 전쟁의 기운이 아니라 생명화 평화의 열망으로 전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맡는 이번 행사는 ‘평화야 고치글라’를 주제로 7월29일부터 8월4일까지 5박6일의 일정으로 치러진다.

강정마을은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의 일환으로 2012년부터 생명평화대행진을 진행 중이다. 2008년 첫 도보 순례를 포함하면 12년째 평화의 걸음걸이다.

그동안 남녀노소 전국에서 연인원 1만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노란 물결에 함께했다. 이 기간 참가자들이 함께 누빈 거리만 1300km를 넘어선다. 제주에서 서울을 돌고 와도 남는 거리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9시40분 제주해군기지를 출발해 5박6일간 동쪽으로 108.7km를 걷는다. 

첫날은 강정을 출발해 남원생활체육관까지 24.2km를 행군한다. 30일은 남원에서 표선까지 이동하고 31일에는 성산으로 향한다. 이날 저녁 7시에는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문화제가 열린다.

8월1일에는 성산에서 구좌체육관까지 19.5km를 걷는다. 8월2일은 조천까지 이동하고 마지막 날인 8월3일에는 조천체육관에서 제주시청까지 11.5km를 이동한다.  

종착지에서는 오후 5시30분부터 평화문화제가 열린다. 마지막 행사는 90분간 음악과 공연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40분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첫날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참가자들 이날 남원생활체육관까지 24.2km를 걷는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40분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첫날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참가자들 이날 남원생활체육관까지 24.2km를 걷는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40분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첫날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참가자들 이날 남원생활체육관까지 24.2km를 걷는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019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29일 오전 9시40분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첫날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참가자들 이날 남원생활체육관까지 24.2km를 걷는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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