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탑밴드 제주] 밴드 부문 중학생 대거 참여, 개인 부문 초등생 신설...밴드 대상은 한림중 ‘코르크’

청소년들의 넘치는 끼는 그 자체만으로 찬란히 빛난다. 한층 커진 무대와 더욱 싱그럽고 다양해진 <2019 탑밴드 제주>. 남녀노소 관객들은 청소년 밴드 무대에 미소 짓고 환호성을 질렀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한 '2019 탑밴드 제주'가 8월4일 오후 1시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제주의소리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한 '2019 탑밴드 제주'가 8월4일 오후 1시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제주의소리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2019 탑밴드 제주>가 4일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탑밴드 제주>는 어느덧 청소년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제주 최고의 청소년 밴드 경연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부터 드럼과 기타 개인 경연부문을 추가하고 신청 자격도 성인 대학생(만 24세)까지 넓히며 규모를 키웠다. 올해는 개인 경연에 초등학생 부문을 새로 더하면서 유소년부터 청년까지 모두가 즐기는 음악 행사로 발전했다.

밴드 부문은 36팀이 신청해 치열한 예선을 거쳐 12팀이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영예의 최고상, 대상은 한림중학교 ‘Cork(코르크)’가 차지했다. '코르크'는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록 그룹 AC/DC의 대표곡 <highway to hell>을 열창했다. 영화 <스쿨 오브 락>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와 중학생답지 않은 당찬 모습에 관객들은 큰 웃음과 환호를 보냈다. 나름 진지했기에 그래서 더 귀여운 퍼포먼스와 열정은 비록 3인조 밴드에 불과했지만 무대를 꽉 채웠다. 특히 기대 이상의 매끄러운 영어 발음으로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코르크에게는 상금 150만원이 수여됐다. 

대상의 영예를 안은 한림중학교 'Cork(코르크)'. ⓒ제주의소리
대상의 영예를 안은 한림중학교 'Cork(코르크)'. ⓒ제주의소리

최우수상은 함덕중학교 ‘방음이안돼’에게 돌아갔다. '방음이안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와 <인어공주> 수록곡 <Try Everything>, <Under the Sea>를 한 곡으로 묶는 편곡으로 눈길을 끌었다. 여성 보컬은 작은 체구지만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와 개성 있는 음색이 돋보였다. 여기에 밴드 멤버들의 깜찍한 퍼포먼스와 건반을 적극 활용한 연주 역시 인상적이었다. '방음이안돼'에게는 상금 100만원이 주어졌다

우수상은 남녀 보컬이란 이색 조합으로 묵직한 메탈을 들려준 연합팀 ‘Lazarus’(라자루스)가 받았고, 장려상은 무대 매너와 풋풋한 매력을 뽐낸 저청중학교 ‘밴드 해삼’에게 돌아갔다. 가장 멋진 무대 퍼포먼스를 꼽는 ‘베스트 퍼포먼스상’은 아라청소년문화의집 ‘Jaguar’(재규어)가 수상했다. 

이번 경연대회에서는 1, 2등을 모두 중학생 밴드가 차지하면서 어느 때보다 이변을 남겼다. 대상 '코르크', 최우수상 '방음이안돼'는 비록 나이가 고등학생, 대학생 선배들보다 어리지만 밴드 구성원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호흡과 조직력, 각자 확실한 무기를 보유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9 탑밴드 제주'에서 신설된 드럼과 기타 솔로부문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제주의소리
'2019 탑밴드 제주'에서 신설된 드럼과 기타 솔로부문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제주의소리

개인 경연은 초등부와 청소년부로 나뉘어 진행했다.

초등부 드럼 솔로는 모든 참가자가 수상했다. 이예빈·장연희(장려상), 이민준(우수상), 김건영(최우수상)에 이어 영예의 대상은 손혁준에게 돌아갔다. 손혁준은 무덤덤한 표정과 빠르고 정확한 손동작의 조합으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연주하면서 객석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청소년부 드럼 솔로는 강한결(제주제일중3)이 우승했다. 강한결은 Anika nilles의 <Queenz>와 Benny greb의 <grebfruit> 두 곡을 준비했는데 다소 차분한 첫 곡에 이어 두 번째는 브라스 사운드를 곁들인 재즈곡으로 분위기를 사로잡았다. 두 번째 곡에서는 빠른 속주를 보여주면서 관객 호응까지 여유있게 유도했다.

청소년부 기타 솔로 우승은 현가한(서귀포고3)이 차지했다. 현가한은 지난해에 이어 기타 솔로 2연패를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번 무대에서는 Tommy Emmanuel의 <Classical Gas>을 연주했는데, 연주 기법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본인의 창작성을 한껏 담아 편곡·연주했다. 지난해보다 자유로운 에너지가 한층 커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유의 기교와 여유를 변함없이 발휘하면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형, 누나들 파이팅” 응원으로 분위기를 한껏 키운 무릉초등학교와 초등학생 밴드 ‘SIMPLE’(심플), 첨단기기를 사용해 장르 구분을 뒤섞은 새로운 음악으로 관객을 매료시킨 ‘DPOLE’(디폴) 등 축하 공연도 큰 박수를 받았다.

‘DPOLE’(디폴)의 축하공연. ⓒ제주의소리
‘DPOLE’(디폴)의 축하공연. ⓒ제주의소리

임채광, 문승찬, 안규한 심사위원은 “다양한 음악을 경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자기가 좋아하는 하나라도 제대로 집중해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밴드는 연습시간이 많아야 하고, 더불어 늘 함께 놀고 지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탑밴드 제주>는 중학생 밴드 비중이 크게 높아졌고, 음악 역시 다양해져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한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다. 

중학생 밴드가 대상과 최우수상을 차지하는 ‘반란’을 일으키면서 저력있는 음악은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을 몸소 입증했다. 앞으로 실력 있는 팀들을 발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장르 또한 하드록, 메탈, 국내가요 등 고른 구성을 보였고 본인만의 음악색을 입힌 인상적인 편곡도 눈에 띄었다. 개인 경연은 초등부까지 확장하면서 음악의 꿈을 키우는 어린 새싹들을 위한 소중한 기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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