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조천읍 람사르습지도시 지역관리위원회가 선흘2리 내 조성되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자 측과의 협약을 일절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업 추진의 난항이 예상된다.
람사르습지관리위는 최근 사업자 측에 "람사르습지도시 지정에 반하는 반 생태적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을 반대하고, 귀사와 협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냈다고 8일 밝혔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은 지난해 11월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에서 지역주민 및 람사르습지위 관계자와의 협의를 전제로 조건부 수용된 바 있다. 사업자 측은 마을 주민들의 총의가 아닌 마을 이장과 독단적으로 협약을 체결하며 논란을 부추겼다.
그러나, 또 다른 전제조건인 람사르습지위와의 협의가 원천 차단되면서 사업 추진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람사르습지위는 사업자측에 송부한 답변서를 통해 "일방적으로 협조를 구하는 방식, 자신들의 사업내용만 설명하는 방식, 이율배반적인 협약서 작성을 요구하는 방식 등 형식적으로 협의를 시도했다는 명분을 쌓아 악용하려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형식적인 서류에 의해 사업승인이 이뤄지는 경우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람사르습지위는 "사업자와 선흘2리 마을회가 지역상생방안 실현을 위한 상호협약서를 체결한다고 했으나, 다수 주민은 여전히 총회에서 결정된 공식적인 의견인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고, 마을 이장이 다수 주민의 뜻에 반해 날인한 상호협약서에 대해 '무효확인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 위원회는 주민 화합과 평화를 원하는 다수 주민의 뜻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업자가 보내온 '전략적 제휴 및 업무 협약서' 내용 또한 주민이 배제된 내용만 늘어놓고 있다. 주민 참여에 의한 습지 보전과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을 통한 지역의 평화와 행복을 지키려는 람사르습지위의 활동 목적에 반하는 내용이므로 귀사의 전략적 제휴 및 업무 협약서를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또 "협약서 내용 중 생태관광상품 개발 등을 언급하고 있으나, 제주지역에 생존한 적도 없어 지역의 생태계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자, 호랑이, 곰, 기린 등 이질적인 동물을 23종 500여 마리를 관광 상품으로 계획한 그 자체로 이미 생태적 가치를 심히 훼손하는 것이어서 전혀 설득력을 찾을 수 없는 이율배반적인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람사르습지위는 "사업자는 지난 2018년 12월 11일 제주도에 제출한 공문에 람사르습지위와 상호발전을 위한 협의를 했다고 명시했지만, 우리 위원회는 그동안 공식적으로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자와 협의한 사실이 없다. 또 지난 4월 12일 환경보전방안검토서 심사위원회에서도 '람사르 위원장을 직접 만나 이에 대해 논의를 했다'는 취지로 발언했지만, 이는 허위사실이었다"고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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