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어승생 제2저수지 암반 반출 야적장 공사가 발단...사고후 사업자-건설인노조 한달째 ‘다툼’

 

제주에서 발생한 크레인 사고를 두고 업체와 건설인 노조 간 책임 싸움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도심 한복판에서 새벽 소음 시위가 발생하는 등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전국건설인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는 19일 오전 4시30분 제주시 연동 신광로터리 북동쪽 공터에서 크레인으로 차량을 지상 위로 올려 투쟁가요를 방송하는 초유의 고공시위를 벌였다.

집회·시위의 발단이 된 사고는 7월8일 오전 7시30분 제주시 해안동 한라산국립공원 생태복원사업장 인근에 위치한 도유지 임시야적장에서 발생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어승생 제2저수지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암반 31만8000㎥에 대해 2015년 공개매각 절차를 진행했다.

당시 A사는 13억원에 낙찰 받아 암반 소유권을 얻었다. 문제는 그 이후 발생했다. 당초 A사는 공사장 주변에서 파쇄기를 설치해 암반을 외부로 유출하려 했지만 불가능해졌다.

암반 야적 장소가 한라산국립공원 경계지 내부에 위치한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부가 파쇄기 설치 등 일체의 개발행위를 불허했다.

전국건설인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19일 오전 4시30분 제주시 연동 신광로터리 동북측 공터에서 크레인 전도 사고에 항의하는 차량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에서 투쟁가요가 방송돼 주민들이 새벽잠을 설쳤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전국건설인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19일 오전 4시30분 제주시 연동 신광로터리 동북측 공터에서 크레인 전도 사고에 항의하는 차량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에서 투쟁가요가 방송돼 주민들이 새벽잠을 설쳤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7월8일 오전 7시30분 제주시 해안동 한라산국립공원 생태복원사업장 인근에 위치한 도유지 임시야적장에서 크레인이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제공-전국건설인노동조합]
7월8일 오전 7시30분 제주시 해안동 한라산국립공원 생태복원사업장 인근에 위치한 도유지 임시야적장에서 크레인이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제공-전국건설인노동조합]

결국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국립공원 인근 도유지에 임시야적장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암반을 A사 소유의 석산개발 현장까지 옮길 경우 운송비를 모두 떠안아야 했기 때문이다. 

최근 파쇄작업을 위해 지반 정리를 하던 중 현장에 있던 25톤 유압크레인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크레인 지지대가 파손됐다.

전국건설인노동조합은 당시 사업자가 지반이 약하다는 말을 무시하고 연약 지반작업 없이 공사를 강행해 사고가 벌어진 것이라며 사고 수습과 조속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측은 “50톤 크레인이 필요한 작업이었지만 사업자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25톤 크레인을 사용했다”며 “크레인 기사가 위험성을 알렸지만 현장 관계자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청 업체와 하도급 업체 모두 책임과 소임을 행하지 않아 중대 산업재해를 야기했다”며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제주도 역시 오히려 사고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사는 이와 관련해 “강제로 작업을 지시한 적 없고 크레인 장비의 노후화 문제일 수도 있다”며 “사고 다음날 해고된 것으로 알려진 크레인 운전사를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건설인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19일 오전 4시30분 제주시 연동 신광로터리 동북측 공터에서 크레인 전도 사고에 항의하는 차량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에서 투쟁가요가 방송돼 밤잠을 설친 주민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전국건설인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19일 오전 4시30분 제주시 연동 신광로터리 동북측 공터에서 크레인 전도 사고에 항의하는 차량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에서 투쟁가요가 방송돼 밤잠을 설친 주민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전국건설인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19일 오전 4시30분 제주시 연동 신광로터리 동북측 공터에서 크레인 전도 사고에 항의하는 차량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에서 투쟁가요가 방송돼 밤잠을 설친 주민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전국건설인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19일 오전 4시30분 제주시 연동 신광로터리 동북측 공터에서 크레인 전도 사고에 항의하는 차량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에서 투쟁가요가 방송돼 밤잠을 설친 주민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그러면서 “사고 장비는 1993년식이며 노조측의 보상액도 무리한 측면이 있다”며 “크레인 운전사와 소유자와 언제든 얘기하겠다. 다만 제3자인 노조 대표단과 대화는 어렵다”고 밝혔다.

제주도상하수도본부는 “노조의 주장대로 우리는 발주처도 아니고 민간업체와 노조간 갈등”이라며 “합의를 위해 우리도 6차례나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의 보상액에 차이가 크다”고 토로했다.

사고 크레인의 소유자는 항의의 뜻으로 오늘(18일) 새벽 신광로터리에서 크레인으로 자신의 차량을 지상 약 10m 높이에 올려 투쟁가요가 담긴 노래를 방송하기 시작했다.

새벽 4시30분부터 노래가 신광로터리 인근 주택가로 퍼져나가면서 주민 수 백 여명이 밤잠을 설쳤다. 동시에 112에만 180여 통의 민원 신고가 잇따르면서 한때 통화가 마비되기도 했다.

현장 주변에는 호텔과 아파트, 단독주택 등이 위치하고 있어 애꿎은 주민 수 백 여명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한 주민은 “무슨 집회를 이런 식으로 하느냐. 어린이와 어르신들까지 새벽에 잠도 못자고 있다”며 “선량한 시민들을 볼모로 하는 시위는 공감을 얻을 수 없다”고 쓴 소리를 건넸다.
 

전국건설인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19일 오전 4시30분 제주시 연동 신광로터리 동북측 공터에서 크레인 전도 사고에 항의하는 차량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에서 투쟁가요가 방송돼 밤잠을 설친 주민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전국건설인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19일 오전 4시30분 제주시 연동 신광로터리 동북측 공터에서 크레인 전도 사고에 항의하는 차량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에서 투쟁가요가 방송돼 밤잠을 설친 주민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전국건설인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19일 오전 4시30분 제주시 연동 신광로터리 동북측 공터에서 크레인 전도 사고에 항의하는 차량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에서 투쟁가요가 방송돼 밤잠을 설친 주민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전국건설인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19일 오전 4시30분 제주시 연동 신광로터리 동북측 공터에서 크레인 전도 사고에 항의하는 차량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에서 투쟁가요가 방송돼 밤잠을 설친 주민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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