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때 처음 본 뮤지컬은 아마 흑백 TV 스크린에서 본 ‘주디 갈랜드’(Judy Garland) 주연의 <Oz의 마법사>였다. 처음 본 그것에 얼마나 매혹되었는지!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 작품은 지금까지도 매년 1회 이상은 공영방송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수작으로 자리 잡았다. 그 환상적인 세트의 작품이 1935년에 만들어졌다 한다. 그 당시에는 별로 인기가 없었지만, 방영이 거듭될수록 고정 관객이 늘어나는 진품이다. 

다음으로 중학교 시절 단체 관람으로 본 <Sound of Music>이다. 목이 길고 순수한 모습을 한 여주인공 ‘줄리 앤드류스’(Julie Andrews)의 청아한 목소리와 아름다운 선율의 노래들. 기실 1시간30분 동안 숨 가쁘게 아름다움만을 보여주었다. 덕분에 청년 시절에는 아름다운 목소리의 여자와 만나서 대화를 했으면 여한이 없겠다 하는 몽상에 빠져 보기도 하였다. 

그런 내가 가족 뮤지컬을 만든다. 제목은 <별이 아빨 찾아라!>이다.

이번 공연에서 나의 원고에도 필수적인 변화가 생겼다. 우선 작가로서 일반극적인 치밀한 구성보다는 노래하는 배우들을 고려하여 대사의 간결성과 내용의 어렵지 않은 전달력을 우선으로 하였다. 우선 내 간접 경험상, 좋은 뮤지컬은 좋은 선율의 노래(음악)가 결정적이다. 이번 뮤지컬은 20대 제주 출신 작곡가가 만들었다. 제주 바다 냄새와 물빛을 내포한 듯 환상적이며 타향살이에서 불거진 향수가 멜로디에 애틋하게 흐르는 여덟 곡을 준비했다. 뮤지컬 노래들은 흥 나는 박자의 춤과 함께 불린다. 

이 가족 뮤지컬을 제주 어린이와 ‘큰 어린이’, 어른들이 많이 보고 즐겼으면 한다. 제주는 자연 자체에서부터 문화까지 문지기가 필요한 보물창고이다. 이 공연도 보물 구경 작업의 일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린이나 큰 어린이나 모두 두근두근 막에 불이 켜지기를 기다리다가 극이 끝나면 ’와아!‘ 하고 함성을 지르기를 기다려 본다. 나 역시 객석에서 남배우(별이 아빠 분)가 부르는 오프닝 뮤직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가족 뮤지컬 <별이 아빨 찾아라!>는 21일 오후 2시와 4시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다. / 문무환 극단 '파노가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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