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아트센터 기획 공연 ‘카르멘’ 27~28일 개최...강혜명 첫 연출 도전

18일 열린 제주아트센터 기획공연 오페라 '카르멘' 기자간담회. ⓒ제주의소리
18일 열린 제주아트센터 기획공연 오페라 '카르멘' 기자간담회. ⓒ제주의소리

제주 공공기관(제주아트센터)이 기획하고 민간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가동하는 합작으로 대형 오페라가 탄생한다. 수준급 프랑스 현지 배우, 지휘자까지 초청해 만드는 오페라 <카르멘>이다. 

제주아트센터는 27일(오후 7시 30분), 28일(오후 4시) 오페라 <카르멘>을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제주아트센터가 기획 제작하는 두 번째 공연이다. 지난해 한국오페라70주년 기념사업회와 함께 <라 트라비아타>를 무대에 올린 바 있다. 올해 <카르멘>은 유럽 오페라계를 활발히 누비는 제주 출신 소프라노 강혜명과 제주그랜드오페라단의 손을 잡고 완성했다.

강혜명은 프랑스 마르몽드 국제성악콩쿠르 대상 수상을 포함한 유럽 활동 인연으로 맺은 프랑스 지휘자 필립 메스트레, 소프라노 얀소피벵상, 테너 장노엘과 중국 바리톤 시항을 캐스팅하는데 큰 역할을 맡았다. 이중 30대 초반으로 프랑스에서 오페라 신성으로 주목받는 얀소피벵상은 강혜명이 성악가 최초로 마르몽드 국제성악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캐스팅까지 이어졌다. 

필립 메스트레는 국제 지휘자 협회 회원이자 프랑스 보르도 국립 음악원 고문, 마우리스 라벨 마르몽드 시립 음악원 학장을 맡고 있는 중견 음악인이다. 장노엘은 <카르멘> 돈호세 역을 80회나 소화한 베테랑 성악가다. 시항은 중국의 2대 음악 교육기관인 상하이 국립 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강혜명이 국외 출연진 섭외를 책임졌다면 국내 출연진은 제주그랜드오페라단(단장 김정희 제주대 음악학부 교수)과 김태관 제주아트센터 기획 담당이 도맡았다. 

제주대학교 박웅 교수, 제주대학교 출강 중인 소프라노 강정아, 제주에서 활동하는 레아플라멩코무용단 대표 최재원, 제주대학교 음악학부 2학년으로 젊은 나이에도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는 새내기 성악가 고승보 등 제주 예술인들이 대거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총감독 김정희, 연출 강혜명, 합창 지휘 강창오 등 제주 안에서 중요한 제작 역할을 소화한다. 특히 강혜명은 이번이 첫 오페라 연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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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얀소피벵상, 장노엘, 시항, 고승보. ⓒ제주의소리

제주그랜드오페라단, 코리아솔로이츠오케스트라, 매트합창단, 제주대합창단, 소리풍경어린이합창단, 레아플라멩코무용단 등을 포함해 약 150명의 출연진이 19세기 스페인을 재현한다. 

카르멘은 19세기 낭만주의 오페라 3대 작곡가 거장(이탈리아 베르디, 독일 바그너, 프랑스 비제) 가운데 하나인 비제의 작품이다. 1830년대 스페인 세비야 군부대를 배경으로 정열의 집시 여인 카르멘과 순수한 청년 돈호세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다. 1875년 3월 초연한 이후 대중들에게 크게 호응을 얻으며 세계적인 작품 반열에 올랐다. 카르멘의 아리아 <하바네라>, 에스카밀로의 <투우사의 노래> 등은 대중적으로도 귀에 익은 대표곡이다.

27일은 해외 출연진(카르멘: 얀소피벵상, 돈호세: 장노엘, 에스카미오: 시항), 28일은 국내 출연진(김민지, 박웅, 김현)이 주연을 번갈아가며 맡는다. 서로 다른 매력을 느끼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공연을 앞두고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혜명은 “3년 후면 성악가 데뷔 20년이다. 그동안 많은 무대를 경험했기에 성악가로서는 잘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그런데 연출은 무대 위가 아닌 뒤에서 지켜봐야 하기에 색다른 경험이다. 성악가들을 동료가 아닌 객관적인 하나의 성악가로서 대하고 때로는 성장을 기다려야 하는 위치가 힘들지만 큰 매력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연출하고 싶은 오페라 작품 가운데 하나가 <카르멘>이다. 관객이 매력적인 여인 카르멘 입장에서 그녀의 인생을 느끼는, 새로운 관점으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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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강정아, 시항, 얀소피벵상, 필립 메스트레, 강혜명, 장노엘, 최재원, 고승보. ⓒ제주의소리

이번 공연에서 ‘미카엘라’역을 맡을 강정아는 “서울이나 대구 같은 대도시에 비교하면 현실적으로 제주에서 많은 공연 기회를 잡기가 어렵다. 개인적으로 독일어권에서 성악을 배웠는데 현지 느낌이 충실한 프랑스 오페라에 출연하면서 새로운 공부가 되고 있다. 나를 포함한 제주 출신 성악가, 제작진 모두 협동하면서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계속해서 좋은 공연 기회가 생기고 더 많은 음악가들이 참여하면 음악으로 도민들에게 보답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김태관은 “규모에 걸 맞는 예산과 비교하면 훨씬 적은 예산으로 제작한다. 이것은 공공공연장에서 기획을 하고 인적 네트워크가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세계 주요 오페라 작품을 하나씩 섭렵하면서 도민들에게 보다 나은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제주 예술 토양도 키우는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관람료는 R석 4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이다. 제주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만 예매가 가능하다.

문의 : 064-728-1509, http://www.jejusi.go.kr/acenter/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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