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반대주민회 등 산호충류 수중조사, 법적보호종 다수 발견

30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언론브리핑을 갖고 제주 해군기지 신규 30도 항로 산호충류 조사결과를 설명하고 있는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제주의소리
30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언론브리핑을 갖고 제주 해군기지 신규 30도 항로 산호충류 조사결과를 설명하고 있는 윤상훈 녹색연합 사무처장. ⓒ제주의소리

해군이 역점 추진중인 제주 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신규 30도 항로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핵심구역을 침범하고, 국내외 법적보호종인 연산호 군락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신규 30도 항로 추진이 강행된다면 이미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된 강정등대, 서건도 인근 연산호 군락의 전철을 밟게된다는 주장이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전국대책회의, 강정친구들 등은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제주해군기지 신규 30도 항로 산호충류 조사결과' 언론브리핑을 가졌다.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와 해군은 해군기지의 항로(항로법선 교각 30°) 추가 지정·고시를 추진 중이다. 해당 지역에 대한 용역 조사, 문화재청 문화재현상변경 허가, 저수심 준설 등의 절차를 거쳐 신규 항로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기존 77도 항로로는 안전성의 문제로 15만톤급 국제크루즈선과 항공모함급의 입출항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해군기지의 입지 자체가 대형크루즈선이 드나들 수 없는 구조였던 셈이다.

제주 해군기지 신규 30도 항로 해역에 조성된 연산호 군락지. 사진=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제주 해군기지 신규 30도 항로 해역에 조성된 연산호 군락지. 사진=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제주 해군기지 신규 30도 항로 해역에 조성된 연산호 군락지. 사진=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제주 해군기지 신규 30도 항로 해역에 조성된 연산호 군락지. 사진=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이와 관련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등으로 구성된 연산호TF팀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신규 30도 항로를 위해 준설이 필요하다는 저수지 암초 지역에 대해 조사했고, 이 곳에서 국내외 멸종위기 산호충류가 집단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TF팀은 신규 30도 항로의 수심 9~15m 해역에서 산호정원이 조성돼 있었다고 밝혔다. 분홍바다맨드라미, 큰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연수지맨드라미 등 연산호류를 비롯해 둥근컵산호, 둔한진총산호, 직립진총산호 등의 해양류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보호대상해양생물 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속한 개체다.

특히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로 보호되는 해송과 긴가지해송이 발견됐고, CITES(국제적 멸종위기종의 국가간 거래에 관한 협약) 지정 멸종위기종도 다수 확인됐다. 확인된 법적보호종만 9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TF팀은 정밀조사를 진행할 경우 국내 미기록종과 법정보호종이 추가로 발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신규 30도 항로가 강정 앞바다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천연기념물 421호 문섬·범섬 천연보호구역, 천연기념물 제442호 제주연안 연산호 군락지 등을 침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 해군기지 주변 수심 및 연산호 분포. 사진출처=제주해군기지 환경영향평가서

TF팀은 "신규 30도 항로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저수심 지대의 멸종위기종 산호충류를 훼손하고 지형을 변경해야 한다. 서귀포해역에 상상을 초월하는 환경재앙을 초래하는 일"이라며 "신규 항로에 따른 대규모 준설과 선박 운항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미 제주 해군기지 공사로 인해 강정등대와 서건도 주변 연산호 군락은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 해군기지 건설이 완료됐다고 해서 과거 절차상의 문제와 생태계 훼손이 무마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규 30도 항로 계획을 백지화하고 훼손된 바다 생태 회복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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