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진기] (12)청년 목소리 원하면 실질적 피드백과 변화 있어야

오는 26일 제주시청에서 ‘2019 제주청년의 날’이 열릴 예정이다. 제주와 청년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공감할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청년들이 직접 “청년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주제로 기획했다고 하니 궁금한 분들은 직접 현장에서 그 분위기를 한껏 느끼시면 좋겠다.

지난 2017년 ‘제주청년포럼’, 2018년 ‘청년박람회’ 이름으로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행사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습관적으로 들어온 청년의 소리에 대해 주목해보았다.  

청년들의 참여로 완성되는 행사와 그들이 공감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사자에대한 이해가 필수다. 제주지역에 사는 청년을 이해하기 위해서 도에서는 제주청년원탁회의라는 의견수렴창구도 만들어보고 각종 기관에서 목적에 따라 설문지도 돌려본다. 형식적인 질문에 형식적인 답변이 담기기도 하고, 참여 자체를 이끌기 어렵다고 토로하는 소리도 많이 들린다.

그러나 참여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제주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지역에 함께 살아가는 청년들의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그 소리를 모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고민해야 되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이 실리고 있는 ‘청년들의 진솔한 이야기’ 코너에는 매번 다른 주제의 글이 실리고, 그 글에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댓글을 남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누가 남기라고 시키지 않았을테고 독자 입장에서도 댓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며 들어오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는 청년들이 쓴 내용도 읽으면서 또는 댓글을 보러왔다가 내용도 같이 보게되는 순으로 관심을 갖게 된다.

온라인으로 의견을 남기고 찾아보기도 하는 인터넷 구매에도 활발한 소통의 장이 있다. 구매후기를 보면서 정보를 얻고, 구매를 하고 난 후에 다른 사람에게 살아있는 정보를 주기 위해 의견을 남기곤 한다. 이는 재미와도 연결되어 있다. 살아있는 댓글을 보고 남기는 재미가 쏠쏠한 것이다.

제주청년센터에서는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청년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알리고 기획에 필요한 의견을 온라인 설문을 통해 얻고 있다. 익명으로 고민을 상담해주는 게시판이 생겼는데 고민 제목과 참여 숫자만 보더라도 제주 청년들이 고민이 이렇게나 된다고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이처럼 청년들이 좀더 익숙하고 편안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게 하고 그 내용을 상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 점차 그 온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커뮤니티가 생성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프로그램 참여 후기라든가 공고에서는 알 수 없는 유용한 정보와 주관적인 의견을 댓글로 남기는 기능을 추가한다면 점점 더 많은 청년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수 있을 것이다. 물론 본인의 관점에서 또는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을 남기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청년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듣고자 하는 청년, 여러 기획자, 정책을 수립하고 개선해나가는 분들 모두가 더 많은 관점을 참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도입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청년의 의견을 반영해서 기획하고 정책을 수립했다는 설명은 이제 청년정책의 공식처럼 되어버렸다. 진정 청년의 목소리를 원하는 것이 맞는지 “청년팔이 사회”는 아닌건지 점검하며 가는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사회구조 속에서 권한이 꽤 많은 위치에 계신 분들이 현장에서 내용을 듣고, 지나가는 말이 아닌 실질적인 피드백을 주시는 것이 필요하다.

나의 의견이 경청이 되고 반영 될 수 있는 시스템, “우리 사회”가 있다고 생각이 되어야 자신의 문제로 참여를 해보고, 작동되는걸 보면서 나의 주변, 그리고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갈 것이다. 

내 개인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때면 사회에서 뭔가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도통 관심을 내는 것이 사치가 되고, 이미 정해져있는 결과를 두고 내 시간을 쓰는건 아닌지 기회비용을 계산하며 불안해하기도 한다.

지금 청년 정책은 관심과 참여를 불러일으킬만한 요소를 도입하는 것이 우선할 과제이다. 또한 그것이 제주 사회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민을 더 많이 만나는 길이다.

강나루는?

만 29세. 나의 삶과 일을 함께 추구하는 선택을 해왔다. 지역의 문제를 지역주민들이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그곳의 사람과 자연이 생기롭게 유지된다고 믿는다. 체코슬로바키어과와 유엔평화학과를 졸업했고, 제주에 돌아와서는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지원 업무를 했다.

직장을 떠난 뒤에는 기획과 연구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경험을 축적해나가는 것이 나의 중요한 ‘일’이다. 제주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삶을 응원하는 데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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