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 곁에서 친숙하게 자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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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49. 담팔수 [Elaeocarpus sylvestris var. ellipticus (Thunb.) Hara] -담팔수과-

이번 주에는 제주에서 흔히 보이는 수종인 담팔수 나무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담팔수는 진초록의 잎사귀 중에서 계절에 관계없이 하나 둘씩 빨갛게 단풍이 드는 나무입니다. 1년을 두고 천천히 조금씩 잎갈이를 계속하는 셈입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담팔수란 이름과 연관을 지어 설명하기도 합니다. 혹은 여덟 잎 중에 하나는 항상 단풍이 든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설명하고, 나뭇잎이 여덟 가지 빛을 내서 붙은 이름이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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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동의 500년 된 고목의 담팔수. ⓒ제주의소리

담팔수과(膽八樹科, Elaeocarpaceae)에 속하는 상록관목인 이 담팔수 나무는 연평균 기온이 15도 이상인 지역만 자라는 특성 때문에 제주도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이자 가로수로도 많이 식재되어 있는 수종입니다.

고목의 담팔수를 찾아 떠나는 나무여행을 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담팔수가 바로 강정동에 있는 담팔수입니다. 제주에서 자생하는 담팔수 중 가장 크며 수령도 500년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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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동의 500년 된 담팔수. ⓒ제주의소리

신제주 지역의 신대로에는 우람한 아름드리 담팔수가 식재돼 있는데, 2016년 여름부터 말라 죽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60여 그루가 잘려 나갔다고 합니다. 고사된 원인의 주요 병원균은 파이토플라스마(Phytoplasma)라고 하는데, 이 파이토플라스마는 증식을 통해 양분과 수분 통로를 막아 식물을 고사시키고 곤충에 기생해 다른 나무로 이동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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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동의 500년 고목의 담팔수. ⓒ제주의소리

워낙 추위를 많이 타는 지라 제주에서만 자생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는데, 여름에 들어서는 6~7월에 걸쳐 꼬리 모양의 긴 꽃차례에 작은 꽃이 하얗게 피어납니다. 새 가지 밑 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꽃이 피어나는데 다른 나무들의 꽃에 비해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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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날 담팔수 꽃 하나를 붙잡고 접사해 본 사진입니다. 꽃 주위에 수염을 달고 있는 듯한 생김새가 특이합니다. 가운데 1개의 암술머리를 중심으로 15개 정도의 수술로 구성된 꽃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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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주의 신대로 1.8km 구간에 심어진 담팔수는 130여 그루라고 합니다. 제주도청 일대의 담팔수는 1977년 신제주건설계획에 따라 시가지가 조성된 이후인 1979년을 전후해 심어졌다고 하는데 지금은 아쉽게도 많이 잘려나가 대체목으로 팽나무를 심는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강정동의 담팔수 나무여행을 마치고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중문의 천제연폭포의 담팔수입니다. 천제연폭포의 서쪽에 자라고 있는 이 담팔수는 가지가 계속 뻗어 동쪽으로 10m가 나와 있고 근처에는 팽나무, 푸조나무, 산유자나무들이 혼재돼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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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제연폭포의 담팔수. ⓒ제주의소리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서귀포시 하효동 소재 쇠소깍의 담팔수입니다. 쇠소깍에도 아름드리 담팔수가 있는데, 보시는 바와 같이 잎갈이를 하고 있습니다.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인 이 쇠소깍은 용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들 사이로 여러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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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소깍의 담팔수. ⓒ제주의소리

이 담팔수 나무의 일본이름은 ‘호루도노끼(ホルトノキ)’인데, '포르투갈의 나무'란 뜻이라고 합니다. 올리브가 일본에 처음 들어올 때 '포르투갈 기름'이라고 불렀으며, 담팔수 나무의 열매가 얼핏 보아 올리브 열매처럼 생긴 탓이라고 합니다. 10월이 되면서 담팔수 나무에 초록색의 열매가 맺히고 겨울이 다가 오면 흑자색으로 익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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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팔수 열매. ⓒ제주의소리

다음으로 찾아간 담팔수는 천연기념물 제163호 천지연폭포의 담팔수입니다. 천지연폭포의 서쪽 계곡에 자리한 담팔수 군락지를 멀리서 관찰하니, 밀림처럼 형성된 숲속에 구실잣밤나무를 비롯해 여러 수종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 중 담팔수 나무도 잎갈이를 하면서 가을을 붙잡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제주의 대표 관광지인 천지연과 천제연폭포, 그리고 쇠소깍을 방문하는 기회가 생기신다면, 이렇게 우람한 담팔수를 찾아 소원을 빌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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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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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park 2019-11-03 08:17:24
제주도 군데군데 많이 자라고 있는 담팔수 나무를 그동안 그냥 무심코 지나쳤네요.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인가 봅니다. 그리고 저 큰 나무에 꽃은 또 저리도 작고 앙증맞게 피워내는지 ~^^ 제주 여행 때 시민기자님이 거론하신 곳들에 가면 일부러라도 꼭 살펴보렵니다!
12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