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서 '도민들의 어떤 선택을 하던 적극 지원"...김태석-비상도민회의 vs 원희룡 공방

원희룡 제주지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원희룡 제주지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해 "정부는 제주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그것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20일 제주에서 해석이 분분했다. 

제2공항 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놓고 "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주도민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제주공항 확장, 또는 제2공항 건설 문제는 도민 스스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선택하는 것이 옳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환영했다.

반면 원희룡 제주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주도민들의 제2공항을 선택'을 인정하고, 적극적인 지원 방침을 공언했다"고 정반대로 해석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주도에서 제일 큰 갈등사안은 제2공항 문제일 텐데, 사실은 정부가 그 문제에 기존의 공항을 확장할 것이냐, 제2공항을 마련할 것이냐라는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는 상당히 힘이 든다"며 "그러니 그 선택은 주민들의 결정에 맡겼던 것이고, 일단 제주도민들은 제2공항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제주공항은 완전히 포화상태여서 제주도의 발전이라든지 또 제주도민들의 어떤 이동권을 위해서도 이렇게 공항을 확장하거나 제2공항을 만들거나 하는 일은 필요한 것"이라며 "정부는 제주도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그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민들이 제2공항을 선택했다"고 한 대통령의 첫번째 발언은 원희룡 지사의 해석에 가깝다.

반면 "제주도민의 어떤 선택을 하던 적극 지원하겠다"는 마지막 발언을 보면 사실상 제주도민이 스스로  선택하게 한다는 뜻으로 비상도민회의의 주장에 가깝다.

원희룡 지사 페이스북
원희룡 지사 페이스북

 

결국, 20일 제주도의회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해석이 달랐다. 아전인수라거나 동상이몽 등의 평가가 뒤따랐다. 

원희룡 지사는 의회 출석 자리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가 결정할 것이 아니라 제주도민이 결정해야 하는데, 정부는 도민들의 결정에 맡겼고, (도민들이) 일단 제2공항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태석 의장은 "제2공항과 관련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도민의 선택을 지원하겠다고 했다"며 "이 말을 잘 해석해 달라"고 공론조사에 무게를 실었다.

원 지사는 이어 강성민 의원의 도정 질문에선 김현미 국토부장관과 통화해서 진의를 파악하겠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도정질문이 끝난 후 원 지사는 김현미 국토부장관과 통화를 했고, 그 통화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원지사의 통화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하기까지 했다. 

원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제3자가 왈가왈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그래서 대통령께 직접 여쭤보던지,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국토부장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도정질문이 끝난 직후 김현미 장관과 두차례 통화를 해서 확인했다"며 "김현미 장관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나온 대통령의 말씀의 뜻은 '제주 제2공항은 이미 도민의 여론을 확인한 사항이고, 현 제주공항의 안전, 시급성,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뜻임을 전해왔다"고 김 장관의 발언을 소개했다.

원 지사는 "국토부장관의 이런 답변 내용에 대해 공개해도 되겠느냐고 장관에게 물었고, 장관은 '그래도 된다'고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앞으로 국민과의 대화에서 나온 대통령의 발언과 뜻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대통령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김태석 의장과 비상도민회의가 대통령의 뜻에 반하고 있음을 꼬집기도 했다. 

김현미 장관은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 '달라진 도민 여론'을 무시한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일단 김 장관은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제기된 상반된 해석에 대해선 원희룡 지사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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