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1일까지 특별전 ‘제주 유배인 이야기’ 개최

제공=국립제주박물관. ⓒ제주의소리
내년 3월 1일까지 국립제주박물관에 전시하는 국보 광해군일기. 제공=국립제주박물관. ⓒ제주의소리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유식)은 제주 유배 문화를 소개하는 특별전 ‘낯선 곳으로의 여정, 제주 유배인 이야기‘를 11월 26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섬 환경에서 만들어진 제주의 다양한 역사 문화 콘텐츠를 소개하고 ‘섬 문화’라는 브랜드까지 활성화하기 위한 자리다.

유배(流配)란 중죄를 지은 사람을 먼 곳으로 보내어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형벌이다. 예로부터 귀양, 귀향 등으로 불렸다. 조선시대에는 사형(死刑) 바로 전 단계의 중한 형벌이었다. 당쟁으로 얼룩진 조선시대에는 반대파를 탄압하고 고립시킴으로써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많이 이용됐다. 

특히 제주는 조선시대에 가장 많이 유배인들이 왔던 제1의 유배지였다. 왕뿐만 아니라 사대부 양반을 비롯해 중인, 평민 등 계층은 물론 남녀노소를 따지지 않았다. 유배 이유도 정치적 다툼에서 도둑질까지 다양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유배인들의 삶, 사랑, 학문 그리고 제주 사람들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전시다. 

전시는 크게 3부로 나뉜다. 제주라는 낯선 땅에서 느끼고 살아가야 했던 유배인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1부에서는 조선 제15대 임금이었지만 한순간 유배인의 신분으로 추락한 광해군의 ‘광해군일기’(국보 제151-4호)를 만날 수 있다. 사대부였던 김정의 ‘충암집’, 송시열 초상화와 글씨, 한말 의병장 ‘최익현 초상’(보물 제1510호), 한말 정치가였던 박영효의 글씨, 제주의 마지막 유배인 이승훈의 재판 기록도 온다. 그간 알려져 있지 않았던 일반인들의 유배 기록이 있는 ‘대정현 호적자료’도 함께 전시한다.

2부는 유배인들의 다양한 사연을 소개한다. 정치적인 이유로 3대가 제주에 유배 온 가문, 외롭고 처참했던 유배 생활에서 찾아온 사랑, 자신을 돌아보고 학문에 정진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조정철이 제주 여인 홍윤애를 위해 써준 ‘홍의녀의 묘’ 탁본, 김정희의 ‘수선화 시 초고’, 충남 예산 김정희 종가에서 전래되는 벼루와 붓(보물 제 547호), 김정희가 친구 권돈인에게 써준 ‘묵소거사자찬’(보물 제1685-1호), 김정희 제자 허련이 그린 ‘완당선생해천일립상’ 등을 모아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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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가 삿갓을 쓰고 나막신을 신은 '완당선생 해천일립상' 그림. 제공=국립제주박물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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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가 김만덕의 공을 기리며 쓴 '은광연세' 현판. 제공=국립제주박물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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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김씨 좌정승공파 입도조 족보. 제공=국립제주박물관. ⓒ제주의소리

3부는 유배인이 제주에 남긴 흔적과 제주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명한다. 유학의 불모지였던 제주에 불어온 유학이 바람과 오현, 유배인에게 수학해 과거시험에 합격한 제자들의 자료, 제주에 정착해 가문을 일으킨 입도조 자료 등을 만날 수 있다. 제주의 오현인 김정‧정온‧송상인‧김상헌‧송시열의 시문집과 오현의 사적을 기록한 ‘오선생사적’, 일제강점기 때 탁본된 ‘우암송선생유허비 탁본’을 통해 제주에 뿌리내린 오현의 면모를 살펴본다. 

제주향교에 보관 중인 유배인 제자들의 과거시험 합격 명단 ‘용방록’과 ‘연방록’(제주도 유형문화재 제10·11호), 김정희가 쓴 대정향교 ‘의문당’ 현판, 김만덕의 덕을 기리며 쓴 ‘은광연세’ 현판도 전시한다.

특별히 유배인의 심정을 느낄 수 있는 영상 자료, 세한도를 가상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세한도 VR’ 코너도 마련했다. 

전시 기간 중에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함께 열린다.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비롯해 대상별 교육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제주박물관 누리집( jeju.museum.go.kr )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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