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화 제주고고학연구소장, 곶자왈 심포지엄서 주장...“곶자왈 마다 스토리텔링 충분”

29일 오후 3시 김만덕기념관에서 '곶자왈 연구 25년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2019 곶자왈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9일 오후 3시 김만덕기념관에서 '곶자왈 연구 25년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2019 곶자왈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의 허파인 곶자왈 곳곳에 깃든 역사문화유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창화 제주고고학연구소장은 오후 3시 김만덕기념관에서 열린 2019 곶자왈 심포지엄에서 ‘곶자왈 내 역사문화자원의 분포 실태와 보존 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된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학술조사에 따르면 곶자왈에는 숯가마터와 동굴유적, 농경지, 노루함정, 민속신앙, 일제군사시설 형태가 남아 있다.

선흘곶자왈과 구억곶자왈의 경우 150년 전 숯을 만들던 공장터가 자리 잡고 있다. 공장은 돌숯가마와 숯제조장, 숯막, 부속시설 등 여러 시설로 체계화 돼 있다.

이들 대부분은 18세기말부터 일제감정기 사이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강 소장은 공장터가 조선시대 말 옹기가마와 돌숯가마의 축조기술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노루 잡이용 석축시설인 노루텅(노루통)도 발견됐다. 노루텅은 돌로 호리병 형태의 구조물을 만드는 일종의 덫이다. 조상은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막고 노루고기까기 얻을 수 있었다.

화순곶자왈에는 일제시대 군사시설인 숙영지도 확인됐다. 진지와 참호, 주방시설, 부엌, 텃밭, 군막사, 탄약고 등 10여개 시설의 터 형태가 일부 남아 있다.

일본군들이 연합군과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1945년 3~4월 제주에 머물며 만든 시설들이다. 이 유적을 통해 이들이 제주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강 소장은 곶자왈 내 역사문화유적 보존을 위한 종합학술조사 계획 수립을 제안했다. 곶자왈 내 유적 곳곳의 이야기를 담은 생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 마련도 주문했다.

이와 관련 강 소장은 “곶자왈 내 역사문화유적 마다 스토리텔링이 있다”며 “이는 곶자왈의 보존과 활용에 있어 중요한 문화자원 중 하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 소장은 또 “곶자왈 내 자연생태와 역사문화를 아우르는 자료관을 건립하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곶자왈 역사문화유적의 보전과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지역 사회 전반적으로 곶자왈을 공공의 재산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전환도 필요하다”며 “곶자왈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모아질 때 자연과 공존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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