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화 제주고고학연구소장, 곶자왈 심포지엄서 주장...“곶자왈 마다 스토리텔링 충분”
제주의 허파인 곶자왈 곳곳에 깃든 역사문화유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창화 제주고고학연구소장은 오후 3시 김만덕기념관에서 열린 2019 곶자왈 심포지엄에서 ‘곶자왈 내 역사문화자원의 분포 실태와 보존 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된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학술조사에 따르면 곶자왈에는 숯가마터와 동굴유적, 농경지, 노루함정, 민속신앙, 일제군사시설 형태가 남아 있다.
선흘곶자왈과 구억곶자왈의 경우 150년 전 숯을 만들던 공장터가 자리 잡고 있다. 공장은 돌숯가마와 숯제조장, 숯막, 부속시설 등 여러 시설로 체계화 돼 있다.
이들 대부분은 18세기말부터 일제감정기 사이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강 소장은 공장터가 조선시대 말 옹기가마와 돌숯가마의 축조기술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노루 잡이용 석축시설인 노루텅(노루통)도 발견됐다. 노루텅은 돌로 호리병 형태의 구조물을 만드는 일종의 덫이다. 조상은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막고 노루고기까기 얻을 수 있었다.
화순곶자왈에는 일제시대 군사시설인 숙영지도 확인됐다. 진지와 참호, 주방시설, 부엌, 텃밭, 군막사, 탄약고 등 10여개 시설의 터 형태가 일부 남아 있다.
일본군들이 연합군과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1945년 3~4월 제주에 머물며 만든 시설들이다. 이 유적을 통해 이들이 제주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강 소장은 곶자왈 내 역사문화유적 보존을 위한 종합학술조사 계획 수립을 제안했다. 곶자왈 내 유적 곳곳의 이야기를 담은 생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 마련도 주문했다.
이와 관련 강 소장은 “곶자왈 내 역사문화유적 마다 스토리텔링이 있다”며 “이는 곶자왈의 보존과 활용에 있어 중요한 문화자원 중 하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 소장은 또 “곶자왈 내 자연생태와 역사문화를 아우르는 자료관을 건립하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곶자왈 역사문화유적의 보전과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지역 사회 전반적으로 곶자왈을 공공의 재산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전환도 필요하다”며 “곶자왈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모아질 때 자연과 공존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