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개발공사 노사가 단체협약을 두고 최종 담판에 들어갔지만 밤샘 접촉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결국 최악의 결과를 맞았다. 공사 창립 24년 만에 사상 첫 총파업이다.

제주도개발공사 노동조합은 27일 오전 2시10분 노사 교섭은 최종적으로 결렬됐다며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사측의 최종제시한 안을 최대한 양보해 수용하는 의사를 표명했다”며 “이마저도 사측에서는 본인들의 안을 뒤집어 노사 최종교섭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 9시부터 예고했던 총파업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저희 노조 입장도 금일 중 밝히겠다”고 말했다.

사상 첫 파업으로 국내 먹는샘물 시장 1위인 삼다수 생산과 비상품 감귤 처리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삼다수 공장은 생산라인 정비를 이유로 이미 가동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개발공사에 이에 대비해 11만2000t을 미리 비축해뒀다. 삼다수 유통판매사인 광동제약도 이중 절반 이상을 확보해 당분간 육지부 물량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항만과 공장 내 저장된 물량은 개발공사 유통·물류 담당자들의 파업 가세로 일부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비상품 감귤 처리는 상황이 심각하다. 개발공사는 먹는샘물과 별도로 감귤 농축액 생산을 위해 서귀포시 남원읍에 감귤1공장, 제주시 한림읍에 감귤2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하루 최대 각 400t, 300t씩 모두 700t을 처리할 수 있다. 제주에서 하루 처리되는 비상품 감귤 물량 1500t중 절반을 개발공사 감귤공장에서 맡아 왔다.

제주도는 파업에 대비해 (주)롯데칠성과 (주)일해를 통해 비상품 감귤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들 업체서 처리 가능한 물량은 하루 최대 1000t 수준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 처리되더라도 하루 약 500t에 이르는 비상품 감귤은 산지폐기를 피해갈 수 없다. 당초 제주도는 올해산 감귤 약 3만t을 폐기할 계획이었다.

올해 2월 설립된 노조는 7월부터 19차례에 걸쳐 사측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해 왔다. 당초 양측은 10월10일 단체협약 체결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결국 노조는 12월12일 제주지방노동위원회 조정신청에 나섰다. 이마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20~21일 단체협약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해 97%(568명)의 동의를 얻었다.

노조는 성과장려금과 명절상여금, 야간근로수당 확대, 근속승진 도입 등 근로자 처우개선과 직급체제 개편, 노동이사제 도입, 인사위원 추천권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개발공사 전체 직원 750여명 중 610여명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1995년 공사 설립이후 24년간은 무노조 경영을 유지해 왔다. 

노조는 30일 오전 9시부터 삼다수 공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어 경영진을 규탄하기로 했다. 오는 1월2일에는 제주도청 앞에서 집회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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