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4.15총선 관전포인트 ③서귀포시 선거구

2020년은 선거의 해입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100일 남짓 남았지만 ‘총성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정치와 선거를 살아있는 생물에 빗댄다는 점을 감안하며 100일은 선거판에서 강산도 세 번은 바뀔만한 시간입니다. 정치는 생활입니다.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이 개개인의 더 나은 삶을 가깝게 합니다. [제주의소리]가 유권자의 눈으로 본 총선 관전포인트를 선거구별로 세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4.15총선 주인공은 나야 나! 위에서 Z방향으로 위성곤(더불어민주당), 강경필(무소속), 김삼일(자유한국당), 박예수(국민새정당), 이경용(무소속), 임형문(자유한국당), 정은석(자유한국당), 허용진(무소속). 현역, 나머지는 가나다 순서. ⓒ제주의소리
4.15총선 주인공은 나야 나! 위에서 Z방향으로 위성곤(더불어민주당), 강경필(무소속), 김삼일(자유한국당), 박예수(국민새정당), 이경용(무소속), 임형문(자유한국당), 정은석(자유한국당), 허용진(무소속). 현역, 나머지는 가나다 순서. ⓒ제주의소리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4.15총선에서 서귀포시 선거구의 최대 관심사는 ‘20년 민주당 독주’를 막기 위해 보수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느냐 여부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7일 이후 해를 넘겨 2일 현재까지 등록한 예비후보자는 3명(강경필, 박예수, 임형문)이다.

여기에 재선 도전이 확실한 현역 위성곤(52) 의원과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는 않았지만 출마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자유한국당 김삼일(52) 서귀포시당협위원장, 정은석(59) 전 한국노총 국민은행지부 지회장까지 합치면 6명이 출마 의지를 밝힌 상태다.

링위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이경용(54)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과 허용진(62) 변호사도 보수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출마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후보군은 최대 8명 정도다.

◇ 관전포인트1. 위성곤, 당내 적수가 없다!…진보-보수 1대1 ‘빅매치’ 성사될까?

서귀포시 선거구는 제16대(2000년)부터 5회 연속(20년) 더불어민주당이 당선된 선거구다. 민주당의 수성전략에 맞서 보수 후보 단일화 여부에 따라 격전이 예상된다.

4년 전 치열한 당내 경선을 치르고 본선에서 승리, 여의도에 입성한 위성곤 의원의 재선 도전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서귀포시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동홍동에서 3번의 도의원을 하면서 탄탄한 지역구 관리로 당내 도전자를 찾기 힘들다.

오는 4일 서귀포시 오일시장에서 찾아가는 의정보고회를 시작으로, 경로당과 상가, 시장 투어를 진행하면서 사실상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든다.

위성곤 의원을 제외한 예비후보와 출마의지를 밝힌 예비주자들 대부분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누가 보수후보 단일화를 이끌어내며 위성곤 대항마로 나설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의정부지검 검사장을 지낸 무소속 강경필(57) 변호사가 그 선두에 섰다. 지난달 14일 「서귀포 사람 강경필 살아온 이야기」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예비후보 등록(12월19일), 출마 기자회견(12월26일) 등을 통해 꾸준히 얼굴을 알리고 있다.

강 변호사는 지난달 26일 출마기자회견에서 “현재는 무소속이지만 당을 선택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 “제가 범야권, 범보수 대표후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서귀포시 총책격인 김삼일 서귀포시당협위원장도 조만간 예비후보로 등록,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 예정이다.

그는 “민주당 위성곤 의원을 이기기 위해서는 보수후보 단일화는 필요충분조건”이라며 “최근 입당한 허용진 변호사, 무소속이지만 보수 성향인 강경필 변호사, 이경용 도의원까지 참여하는 경선을 통해 보수 단일대오를 구축해야만 민주당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 보수통합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최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허용진 변호사는 <제주의소리>와 전화통화에서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1주일 내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용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총선에 출마하려면 1월16일까지는 공직을 사퇴해야 해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 후보를 꺾기 위해서는 보수후보 단일화를 필수지만,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최소한 15일까지는 보수단일화에 대한 밑그림이 나와야 (도의원 사퇴를) 결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보수성향의 국민새정당 박예수(68)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연대총회 부총회장과 자유한국당 임형문(59) 전 제주도연합청년회장 등도 골리앗을 꺾은 다윗처럼 4.15총선에서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되겠다며 행보를 넓히고 있다.

◇ 관전포인트2. 도의원 재보궐선거만 3곳…낙마 책임론-경선후유증, 야당에 유리?

4월15일에는 제21대 국회의원만 선출하는 것이 아니다. 서귀포시 선거구의 경우 제주도의회 의원 재․보궐 선거가 3곳에서 총선과 함께 치러진다.

도의원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곳은 故 윤춘광 의원의 지역구인 동홍동, 임상필 의원의 낙마로 무주공산이 된 중문․대천․예래동, 故 허창옥 의원의 지역구인 대정읍 등 3곳이다.

동홍동은 과거 위성곤 의원이 도의원을 할 때 지역구였고, 중문동은 강경필 예비후보(무소속)의 고향이다.

이 때문에 도의원 재․보궐선거가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야의 셈법이 복잡하다. 지역정가에서는 대체적으로 야당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내다본다.

3곳 모두 민주당 또는 진보성향 무소속 의원이었다는 점에서 여당에서는 수성해야 하는 입장인 반면 야당에서는 재․보궐선거 빌미를 제공한 책임론을 들어 대여 공세를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경선 후유증은 불가피하다. 벌써부터 공천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면서 탈당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도의원 재․보궐선거는 꾀나 큰 변수가 될 것이다”라며 “저희로서는 지켜야 본전이지만, 저쪽(야당)에서는 파상적인 공세가 예상된다. 야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당장 재․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원인이 여당에 있다며 파상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서귀포시당협 관계자는 “어찌됐든 민주당 후보의 낙마로 치러지는 도의원 재․보궐선거다”라며 “도의원선거 특성상 여․야 박빙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에게는 좋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 관전포인트3. 산남 최대현안 ‘제2공항 이슈’ 누구에게 유리할까? 셈법 복잡

제2공항 건설 예정지(성산읍)가 있는 서귀포시 선거구에서 ‘제2공항 이슈’가 선거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제주의소리를 포함한 언론4사가 지난해 9월8~9일 실시한 ‘총선 1차 여론조사’에서 제2공항 찬․반을 묻는 질문에 도 전체적으로는 찬성 47.9%, 반대 45.4%로 오차범위(±3.1%P)에서 팽팽했지만, 서귀포시 지역에서는 찬성 52.2%-반대 38.9%로, 찬성 의견이 훨씬 높았다. (*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제2공항 이슈가 현역인 위성곤 의원에게는 ‘계륵’과도 같은 존재다. 찬-반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후보로서 자세 잡기가 애매하다. 위 의원은 이미 ‘제2공항 필요’  발언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지난해 11월30일 민주평통 서귀포시협의회가 주관한 ‘북한이탈주민 통일문화 한마당’에서 한 “제2공항은 필요한 시설이다. 저도 제2공항 추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축사내용이 논란이 됐다. 지금까지 위 의원은 찬․반이 똑부러진 발언은 최대한 삼가는 ‘모호성 전략’을 취해왔다.

이 발언으로 평소 위 의원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던 시민사회 진영은 “제주의 난개발을 반대했던 제주청년 위성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며 “제2공항 추진이야말로 위 의원의 정치적 정체성에 가장 위배되는 일”라며 각을 세웠다.

반면 보수성향 야당 후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전면에 내세워 ‘제2공항 건설’에 속도를 더 내야한다며 집권여당 후보를 몰아붙일 게 뻔하다. 선명성 경쟁에서 야당 후보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여․야 1대1 맞대결 성사 여부 외에도 3곳에서나 치러지는 제주도의원 재보궐선거, 제주지역 최대 갈등현안인 ‘제2공항 이슈’ 등의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서귀포시 선거구에서 ‘민주당 20년 독주’가 4년 더 연장할지, 보수단일대오를 구축하며 아성을 무너뜨릴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