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진기] (18) 2020년, 3년차 맞은 제주 청년정책

'제주 청진기'는 제주에 사는 청년 논객들의 글이다. 제주 청년들의 솔한 이야를 담았다. 청년이 함께 하면 세상이 바뀐다.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에서,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선, 청년들의 삶, 기존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서브컬쳐(Subculture)에 이르기까지 '막힘 없는' 주제를 다룬다. 전제는 '청년 의제'를 '청년의 소리'로 내는 것이다. 청진기를 대듯 청년들의 이야기를 격주마다 속 시원히 들어 볼 것이다. [편집자]

 

2016년 6월 제주청년기본조례가 제정되면서 청년들의 삶을 위한 예산과 사업들이 마련됐다. 조례에 의해 제주청년정책기본계획 수립 후에는 청년들의 소득·자립·참여 및 활동·문화 및 여가 등 4개 분야에서 청년 정책 운영방안이 마련됐다.

담당부서도 팀 단위에서 과 단위로 승격됐다. 또한 제주청년센터가 2017년 개소하면서 청년들의 지원 창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제주도의회에서도 ’청년이 행복한 제주‘라는 청년정책 연구모임도 진행 중이다. 지역사회의 많은 노력과 관심으로 청년들을 위한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활기찬 제주 청년, 더 밝은 제주 미래‘. 

제주도 청년정책 기본계획의 비전이다. 청년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여 능동적인 참여활동을 보장하는 등 제주지역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목표다. 이 기본계획은 2018년, 2019년을 거쳐 2020년이 되면서 3년차를 맞이했다. 5개년 계획의 절반이 다가 온 셈이다. 그렇기에 청년정책 기본계획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20년은 중요한 기점이다.

조례 제정 이후 3년 반, 기본계획 시행 이후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러나 실태조사 포커스그룹인터뷰(FGI)에 기록된 “제주에서 꿈을 펼쳐보고 싶어요.”, “취업이 전부는 아니랍니다. 나의 길을 계속 찾고 있는 중!”, “독립하고 싶어요” 등의 고민은 여전하다.

제주청년정책이 시작된 계기라 할 수 있는 2015년 1월 22일의 청년 정담회에 참석했었다. 나를 포함한 당시 정담회에 참여한 청년들은 제주지역에서 느끼는 경험의 한계, 독립 과정의 애로사항, 부채문제,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 등을 의견으로 제시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청년들이 비슷한 고민을 이야기한다.

2019년도 제주도와 통계청이 함께 한 「제주특별자치도 청년사회경제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청년정책에 대한 인지도는 상당히 낮다. 분야별로 주거부담 경감 28.2%, 생활안정 30.8%, 다양한기회제공 21.3%, 사회참여활동지원 16.2%, 문화예술지원 16.9% 정도로 인지하고 있다. 

또, 2019년도에 활동한 원탁회의 3기 청년정책 제안 11개 중에서도 소득지원, 주거지원, 활동지원에 대한 제안 및 개선 등의 의견이 나타났다. 많은 시간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집행된 정책에 대한 효능감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1차 기본계획의 마무리까지 3년이란 시간이 있다. 향후 청년정책의 기반을 다지는 것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그 기반으로 제주 청년 정책의 실효성을 높아질 것이라 생각된다.

청년정책에서 빠지지 않는 말은 ’거버넌스‘다. 제주도는 청년정책심의위원회, 청년정책자문단, 원탁회의 등으로 청년들과 소통·협력을 하고자 한다. 또, 지난 민선7기 선거 중 현 도지사는 ’청년자치예산제‘에 대해 약속도 했다.

청년자치예산제의 경우 제주청년원탁회의에서 제안되는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예산을 반영하며 청년들의 생각하는 제주의 문제에 직접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아쉽게도 2019년에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지만 2020년에는 꼭 시행되길 바란다.

청년정책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청년들의 사회참여다. 청년들은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시선으로 지역사회의 주요 논의에서 배제됐다. 다행히도 기본계획 상 도정위원회 청년 참여율을 높이는 과제가 있다. 22년까지 그 목표율이 10%다. 위원회 임기가 2년인 것을 감안한다면 올해부터 도에서 적극적으로 청년 주체를 찾고, 도정위원회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제주청년정책에 가장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은 제주청년원탁회의라고 생각한다. 원탁회의를 통해 청년 주체들도 만날 수 있으며, 지역과 연결이 가능하며, 청년정책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마중물도 된다.

다만, 1~3기의 운영과정을 보면 행정 중심적에서 변화하지 않고 있다. 제안을 행정에서 검토하고 있으며, 운영 과정에서도 행정과의 불화는 빈번하게 일어났다. 청년들을 믿고, 청년들의 새로운 시선에 대해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2020년, ’활기찬 제주청년, 더 밝은 제주미래‘. 청년들이 사회진입과정에서 겪는 문제를 해소하고 제주와의 연결을 마련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고민하기를 바란다.

박경호(34)는?

"제주 청년, 사람을 연결하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청년이다. 2015년 제주사람도서관, 제주청년협동조합을 함께 하면서 많은 사람들, 특히 청년들을 만나왔다. 그 과정에서 청년들과 함께 재미난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며 풀어갔다.

현재는 프리랜서로 제주에서 재미난 작당을 고민 중이다. 그 안에는 개인의 자유가 존중되는 느슨한 커뮤니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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