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용 감귤 전체 수매 물량 절반 차지하는 개발공사, 노동조합 파업으로 수매 중단

제주도개발공사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도내 감귤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감귤 가격 폭락과 함께 가공용 감귤 수매량의 절반 정도를 처리하던 개발공사가 파업으로 수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약 9만톤의 가공용 감귤 수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개발공사가 약 5만톤, 민간업체인 롯데칠성과 일해가 각각 2만톤 처리할 예정이다. 이들은 수매한 가공용 감귤로 감귤 농축액 등을 만들고 있다.
 
하루 가공용 감귤 수매 물량은 약 1500톤이며, 이중 약 500~600톤(약 40%)은 개발공사가 수매하고 있다.
 
이날 기준 올해산 노지감귤 약 17만8000톤이 출하됐으며, 앞으로 14만톤 정도는 출하 대기 중이다. 제주도는 이중 10만톤은 출하·판매하고, 나머지 4만톤이 자가 격리돼 가공용으로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7일 시작된 파업으로 개발공사의 가공용 감귤 수매도 중단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감귤가격 하락으로 근심하고 있는 농심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하루 평균 1500톤 수준인 가공 처리 물량이 절반 가까이 감소해 각 유통센터와 선과장에 들어오는 가공용 감귤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와 일해 측이 수매하는 물량도 조만간 가득 찰 것으로 예상되는데, 만약 개발공사의 파업이 장기화되면 가공용 감귤수매가 전면 중단돼 처리난이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감귤 처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롯데와 일해 측에 추가 수매를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공사 파업이 계속되자 제주도 농업인단체협의회(농단협)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가공용 감귤 수매 중단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농단협은 “개발공사가 노사 분쟁으로 가공용 감귤 수매를 중단한 사태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려는 모습이 없어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며 “개발공사 노사협상이 하루빨리 원만하게 타결되고, 공장 가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져 농민들이 숨이라도 쉴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농단협은 “가뭄과 가을장마, 잇따른 태풍 등 기상 이변으로 감귤 생산량을 줄어들었고, 비상품도 많아졌다. 소과가 많아 수확하는 인력이 평년보다 2배 정도 필요하지만, 실제 생산량이 적어 감귤 농가들은 지칠 대로 지쳤다”며 “수입과일 범람과 소비부진이라는 이유로 가격마저 폭락해 감귤농가들은 내년에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생산비는 건질 수 있는까 하는 암담한 현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농민들은 하루 빨리 가공공장 정상화가 되길 바란다. 노사가 서로 정당한 권리를 가지고 협상하겠지만, 가공용 감귤 수매 중단 사태 발생은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중재하지 못한 책임도 있다”며 “제주도가 이런 사태 발생을 예견하면서도 자가 격리 외 특단의 준비를 하지 않은 것은 심히 유감이다. 지금이라도 개발공사 노사와 제주도가 함께 감귤 농민을 생각해 빨리 (파업 사태를) 해결할 것을 당부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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